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에 8800억 지방간염 신약 기술수출…6개월 새 '2조5000억 잭팟' 터트린 유한양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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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바이오기업 길리어드에 수출
지난해 두 번 이어 세번째 성과
2015년부터 과감한 R&D 주효
지난해 두 번 이어 세번째 성과
2015년부터 과감한 R&D 주효
유한양행이 천문학적인 규모의 기술수출을 잇따라 성사시키며 K바이오 선두주자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두 건의 큼직한 기술수출에 이어 연초부터 대형 계약에 성공했다. 유한양행이 6개월 새 성사시킨 신약 기술수출 금액만 2조5000억원에 이른다. 신약 개발에서 뒤처졌다는 지적을 받았던 유한양행이 과감한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과 연구개발(R&D) 투자로 변신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간염치료제 8800억원 기술수출
유한양행은 미국 바이오기업 길리어드사이언스에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신약 후보물질(파이프라인)을 7억8500만달러(약 8800억원)에 기술수출했다고 7일 발표했다. 계약금은 1500만달러, 개발 단계별 마일리지(성과보수)는 7억7000만달러다. 상용화 이후 판매에 따른 기술경상료는 따로 받는다. 이 대가로 길리어드는 한국을 제외한 글로벌 지역에서 이 후보물질에 대한 개발 및 판권을 갖는다.
이번 계약은 NASH 치료제 분야에서 개발 속도가 가장 빠른 길리어드가 기술을 사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다. 길리어드는 현재 임상 3상 중인 후보물질을 비롯해 다수의 NASH 치료제 파이프라인을 확보하고 있다. NASH는 음주와 관계없이 서구화된 식습관 등 때문에 간에 지방이 비정상적으로 축적돼 생기는 병이다. 아직 이렇다 할 치료제가 없다. 관련 의약품 시장 규모는 연간 30조원으로 매년 40% 급성장하고 있다. 회사 측은 후보물질 도출작업이 마무리되지 않은 단계에서 이 분야에서 앞서 있는 길리어드와 기술수출 계약을 맺은 것은 그만큼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정희 유한양행 사장(사진)은 “이번 계약으로 R&D를 가속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6개월 새 기술수출 3건
유한양행은 이번 성과에 앞서 지난해 7월과 11월에도 굵직한 기술수출을 했다. 퇴행성 디스크질환치료 후보물질(YH14618)과 비소세포 폐암치료 후보물질 레이저티닙(YH25448)을 각각 2400억원과 1조4000억원에 미국 제약사에 넘겼다. 8조원의 기술수출을 성공시킨 한미약품에 이은 국내 최대 성과다.
지난해 두 건의 기술수출은 바이오벤처 기업에서 개발 중이던 기술을 도입해 다국적 제약사에 다시 수출한 것이다. YH14618은 앤솔바이오사이언스, YH25448은 오스코텍이 개발한 파이프라인이다. 이 때문에 오픈이노베이션 성공사례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 계약은 유한양행이 직접 발굴한 후보물질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 사장은 “오픈이노베이션과 자체 개발을 동시에 추진한 게 이른 시간 내에 성과를 낼 수 있었던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과감한 R&D로 과거 많지 않았던 자체 개발 후보물질 수를 늘렸다”며 “외부에서 도입한 파이프라인과 함께 연구하면서 시너지 효과가 났다”고 했다. “신약 개발업체로 변신 중”
유한양행이 보유한 파이프라인은 모두 26개다. 외부 도입과 자체 발굴이 각각 절반이다. 이 사장이 취임한 2015년 초 당시 9개에 그쳤던 파이프라인이 4년이 채 안돼 3배 가까이 늘었다. 그동안 오픈이노베이션 등에 2000억원 이상을 쏟아붓고 R&D 투자를 대폭 늘린 덕분이다. 이 사장은 지난해 매주 수요일 경기 기흥연구소로 출근해 R&D를 직접 챙기는 등 신약 개발을 진두지휘했다.
