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美 2차정상회담, 비행거리내 아시아국가 유력시…베트남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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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와 관계강화'-'北에 개혁개방 모델' 베트남…북미 정치이벤트 장소로 적격
지난달 美국무부 관리, 베트남 하노이 방문…北리용호도 지난달말 방문
정치적 의미·접근성·경호 인프라 감안할듯…인니·몽골·판문점도 거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제2차 북미정상회담 성사가 가시화하면서 회담 장소로 어디가 낙점될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대통령 별장인 데이비드로 향하는 길에 기자들에게 양국이 2차 북미정상회담 장소를 협상하고 있다면서 "머지않아 발표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측이 회담 장소 후보지를 놓고 직접 협상을 벌일 정도로 2차 회담 준비가 상당히 진전되는 모양새다.
회담 장소 선정은 정상회담 준비 절차에서도 최대 난제로 꼽힌다.
회담 개최지를 정하지 못하면 회담 일자를 확정하기도 어렵다는 점에서 최대 관심사다.
미국과 북한은 개최 후보지의 정치적 의미와 상징성, 실용성, 접근성, 홍보 효과 등을 기준으로 어떤 장소가 자국에 유리할지 저울질하며 치열한 '밀당'을 벌이고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양국이 구체적으로 어떤 후보지 리스트를 두고 협상에 임하는지는 알려진 바가 없다.
다만 주목할 대목은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이 2차 북미정상회담 장소로 3곳을 검토 중이라며 "항공기 비행거리 내(within plane distance)"라고 언급한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전용기인 참매 1호기의 이동능력을 언급한 것으로 추정돼 지리적으로 북한과 비교적 가까운 아시아 국가로 낙점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여기에는 지난해 6월 북미 1차 정상회담 때는 김 위원장이 중국 항공기를 얻어타고 싱가포르로 가는 바람에 중국이 북미간 협상에 개입할 여지가 생겼다는 점도 고려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1차 정상회담 때와 마찬가지로 미국과 북한 양국에 부담이 적은 정치·외교적 '중립 무대'가 유력해 보인다.
한 외교소식통은 "중국 항공기를 빌리지 않고 비행할 수 있는 거리 내에 있는 국가 가운데 경호가 편하고 국제행사를 개최할만한 인프라를 갖춘 곳을 택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 CNN도 지난 3일 외교소식통을 인용해 2차 정상회담을 아시아 국가에서 여는 방안이 선호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외교관들과 북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베트남, 인도네시아, 몽골, 미국 하와이, 한반도 비무장지대(DMZ) 등이 잠재적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베트남은 회담 유치를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국가로 꼽힌다.
북한이 베트남에 자국 대사관을 두고 있고 비행 거리상으로 비교적 부담이 적다는 점도 이점으로 평가된다.
CNN에 따르면 베트남 고위 당국자들은 작년 말 2차 북미정상회담을 자국에서 유치하겠다는 뜻을 한국 정부에 전달했다.
지난 달 중순께 마크 램버트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 대행이 베트남 하노이를 다녀온 점이 예사롭지 않다는 분석을 낳고 있다.
지난 달 29일에는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베트남을 방문해 베트남식 개혁개방 모델인 '도이머이' 관련 현장을 직접 참관한 것도 주목할 대목이다.
국제사회의 제재 해제와 함께 경제개발에 박차를 가하길 희망하는 북한으로서는 베트남에서 북미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것이 더욱 값진 의미가 될 수 있다.
미국 입장에서도 베트남이 과거 적대국이었지만 최근 남중국해를 사이에 두고 중국과 맞서고 있는 베트남과의 관계 강화에 노력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정치 이벤트' 장소로 고려할 만하다.
북한의 비핵화를 끌어내 베트남처럼 개혁·개방을 돕는다는 측면에서 명분이 있다는 것이다.
북한과 외교 관계를 맺고 있는 인도네시아나 몽골도 후보지 물망에 오르내린다.
과거부터 비동맹 국가의 수장 역할을 해온 인도네시아는 정치·외교적 중립국이라는 조건에 맞는다.
