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매체들은 8일 오전 김 위원장의 방중 사실을 보도하며 "김영철 동지, 리수용 동지, 박태성 동지, 리용호 동지, 노광철 동지를 비롯한 당과 정부, 무력기관의 간부들이 함께 떠났다"고 밝혔다.
이중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리수용 당 부위원장 겸 국제부장, 리용호 외무상 3인은 김 위원장의 지난해 세 차례 중국 방문을 모두 수행하고 6·12 북미정상회담에도 배석한 인물이다.
이번 4차 방중에도 어김없이 동행, 현재 북한의 대외관계를 이끄는 최고 실세임을 다시 한번 증명한 것이다.
북한 조선중앙방송, 김정은 방중 확인…7∼10일 방문 / 연합뉴스 (Yonhapnews)
김영철 통일전선부장은 김정은 위원장의 '복심'이자 미국, 한국과 핵심 대화 파트너로서 지난 한 해 북한의 대외전략 전환을 주도했다.
리수용은 당 국제담당 부위원장으로서 북중관계의 전통적 근간인 '당 대 당' 외교를 총괄하고 있다.
리용호 외무상은 북한 외교라인의 대표적 '미국통'이자 핵문제 관련 전략가로 꼽힌다.
노광철 인민무력상도 3차 방중에 이어 이번에도 수행원에 포함됐다.
그는 북한군의 대외업무를 담당하는 인민무력성을 이끌고 있고 작년 9월 평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에서는 남북간 군사적 긴장완화를 골자로 하는 군사합의서에 서명했다.
북한이 이처럼 대미·대남관계 및 군사 분야 핵심인사 위주로 수행원단을 구성한 것은 대외관계와 관련한 중국과의 전략적 협력 논의가 이번 방중의 중심 이슈임을 보여준다.
이런 수행원 구성은 김영철·리수용·리용호 3인에다 김여정 당 제1부부장,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동행했던 지난해 5월 다롄(大連) 방문(2차 방중) 때와도 일견 닮았다.
당 정치국 상무위원으로서 보다 고위급인 최룡해 당 부위원장 겸 조직지도부장, 박봉주 내각 총리는 3차 방중 때는 동행했지만 2차 방중 때와 이번에는 빠졌다.
다롄 방문이 6·12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전격적으로 진행된 것처럼, 2차 북미정상회담 논의가 본격화되는 시점에 이뤄진 이번 방중도 대미관계와 핵 협상을 중국과 사전에 조율하기 위한 '실무형' 성격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평화체제 협상 등 한반도의 안보 환경을 둘러싼 향후 논의 방향을 북중 최고지도자가 긴밀히 의논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다.
김정은 위원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사실상 중국이 참여하는 평화체제 다자협상을 공식 제안한 바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수행원단 규모가 예상외로 크지 않은 것을 봤을 때 (이번 방중이) 갑작스럽게 이뤄진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의제가 아주 폭넓지 않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반도의 긴장 완화 논의와 관련해 군 인사인 노광철 인민무력상이 역할을 할 가능성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경제 분야에서는 북한의 핵심 성장전략인 과학·교육을 책임지고 있으며 김 위원장의 측근으로도 분류되는 박태성 노동당 부위원장이 동행한 것이 눈길을 끈다.
박 부위원장은 작년 5월 노동당 '친선 참관단'을 이끌고 중국의 개혁개방 성과를 직접 둘러봤으며 6월 김 위원장의 3차 방중도 수행했다.
박 부위원장과 최동명 당 과학교육부장이 수행단에 포함된 만큼 첨단 과학기술 등의 분야에서 중국과 북한이 협력 심화를 모색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김 위원장의 부인인 리설주 여사의 경우 2차 방중을 제외하고 1·3·4차에 모두 동행하면서 '퍼스트레이디'로서 확고한 외교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북한 매체가 공식 호명하지는 않았지만 김 위원장의 의전 및 행사 준비를 총괄하며 사실상 '비서실장' 역할을 하는 김여정 당 제1부부장도 동행한 사실이 조선중앙TV를 통해 확인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