2019년 첫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대회인 센트리토너먼트오브챔피언스(총상금 650만달러)가 화끈한 장타쇼로 달아올랐다. 191㎝ 거구인 케빈 트웨이(미국)가 첫날 392야드를 때리며 단독 선두에 오르더니 둘째, 셋째 날에는 게리 우들랜드(미국)가 400야드 장거리포를 앞세워 선두를 뒤집었다.

우들랜드는 6일(한국시간) 미국 하와이주 마우이의 카팔루아 리조트 플랜테이션 코스(파73·7452야드)에서 열린 이 대회 3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4개, 보기 1개를 묶어 5언더파 68타를 쳤다. 중간합계 17언더파로 전날에 이은 이틀 연속 단독 선두다.


이 대회는 지난해 PGA 투어 챔피언들만 출전하는 ‘왕중왕전’이다. 무엇보다 비거리 경쟁이 ‘장타경연장’을 방불케 한다. 지난 시즌 PGA 투어 비거리 서열 7위였던 우들랜드가 첫날 최장 400야드를 때린 데 이어 2라운드 409야드, 3라운드 399야드를 찍으며 장타쇼를 이끌었다. 지난 시즌 장타 서열 1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도 3라운드까지 최장 383야드를 날리며 우들랜드를 3타 차로 따라붙었다. 이들 외에도 3위 마크 레시먼(호주), 10위 패튼 키자이어(미국)를 빼면 이날까지 ‘톱10’에 든 선수 모두가 PGA 투어 비거리 서열 30위권 안에 든다는 게 흥미롭다. 3라운드 공동 4위 브라이슨 디섐보(미국)와 젠더 셔펠레(미국)가 각각 비거리 부문 25위, 28위에 올라 있고 공동 6위 저스틴 토머스(미국)와 케빈 트웨이(미국)가 각각 11위, 13위, 더스틴 존슨(미국)과 존 람(스페인)이 6위, 16위다. 이날 톱10에는 들지 못했지만 신흥 장타그룹을 이끌고 있는 캐머런 챔프(미국·공동 13위)도 둘째 날 409야드를 쳐 우들랜드와 함께 대회 최장타 공동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새해 첫 대회가 마치 ‘롱드라이브 대회’를 연상케 하는 배경이다.


대회 장소인 카팔루아 리조트 플랜테이션 코스는 ‘장타본능’을 자극하기에 충분한 조건을 갖췄다. 페어웨이가 넓고 내리막이 가파를 뿐만 아니라 1온, 2온을 유혹하는 홀이 많아서다. 387야드짜리 내리막 6번홀(파4)이 대표적이다. A급 장타자의 경우 비거리를 쥐어짜내면 1온이 가능하다. 562야드짜리 17번홀(파4)은 장타를 날려야만 타수를 잃지 않고, 653야드짜리 18번홀(파5)은 2온을 해야 경쟁에서 유리해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장타쇼가 자주 펼쳐지는 곳이다. 존 람이 2라운드에서 421야드를 날려 지금까지 최장타 기록을 세운 곳도 17번홀이다. 장활영 SBS골프 해설위원은 “코스 자체가 장타를 선택적으로 쳐야만 경쟁할 수 있는 구조”라고 말했다. PGA 투어에 따르면 카팔루아 리조트 플랜테이션 코스는 전체 PGA 투어 코스 가운데 400야드 이상 장타(401개)가 가장 많이 나온 곳이다.

올해부터 달라진 골프 규칙에 맞춰 이번 대회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깃대 꽂고 퍼트하기’를 시도했던 디섐보는 바람이 강해진 이날 퍼트의 도움을 많이 받지 못했다. 그는 퍼트로 얻은 타수 이익을 의미하는 ‘SG퍼팅’에서 -0.055를 기록했다. 오히려 타수를 잃었다는 뜻이다. 디섐보는 첫날 3.868을 기록하며 SG퍼팅 부문 1위에 올랐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