오래전부터 한반도 비핵화와 긴장 완화에 기여하려는 의지를 보여온 인도네시아는 1차 북미정상회담 당시에도 회담 장소를 제공하겠다고 제의한 바 있다.
미국이 지미 카터 행정부 시절인 1979년에도 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해 남북미 3자 회담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추진하려 했다는 사실이 최근 미 외교 기밀문서를 통해 확인되기도 했다.
당시 문서에 따르면 미 정부는 자카르타를 택한 이유와 관련, "자카르타는 3자의 공식 외교 대표부를 모두 두고 있어 3자 대화에 참석하는 대표단을 지원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동남아 국가 가운데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경우 2017년 김 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 암살사건이 발생한 장소라는 점이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몽골 역시 그동안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중재자를 자임하면서 회담 개최지 제공 의지를 밝혀왔다.
무엇보다 북한과의 지리적 거리가 가까운 게 큰 이점으로 꼽힌다.
북한에서 몽골까지는 중국을 경유해 기차·차량 등 육로로도 이동이 가능하다. 남북 분단의 상징적 장소인 판문점도 여전히 유력한 후보지로 거론된다.
미국과 북한의 정상이 비핵화를 통한 한반도 평화 정착을 추구한다는 취지에 부합할뿐더러 철저히 통제된 공간이라는 점에서 경호 부담도 적다.
다만, 판문점이 비핵화 이해 당사국에 속하는데다 장소의 상징성 때문에 미국이 부담을 느낄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판문점은 1차 정상회담 때도 유력 개최지로 거론되다가 막판에 배제됐었다.
작년 6월 사상 처음으로 북미 정상이 대면한 싱가포르는 이번 2차 정상회담 후보지에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에서 개최된다면 스웨덴이나 스위스 같은 중립국들이 잠재적 후보군에 속하지만 북한 입장에서 접근성이 떨어져 개최지로 낙점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관측이 많다.
스위스의 경우 김 위원장이 어릴 적 유학 생활을 한 곳으로 현지 사정에 밝다는 점 등을 고려해 백악관이 북한측에 회담 장소로 제안했으나 이동·수송 등의 문제로 탈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
지난달 美국무부 관리, 베트남 하노이 방문…北리용호도 지난달말 방문
정치적 의미·접근성·경호 인프라 감안할듯…인니·몽골·판문점도 거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제2차 북미정상회담 성사가 가시화하면서 회담 장소로 어디가 낙점될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대통령 별장인 데이비드로 향하는 길에 기자들에게 양국이 2차 북미정상회담 장소를 협상하고 있다면서 "머지않아 발표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측이 회담 장소 후보지를 놓고 직접 협상을 벌일 정도로 2차 회담 준비가 상당히 진전되는 모양새다.
회담 장소 선정은 정상회담 준비 절차에서도 최대 난제로 꼽힌다.
회담 개최지를 정하지 못하면 회담 일자를 확정하기도 어렵다는 점에서 최대 관심사다.
미국과 북한은 개최 후보지의 정치적 의미와 상징성, 실용성, 접근성, 홍보 효과 등을 기준으로 어떤 장소가 자국에 유리할지 저울질하며 치열한 '밀당'을 벌이고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양국이 구체적으로 어떤 후보지 리스트를 두고 협상에 임하는지는 알려진 바가 없다.
다만 주목할 대목은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이 2차 북미정상회담 장소로 3곳을 검토 중이라며 "항공기 비행거리 내(within plane distance)"라고 언급한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전용기인 참매 1호기의 이동능력을 언급한 것으로 추정돼 지리적으로 북한과 비교적 가까운 아시아 국가로 낙점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여기에는 지난해 6월 북미 1차 정상회담 때는 김 위원장이 중국 항공기를 얻어타고 싱가포르로 가는 바람에 중국이 북미간 협상에 개입할 여지가 생겼다는 점도 고려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1차 정상회담 때와 마찬가지로 미국과 북한 양국에 부담이 적은 정치·외교적 '중립 무대'가 유력해 보인다.
