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 최연소 '짐' 내려놨으니…욕심 버리고 천천히 가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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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 2019
(2) 황금돼지 해 맞은 '돼지띠 골퍼' 김시우
17세때 PGA투어 Q스쿨 통과…윈덤·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우승
'최연소 기록제조기' 화려한 명성
"작년엔 우승 조바심으로 화 참지 못해 경기 잘 안풀려"
퍼팅감 되살아나기 시작…장타 등 부족한 점 채울 것
(2) 황금돼지 해 맞은 '돼지띠 골퍼' 김시우
17세때 PGA투어 Q스쿨 통과…윈덤·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우승
'최연소 기록제조기' 화려한 명성
"작년엔 우승 조바심으로 화 참지 못해 경기 잘 안풀려"
퍼팅감 되살아나기 시작…장타 등 부족한 점 채울 것
“이젠 최연소 기록이라고 불릴 것도 없으니까 천천히, 욕심 없이 가고 싶어요.”
‘돼지띠’ 김시우(24·CJ대한통운)에게 기해년(己亥年)은 각별하다. 프로 데뷔 후 처음 맞이하는 돼지해여서다. 그는 지난해 우승 없이 한 해를 보냈다. 이 때문에 새해에는 이루고 싶은 것도 많을 터지만, 2019년을 사흘 앞두고 경기 수원의 한 골프연습장 앞 카페에서 만난 김시우는 “목표에 대한 생각 없이, 또 우승에 대한 기대 없이 들뜨지 않고 경기하고 싶다”고 호흡을 골랐다.
‘최연소 우승’ 뒤의 그늘
김시우는 7년 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퀄리파잉 스쿨을 당시 최연소(17세 5개월 6일) 기록으로 통과했다. ‘18세가 넘어야 정식 멤버가 될 수 있다’는 PGA 투어 규정 때문에 2016년부터 본격적으로 PGA 투어에서 뛰었지만, 웹닷컴(2부) 투어 시절을 포함해 사실상 7년 동안 세계 최고 선수들이 뛰는 무대에서 숨 쉴 틈 없이 밀려오는 강한 압박을 이겨내야 했다
김시우는 2016년 윈덤 챔피언십, 2017년에는 ‘제5의 메이저’로 불리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대회 최연소로 정상에 오르며 활짝 꽃을 피웠다. 하지만 ‘진짜 정답’을 찾은 건 정작 우승이 없던 2018년이었다.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 아마추어 골퍼도 홧김에 클럽으로 땅을 내려치게 만드는 것이 골프였고 김시우도 수많은 감정 기복과 싸워야 했다.
김시우는 “2년간 우승을 차지하니 또 우승해야 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고 주변에서도 그랬다”며 “그리고 시작이 좋지 않으면 스스로 화가 났고 조바심만 났다”고 털어놨다. 이어 “작년에는 비장한 마음을 먹고 했는데 오히려 경기가 더 안 풀렸다”며 “몸과 마음이 우승에 미리 가 있으니 될 것도 안 됐다”고 회상했다.
마음 속으로만 질주하던 김시우에게 ‘브레이크’를 건 순간은 지난해 4월 열린 RBC 헤리티지다. 그는 세 번의 연장 끝에 고다이라 사토시(일본)에게 우승을 내줬다. 아쉬움 속에서도 그는 우승이 원한다고 얻을 수 있는 게 아니라는 ‘진리’를 깨달았다. 성적은 오히려 좋아졌다. ‘톱10’ 다섯 번을 포함해 페덱스컵 랭킹 55위로 2017~2018 시즌을 마쳤다. 올 시즌에는 5개 대회에 나와 톱10 두 번에 공동 26위 밖으로 벗어나지 않는 꾸준함을 앞세워 매 대회 우승 후보로 언급되고 있다.
쇼트게임+장타 ‘퍼펙트 골프’를 위해
김시우는 “예전과 달리 예선만 간다는 생각으로 경기하는데 오히려 성적이 좋다”며 “RBC 대회 이후로 퍼팅에 대한 감이 살아나기까지 했다”고 웃었다. 또 “아마추어 때 퍼팅을 잘해 ‘3온 1퍼팅’이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였는데, 퍼팅 자신감을 찾은 만큼 이제는 이 감을 오래 유지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새해 장착할 무기는 ‘장타’다. 안정적으로 PGA 투어에서 경기하기 위해선 드라이버로 최소 300야드의 캐리 거리가 필요하다는 것이 그가 지난 7년간의 투어 경험 끝에 얻은 결론이다.