유한양행은 매년 매출의 7% 정도를 R&D에 쓰고 있다. 지난해 R&D 비용은 약 1100억원이다. 올해는 40%가량 더 늘릴 계획이다. 이 사장은 “다른 NASH 신약을 추가로 개발하고 있는데 1~2년 내에 이번 기술수출 못지않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
간염치료제 8800억원 기술수출
유한양행은 미국 바이오기업 길리어드사이언스에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신약 후보물질(파이프라인)을 7억8500만달러(약 8800억원)에 기술수출했다고 7일 발표했다. 계약금은 1500만달러, 개발 단계별 마일리지(성과보수)는 7억7000만달러다. 상용화 이후 판매에 따른 기술경상료는 따로 받는다. 이 대가로 길리어드는 한국을 제외한 글로벌 지역에서 이 후보물질에 대한 개발 및 판권을 갖는다.
이번 계약은 NASH 치료제 분야에서 개발 속도가 가장 빠른 길리어드가 기술을 사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다. 길리어드는 현재 임상 3상 중인 후보물질을 비롯해 다수의 NASH 치료제 파이프라인을 확보하고 있다. NASH는 음주와 관계없이 서구화된 식습관 등 때문에 간에 지방이 비정상적으로 축적돼 생기는 병이다. 아직 이렇다 할 치료제가 없다. 관련 의약품 시장 규모는 연간 30조원으로 매년 40% 급성장하고 있다. 회사 측은 후보물질 도출작업이 마무리되지 않은 단계에서 이 분야에서 앞서 있는 길리어드와 기술수출 계약을 맺은 것은 그만큼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정희 유한양행 사장(사진)은 “이번 계약으로 R&D를 가속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6개월 새 기술수출 3건
유한양행은 이번 성과에 앞서 지난해 7월과 11월에도 굵직한 기술수출을 했다. 퇴행성 디스크질환치료 후보물질(YH14618)과 비소세포 폐암치료 후보물질 레이저티닙(YH25448)을 각각 2400억원과 1조4000억원에 미국 제약사에 넘겼다. 8조원의 기술수출을 성공시킨 한미약품에 이은 국내 최대 성과다.
지난해 두 건의 기술수출은 바이오벤처 기업에서 개발 중이던 기술을 도입해 다국적 제약사에 다시 수출한 것이다. YH14618은 앤솔바이오사이언스, YH25448은 오스코텍이 개발한 파이프라인이다. 이 때문에 오픈이노베이션 성공사례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 계약은 유한양행이 직접 발굴한 후보물질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 사장은 “오픈이노베이션과 자체 개발을 동시에 추진한 게 이른 시간 내에 성과를 낼 수 있었던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과감한 R&D로 과거 많지 않았던 자체 개발 후보물질 수를 늘렸다”며 “외부에서 도입한 파이프라인과 함께 연구하면서 시너지 효과가 났다”고 했다. “신약 개발업체로 변신 중”
유한양행이 보유한 파이프라인은 모두 26개다. 외부 도입과 자체 발굴이 각각 절반이다. 이 사장이 취임한 2015년 초 당시 9개에 그쳤던 파이프라인이 4년이 채 안돼 3배 가까이 늘었다. 그동안 오픈이노베이션 등에 2000억원 이상을 쏟아붓고 R&D 투자를 대폭 늘린 덕분이다. 이 사장은 지난해 매주 수요일 경기 기흥연구소로 출근해 R&D를 직접 챙기는 등 신약 개발을 진두지휘했다.
유한양행은 매년 매출의 7% 정도를 R&D에 쓰고 있다. 지난해 R&D 비용은 약 1100억원이다. 올해는 40%가량 더 늘릴 계획이다. 이 사장은 “다른 NASH 신약을 추가로 개발하고 있는데 1~2년 내에 이번 기술수출 못지않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