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과의 동침' 선언한 삼성·애플…생존위한 '합종연횡'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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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2019 美 라스베이거스서 8일 개막
삼성TV에 아이튠즈 탑재
"고객 확보…양사 모두 윈윈"
삼성, 구글과도 협업 강화
LG도 아마존·애플과 손잡아
레고처럼 LED 이어 붙인 75~219인치 신개념 TV 공개
화면크기·해상도 자유자재로
삼성TV에 아이튠즈 탑재
"고객 확보…양사 모두 윈윈"
삼성, 구글과도 협업 강화
LG도 아마존·애플과 손잡아
레고처럼 LED 이어 붙인 75~219인치 신개념 TV 공개
화면크기·해상도 자유자재로
글로벌 정보기술(IT)업계 최강자 간의 ‘TV 동맹’을 먼저 제안한 쪽은 삼성전자였다. 삼성이 애플에 ‘러브콜’을 보낸 건 ‘스마트폰 특허 전쟁’(2011~2018년) 여파로 두 회사 사이에 냉랭한 기류가 흘렀던 2017년 가을이었다. “자칫 라이벌만 키워주는 게 아니냐”는 반발이 내부에서 나올 정도였다.
삼성 수뇌부는 ‘고객’에서 답을 찾았다. 애플의 앱(응용프로그램)을 TV에서도 사용하고 싶어 하는 소비자가 많은 만큼 애플과 협력하면 삼성의 TV 경쟁력도 올라간다고 판단했다. 애플이 소비자로부터 거둬들이는 구독료의 일부를 ‘탑재료’ 명목으로 받는 건 덤이다. “삼성과 애플 모두에 ‘윈윈’이 되는 결정”(한종희 삼성전자 영상사업본부 사장)이었다고 삼성이 자평하는 이유다.
‘IT 빅3’와 손잡은 삼성
애플이 삼성전자 TV에 ‘아이튠즈 무비&TV쇼’(비디오 콘텐츠 스트리밍 서비스)와 ‘에어플레이2’(애플 기기에 저장된 음악, 영상 등을 외부 기기와 연동하는 기능)를 탑재하는 협력 방안에 흔쾌히 동의한 건 TV 시장에서 ‘삼성의 힘’이 탐났기 때문이다. 연간 판매량이 4000만 대에 달하는 글로벌 TV 1위 업체와 손잡으면 아이튠즈에서 유료로 영화와 드라마를 사들일 엄청난 잠재 소비자를 확보할 수 있어서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 판매량이 늘어도 영화와 드라마를 소비하는 핵심 기기는 여전히 TV란 점도 애플을 협상 테이블로 불러낸 요인으로 꼽힌다.
삼성은 아마존, 구글과의 협업도 강화할 계획이다. TV 냉장고 세탁기 휴대폰 등 삼성전자의 IT 기기 및 가전제품과 아마존(알렉사), 구글(구글어시스턴트)의 인공지능(AI) 플랫폼을 연동하는 작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침실에 있는 아마존 및 구글의 AI 스피커를 통해 거실의 삼성전자 TV와 주방의 냉장고를 제어할 수 있다. 또 삼성전자 TV 및 냉장고에 장착된 에코쇼(아마존의 스마트 스크린)를 통해 아마존 온라인몰에서 필요한 물건을 주문할 수도 있다.
한 사장은 “올봄 선보일 삼성 스마트TV에는 애플 구글 아마존 등 글로벌 IT 빅3의 시스템이 모두 탑재되거나 연동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소비자들에게 편리함을 줄 수 있다면 애플이 아니라 다른 누구와도 협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아마존 구글의 AI시스템과 ‘연동’하는 걸 넘어 이들 시스템을 삼성 제품에 ‘탑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삼성과 애플의 제휴가 글로벌 IT기업 간 ‘합종연횡’을 한층 더 부추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LG전자도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인 ‘CES 2019’에서 애플과의 협력 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과 마찬가지로 LG전자 TV에 에어플레이2 등을 탑재하는 방식이 될 것으로 전해졌다.
