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3차 방중 이후 폼페이오 방북…北김영철 방미카드도 배제못해
성사시 2차 북미정상회담 논의 급물살 예상
'김정은 방중→폼페이오 방북' 패턴 이번에도 이어질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7∼10일 중국을 전격적으로 방문하면서, 김 위원장의 방중 후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북한을 찾았던 지난해의 패턴이 이번에도 반복될지 관심이 쏠린다.

김 위원장의 방중에 이어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이 만약 이뤄진다면 올해 초 제2차 북미 정상회담 성사에 있어 중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8일 북한과 중국 매체들은 김 위원장이 7∼10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의 초청으로 중국을 방문한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김 위원장의 이번 중국 방문은 집권 이후 네번째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해 중국을 세 차례에 걸쳐 방문했는데 그때마다 머지않아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북한을 찾아 비핵화·평화체제 구축 협상을 진행했다.

북한이 중국과 먼저 사전 조율을 한 뒤 미국과 일합을 겨루는 모양새가 연출됐던 셈이다.

지난해 3월 25∼28일 김 위원장의 첫 중국 방문 직후 당시 중앙정보국(CIA) 국장이었던 폼페이오 장관이 북한을 극비리에 방북해 북미 정상회담 등 관련 사항을 물밑 조율했다.

이어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을 추진하던 5월 7∼8일 김 위원장이 '참매 1호'를 활용해 중국 다롄(大連)으로 향해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그리고 방중 일정이 끝난 같은 달 9일 폼페이오 장관은 다시 북한으로 향해 김 위원장과 면담했다.

이를 통해 그는 북미 정상회담 의제를 논의하고, 북한 억류 한국계 미국인 3명의 석방을 이끌어냈다.

김 위원장은 북미 정상회담이 끝난 뒤인 6월 19∼20일 다시 '참매 1호' 등을 이용해 베이징으로 향했다.

비핵화·평화체제 구축 논의에 중국이 역할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됐다.

이후 폼페이오 장관은 7월 6∼7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를 들고 북한을 찾아 북핵 후속 협상을 진행했다.

하지만 당시 북핵 신고와 종전선언 등을 놓고 미국과 북한이 입장 차이를 보인 가운데 폼페이오 장관과 김 위원장의 면담은 불발됐다.
'김정은 방중→폼페이오 방북' 패턴 이번에도 이어질까
이런 전례에 비춰 보면 김 위원장의 이번 방중이 북미 간 일정한 협상 진전을 전제로 하는 것이든, 아니면 교착 상태에서 미국을 압박하는 차원이든 결과적으로 미국 측의 일정한 움직임을 끌어낼 가능성은 있다는 분석이다.

그럴 경우 북미 간 고위급 협상이 몇달 째 성사되지 않는 상황에 폼페이오 장관과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방북이 이뤄진다면 교착 상태를 풀어낼 돌파구의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중량급'인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은 일정 수준의 비핵화 '성과'가 조율된 상태여야 가능하다는 지적도 있다.

여전히 불확실한 측면이 크다는 얘기다.

만약 방북이 성사된다면 폼페이오 장관이 8∼15일 요르단을 시작으로 이집트, 바레인,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오만, 쿠웨이트 등 중동 국가를 방문할 예정이어서 시기상 내주 후반은 되어야 한다는 관측이 외교가에서 돌고 있다.

이어 22일께 트럼프 대통령이 스위스에서 열리는 다보스포럼에 참석할 때 폼페이오 장관이 동행할 것이라는 예상도 있어 이달중으로 일정을 잡기가 간단치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와 함께 작년 11월초에 하는 것으로 발표까지 됐다가 미뤄진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의 미국 방문으로 대체될 가능성도 일각에서 거론된다.

김 부위원장이 뉴욕 또는 워싱턴으로 날아가 카운터파트인 폼페이오 장관과 2차 북미정상회담 관련 논의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고위급 회담을 건너뛰고 김 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통해 담판을 지으려 할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