김시우는 “5야드 차이지만 295야드를 기록하면 공이 떨어지는 지점에서 그린까지 걸리는 장애물이 많다”며 “18홀을 치면 2~3타를 잃고 시작하는 것과 다름없다. 현재는 300야드 가까이 캐리 거리를 늘렸고 305야드까지 힘을 안 들이고 칠 수 있도록 몸을 만드는 것이 급선무다. 부족한 점을 채우다 보면 올해는 지난해보다 좋은 성적으로 다시 팬들에게 인사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수원=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돼지띠’ 김시우(24·CJ대한통운)에게 기해년(己亥年)은 각별하다. 프로 데뷔 후 처음 맞이하는 돼지해여서다. 그는 지난해 우승 없이 한 해를 보냈다. 이 때문에 새해에는 이루고 싶은 것도 많을 터지만, 2019년을 사흘 앞두고 경기 수원의 한 골프연습장 앞 카페에서 만난 김시우는 “목표에 대한 생각 없이, 또 우승에 대한 기대 없이 들뜨지 않고 경기하고 싶다”고 호흡을 골랐다.
‘최연소 우승’ 뒤의 그늘
김시우는 7년 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퀄리파잉 스쿨을 당시 최연소(17세 5개월 6일) 기록으로 통과했다. ‘18세가 넘어야 정식 멤버가 될 수 있다’는 PGA 투어 규정 때문에 2016년부터 본격적으로 PGA 투어에서 뛰었지만, 웹닷컴(2부) 투어 시절을 포함해 사실상 7년 동안 세계 최고 선수들이 뛰는 무대에서 숨 쉴 틈 없이 밀려오는 강한 압박을 이겨내야 했다
김시우는 2016년 윈덤 챔피언십, 2017년에는 ‘제5의 메이저’로 불리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대회 최연소로 정상에 오르며 활짝 꽃을 피웠다. 하지만 ‘진짜 정답’을 찾은 건 정작 우승이 없던 2018년이었다.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 아마추어 골퍼도 홧김에 클럽으로 땅을 내려치게 만드는 것이 골프였고 김시우도 수많은 감정 기복과 싸워야 했다.
김시우는 “2년간 우승을 차지하니 또 우승해야 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고 주변에서도 그랬다”며 “그리고 시작이 좋지 않으면 스스로 화가 났고 조바심만 났다”고 털어놨다. 이어 “작년에는 비장한 마음을 먹고 했는데 오히려 경기가 더 안 풀렸다”며 “몸과 마음이 우승에 미리 가 있으니 될 것도 안 됐다”고 회상했다.
마음 속으로만 질주하던 김시우에게 ‘브레이크’를 건 순간은 지난해 4월 열린 RBC 헤리티지다. 그는 세 번의 연장 끝에 고다이라 사토시(일본)에게 우승을 내줬다. 아쉬움 속에서도 그는 우승이 원한다고 얻을 수 있는 게 아니라는 ‘진리’를 깨달았다. 성적은 오히려 좋아졌다. ‘톱10’ 다섯 번을 포함해 페덱스컵 랭킹 55위로 2017~2018 시즌을 마쳤다. 올 시즌에는 5개 대회에 나와 톱10 두 번에 공동 26위 밖으로 벗어나지 않는 꾸준함을 앞세워 매 대회 우승 후보로 언급되고 있다.
쇼트게임+장타 ‘퍼펙트 골프’를 위해
김시우는 “예전과 달리 예선만 간다는 생각으로 경기하는데 오히려 성적이 좋다”며 “RBC 대회 이후로 퍼팅에 대한 감이 살아나기까지 했다”고 웃었다. 또 “아마추어 때 퍼팅을 잘해 ‘3온 1퍼팅’이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였는데, 퍼팅 자신감을 찾은 만큼 이제는 이 감을 오래 유지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새해 장착할 무기는 ‘장타’다. 안정적으로 PGA 투어에서 경기하기 위해선 드라이버로 최소 300야드의 캐리 거리가 필요하다는 것이 그가 지난 7년간의 투어 경험 끝에 얻은 결론이다.
김시우는 “5야드 차이지만 295야드를 기록하면 공이 떨어지는 지점에서 그린까지 걸리는 장애물이 많다”며 “18홀을 치면 2~3타를 잃고 시작하는 것과 다름없다. 현재는 300야드 가까이 캐리 거리를 늘렸고 305야드까지 힘을 안 들이고 칠 수 있도록 몸을 만드는 것이 급선무다. 부족한 점을 채우다 보면 올해는 지난해보다 좋은 성적으로 다시 팬들에게 인사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수원=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