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세대’ 젠더 셔펠레(미국)가 샷 이글 두 방으로 새해 첫 대회를 역전승으로 장식했다. 마지막 라운드에서 11언더파를 몰아치는 ‘신들린 샷’으로 한때 6타 차까지 벌어졌던 ‘절대 열세’를 극적으로 뒤집었다. 7일(한국시간) 끝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2019년 개막전 센트리토너먼트오브챔피언스(총상금 650만달러)에서다.

셔펠레는 이날 미국 하와이주 마우이의 카팔루아리조트 플랜테이션코스(파73·7452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보기는 1개만 내주고 샷 이글 2개와 버디 8개를 쓸어 담아 11언더파 62타를 쳤다. 최종 합계 23언더파를 적어낸 그는 최종일 단독 선두로 나섰던 게리 우들랜드(미국)를 2위(22언더파)로 끌어내리고 시즌 두 번째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통산 4승이자 시즌 2연속 역전승이다.

셔펠레는 지난해 10월 월드골프챔피언십(WGC)-HSBC대회에서도 토니 피나우(미국)를 연장전에서 꺾고 역전우승을 차지했다. 동갑내기 친구인 저스틴 토머스(미국)가 18언더파를 쳐 우들랜드에 이어 3위에 올랐다. 우승상금은 130만달러(약 15억원).

선두에 5타 뒤진 공동 4위로 최종 라운드에 들어선 셔펠레는 첫 홀에 보기를 내준 경기 초반만 해도 우승과는 멀어 보였다. 우들랜드를 2타 차까지 따라붙은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의 뒤집기 가능성이 커 보였다. 하지만 매킬로이가 샷 난조로 뒷걸음질 치는 사이 셔펠레의 막판 질주가 시작됐다.

3번홀(파4)에서 버디를 잡아내 식었던 초반 분위기를 수습한 셔펠레는 5번홀(파5)부터 7번홀(파4)까지 3개 홀 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기세를 올렸다. 그러더니 9번홀(파5)과 12번홀(파4)에서는 연속 샷 이글까지 터뜨리며 승부를 안갯속으로 밀어넣었다. 이후에도 추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은 그는 14번홀(파4)에서 버디를 낚아 우들랜드와 공동 선두에 올랐고, 마지막 18번홀(파5)까지 3개의 버디를 추가해 1타 차 우승까지 내달았다. 한 홀 뒤에서 따라오던 우들랜드는 18번홀에서 3m짜리 버디퍼트를 놓치는 바람에 연장 기회를 날렸다.

2017년 PGA 투어에 데뷔한 셔펠레는 루키 시절부터 1993년생 동갑내기인 조던 스피스(미국·통산 11승), 토머스(통산 9승)와 함께 ‘황금세대’로 꼽혀왔다. 데뷔한 해인 2017년에 2승(그린브라이어클래식, 투어챔피언십)을 수확해 신인상을 받았고, 2018~2019시즌 세 번째 대회인 WGC-HSBC대회까지 접수하며 일찌감치 맹활약을 예고했다.

셔펠레는 골프 선수치고는 작은 키(178㎝)로 300야드를 쉽게 날리는 장타 능력과 정교한 아이언, 퍼팅 등 3박자를 고루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대회에서 그는 최장 405야드를 날려 드라이버 최장거리 랭킹 6위에 올랐다. 아버지가 프랑스계 독일인, 어머니는 일본계 대만인으로 늘 웃는 얼굴이 매력적이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