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품은 아르바이트를 하며 교사 임용고시를 준비하는 남편 정민과 번역 일을 하며 아들 초록을 키우는 아내 희은이 등장해 사랑과 결혼, 육아문제 그리고 이혼에까지 이르는 과정을 들춰내 보여준다. 키우던 고양이의 삶과 죽음에 아파하는 이들을 통해 완벽하게 단절되고 고립된 현대사회의 삭막함과 현대인의 고독을 그려냈다. 이상문학상 심사위원회는 “부조리한 현실의 삶과 그 고통을 견뎌내는 방식을 중편소설이라는 서사적 틀에 어울리게 무게와 균형을 갖춘 이야기로 형상화했다”며 “모든 살아있는 존재와 그 생명에 대한 따스한 사랑을 섬세한 언어감각과 인상적 묘사로 드러내 소설적 성취를 거뒀다”고 평했다. 윤 작가는 “키우던 고양이가 죽으면서 삶과 죽음을 다시 생각해 봤고 슬픔에 매몰되기보다는 이를 계기로 새 삶을 찾아나가는 사람들을 소설에 담고 싶었다”고 말했다.
2005년 단편소설 ‘검은 불가사리’로 중앙신인문학상을 받으며 등단한 윤 작가는 소설집 《셋을 위한 왈츠》 《큰 늑대 파랑》 《러브 레플리카》와 중편소설 ‘개인적 기억’, 로맨스 소설 《설랑》 등을 냈다. 우수작으로는 김희선의 ‘해변의 묘지’, 장강명 ‘현수동 빵집 삼국지’, 장은진 ‘울어본다’, 정용준 ‘사라지는 것들’, 최은영의 ‘일 년’이 뽑혔다. 수상작품집은 오는 21일 출간된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