이렇게 되면 애플은 단숨에 세계 TV 시장 1, 2위 메이커와 손잡는다. LG전자는 구글에 이어 아마존의 AI 플랫폼을 탑재한 TV를 CES에서 내놓기로 한 만큼 삼성전자처럼 글로벌 IT 빅3와 모두 파트너십을 맺는다. 업계 관계자는 “각자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미국 실리콘밸리의 소프트웨어 업체와 한국 중국 일본의 하드웨어 업체 간 ‘결혼’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며 “아마존이 마이크로소프트와 AI 플랫폼을 통합하기로 하는 등 소프트웨어 업체 간 협력도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신기술로 TV 시장 판도 바꾼다
삼성전자는 CES 2019 개막을 이틀 앞둔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75~219인치 마이크로 LED(발광다이오드) TV를 공개했다. 마이크로 LED TV는 마이크로미터(㎛·1㎛는 100만분의 1m) 단위의 초소형 LED를 ‘레고 블록’처럼 이어 붙인 신개념 TV다.
55인치, 65인치 등 기존 규격에 관계없이 화면 크기를 마음대로 만들 수 있다. 화면비도 16 대 9, 21 대 9 등 기존 규격에 얽매일 필요 없이 제작할 수 있다. 해상도 역시 자유자재로 조정할 수 있다. 고해상도 TV가 필요하면 초소형 LED를 더 촘촘히 넣으면 된다.
이번에 처음 선보인 75인치 마이크로 LED TV는 지난해 CES에서 선보인 146인치 제품의 4분의 1 크기다. 화면 크기가 작은 마이크로 LED를 만들려면 소자 크기와 간격도 그만큼 작게 설계해야 하는 만큼 마이크로 LED는 소형화가 훨씬 힘들다. 이 제품에는 기존 제품보다 약 15배 작아진 초소형 LED 소자를 촘촘하게 배열했다. 한 사장은 “화질이나 디자인, 크기 등을 감안할 때 마이크로 LED는 모든 TV 메이커들의 최종 목적지가 될 것”이라며 “삼성이 마이크로 LED 시대의 포문을 연 만큼 양산제품도 가장 먼저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CES 2019 참가 업체 중 가장 넓은 3368㎡ 규모의 전시관을 마이크로 LED TV와 AI 스피커 ‘갤럭시 홈’, AI 기능을 끌어올린 세탁기 등 혁신 제품들로 채울 계획이다.
라스베이거스=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
삼성 수뇌부는 ‘고객’에서 답을 찾았다. 애플의 앱(응용프로그램)을 TV에서도 사용하고 싶어 하는 소비자가 많은 만큼 애플과 협력하면 삼성의 TV 경쟁력도 올라간다고 판단했다. 애플이 소비자로부터 거둬들이는 구독료의 일부를 ‘탑재료’ 명목으로 받는 건 덤이다. “삼성과 애플 모두에 ‘윈윈’이 되는 결정”(한종희 삼성전자 영상사업본부 사장)이었다고 삼성이 자평하는 이유다.
‘IT 빅3’와 손잡은 삼성
애플이 삼성전자 TV에 ‘아이튠즈 무비&TV쇼’(비디오 콘텐츠 스트리밍 서비스)와 ‘에어플레이2’(애플 기기에 저장된 음악, 영상 등을 외부 기기와 연동하는 기능)를 탑재하는 협력 방안에 흔쾌히 동의한 건 TV 시장에서 ‘삼성의 힘’이 탐났기 때문이다. 연간 판매량이 4000만 대에 달하는 글로벌 TV 1위 업체와 손잡으면 아이튠즈에서 유료로 영화와 드라마를 사들일 엄청난 잠재 소비자를 확보할 수 있어서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 판매량이 늘어도 영화와 드라마를 소비하는 핵심 기기는 여전히 TV란 점도 애플을 협상 테이블로 불러낸 요인으로 꼽힌다.