한 외교소식통은 "중국 항공기를 빌리지 않고 비행할 수 있는 거리 내에 있는 국가 가운데 경호가 편하고 국제행사를 개최할만한 인프라를 갖춘 곳을 택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 CNN도 지난 3일 외교소식통을 인용해 2차 정상회담을 아시아 국가에서 여는 방안이 선호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외교관들과 북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베트남, 인도네시아, 몽골, 미국 하와이, 한반도 비무장지대(DMZ) 등이 잠재적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베트남은 회담 유치를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국가로 꼽힌다.
북한이 베트남에 자국 대사관을 두고 있고 비행 거리상으로 비교적 부담이 적다는 점도 이점으로 평가된다.
CNN에 따르면 베트남 고위 당국자들은 작년 말 2차 북미정상회담을 자국에서 유치하겠다는 뜻을 한국 정부에 전달했다.
지난 달 중순께 마크 램버트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 대행이 베트남 하노이를 다녀온 점이 예사롭지 않다는 분석을 낳고 있다.
지난 달 29일에는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베트남을 방문해 베트남식 개혁개방 모델인 '도이머이' 관련 현장을 직접 참관한 것도 주목할 대목이다.
국제사회의 제재 해제와 함께 경제개발에 박차를 가하길 희망하는 북한으로서는 베트남에서 북미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것이 더욱 값진 의미가 될 수 있다.
미국 입장에서도 베트남이 과거 적대국이었지만 최근 남중국해를 사이에 두고 중국과 맞서고 있는 베트남과의 관계 강화에 노력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정치 이벤트' 장소로 고려할 만하다.
북한의 비핵화를 끌어내 베트남처럼 개혁·개방을 돕는다는 측면에서 명분이 있다는 것이다.
북한과 외교 관계를 맺고 있는 인도네시아나 몽골도 후보지 물망에 오르내린다.
과거부터 비동맹 국가의 수장 역할을 해온 인도네시아는 정치·외교적 중립국이라는 조건에 맞는다.
오래전부터 한반도 비핵화와 긴장 완화에 기여하려는 의지를 보여온 인도네시아는 1차 북미정상회담 당시에도 회담 장소를 제공하겠다고 제의한 바 있다.
미국이 지미 카터 행정부 시절인 1979년에도 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해 남북미 3자 회담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추진하려 했다는 사실이 최근 미 외교 기밀문서를 통해 확인되기도 했다.
당시 문서에 따르면 미 정부는 자카르타를 택한 이유와 관련, "자카르타는 3자의 공식 외교 대표부를 모두 두고 있어 3자 대화에 참석하는 대표단을 지원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동남아 국가 가운데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경우 2017년 김 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 암살사건이 발생한 장소라는 점이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몽골 역시 그동안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중재자를 자임하면서 회담 개최지 제공 의지를 밝혀왔다.
무엇보다 북한과의 지리적 거리가 가까운 게 큰 이점으로 꼽힌다.
북한에서 몽골까지는 중국을 경유해 기차·차량 등 육로로도 이동이 가능하다. 남북 분단의 상징적 장소인 판문점도 여전히 유력한 후보지로 거론된다.
미국과 북한의 정상이 비핵화를 통한 한반도 평화 정착을 추구한다는 취지에 부합할뿐더러 철저히 통제된 공간이라는 점에서 경호 부담도 적다.
다만, 판문점이 비핵화 이해 당사국에 속하는데다 장소의 상징성 때문에 미국이 부담을 느낄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판문점은 1차 정상회담 때도 유력 개최지로 거론되다가 막판에 배제됐었다.
작년 6월 사상 처음으로 북미 정상이 대면한 싱가포르는 이번 2차 정상회담 후보지에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에서 개최된다면 스웨덴이나 스위스 같은 중립국들이 잠재적 후보군에 속하지만 북한 입장에서 접근성이 떨어져 개최지로 낙점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관측이 많다.
스위스의 경우 김 위원장이 어릴 적 유학 생활을 한 곳으로 현지 사정에 밝다는 점 등을 고려해 백악관이 북한측에 회담 장소로 제안했으나 이동·수송 등의 문제로 탈락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