삼성은 아마존, 구글과의 협업도 강화할 계획이다. TV 냉장고 세탁기 휴대폰 등 삼성전자의 IT 기기 및 가전제품과 아마존(알렉사), 구글(구글어시스턴트)의 인공지능(AI) 플랫폼을 연동하는 작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침실에 있는 아마존 및 구글의 AI 스피커를 통해 거실의 삼성전자 TV와 주방의 냉장고를 제어할 수 있다. 또 삼성전자 TV 및 냉장고에 장착된 에코쇼(아마존의 스마트 스크린)를 통해 아마존 온라인몰에서 필요한 물건을 주문할 수도 있다.
한 사장은 “올봄 선보일 삼성 스마트TV에는 애플 구글 아마존 등 글로벌 IT 빅3의 시스템이 모두 탑재되거나 연동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소비자들에게 편리함을 줄 수 있다면 애플이 아니라 다른 누구와도 협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아마존 구글의 AI시스템과 ‘연동’하는 걸 넘어 이들 시스템을 삼성 제품에 ‘탑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삼성과 애플의 제휴가 글로벌 IT기업 간 ‘합종연횡’을 한층 더 부추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LG전자도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인 ‘CES 2019’에서 애플과의 협력 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과 마찬가지로 LG전자 TV에 에어플레이2 등을 탑재하는 방식이 될 것으로 전해졌다.
이렇게 되면 애플은 단숨에 세계 TV 시장 1, 2위 메이커와 손잡는다. LG전자는 구글에 이어 아마존의 AI 플랫폼을 탑재한 TV를 CES에서 내놓기로 한 만큼 삼성전자처럼 글로벌 IT 빅3와 모두 파트너십을 맺는다. 업계 관계자는 “각자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미국 실리콘밸리의 소프트웨어 업체와 한국 중국 일본의 하드웨어 업체 간 ‘결혼’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며 “아마존이 마이크로소프트와 AI 플랫폼을 통합하기로 하는 등 소프트웨어 업체 간 협력도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신기술로 TV 시장 판도 바꾼다
삼성전자는 CES 2019 개막을 이틀 앞둔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75~219인치 마이크로 LED(발광다이오드) TV를 공개했다. 마이크로 LED TV는 마이크로미터(㎛·1㎛는 100만분의 1m) 단위의 초소형 LED를 ‘레고 블록’처럼 이어 붙인 신개념 TV다.
55인치, 65인치 등 기존 규격에 관계없이 화면 크기를 마음대로 만들 수 있다. 화면비도 16 대 9, 21 대 9 등 기존 규격에 얽매일 필요 없이 제작할 수 있다. 해상도 역시 자유자재로 조정할 수 있다. 고해상도 TV가 필요하면 초소형 LED를 더 촘촘히 넣으면 된다.
이번에 처음 선보인 75인치 마이크로 LED TV는 지난해 CES에서 선보인 146인치 제품의 4분의 1 크기다. 화면 크기가 작은 마이크로 LED를 만들려면 소자 크기와 간격도 그만큼 작게 설계해야 하는 만큼 마이크로 LED는 소형화가 훨씬 힘들다. 이 제품에는 기존 제품보다 약 15배 작아진 초소형 LED 소자를 촘촘하게 배열했다. 한 사장은 “화질이나 디자인, 크기 등을 감안할 때 마이크로 LED는 모든 TV 메이커들의 최종 목적지가 될 것”이라며 “삼성이 마이크로 LED 시대의 포문을 연 만큼 양산제품도 가장 먼저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CES 2019 참가 업체 중 가장 넓은 3368㎡ 규모의 전시관을 마이크로 LED TV와 AI 스피커 ‘갤럭시 홈’, AI 기능을 끌어올린 세탁기 등 혁신 제품들로 채울 계획이다.
라스베이거스=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