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것의 가족 고민 상담소 '우리 가족'
"에세이 인세 전액, 결손 가정 위해 기부할 것"
홈쇼핑 마이더스의 손 비결도 결국 '가화만사성'
"세상에 노력없이 편하게 얻을 수 있는 건 없다"
'김우리 샴푸', '김우리 팩트', '김우리 립스틱'…. 김우리를 대표하는 수많은 히트작 중에서 김우리가 가장 자랑스럽게 내세우는 것은 의외로 '김우리 가족'이다.
"기회가 되면 다음번에는 '부부·연애상담소' 같은 책을 내 보고 싶어요. 제가 허우대도 멀쩡하고 이러니까 밤마다 여기저기 다니며 밤새 놀 것 같고 흔한 말로 여자도 여럿 만나고 할 것 같다고들 하는데 의외로 저녁 7~8시면 귀가해서 항상 가족들과 함께하는 모범적인 남편이자 아빠거든요."
김우리는 최근 평범하지만 소중한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게 해주는 책 '#유쾌하고 발칙한 #가화만사성, 우리 가족(지식인하우스)'를 발간했다.
'나 처럼 살아라'라는 강요는 전혀 없다. 단지 가족 안에서 두 아이의 아빠로 한 여자의 남편으로 김우리가 성장하면서 느낀 평범한 희로애락이 담겨 있다.
"겉으로 보기에 화려하고 잘 먹고 잘 사는 사람처럼 보이겠지만 그 안에는 가족간의 치열한 갈등도 있고 자녀 교육에 대한 고민과 부부갈등도 있었어요. 이화여대를 나온 큰 딸과 달리 둘째 딸은 학교를 그만두고 홈스쿨링을 했어요. 그 과정에 힘들던 시간도 있었는데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이런 점을 공개하고 독자들의 공감을 얻으면서 여성 구독자가 80% 이상으로 역전됐어요. 힘든 과정을 어떻게 극복했고 지금은 얼마나 가족애가 끈끈한지 더 많은 분들께 보여주고 싶어 책을 냈습니다." "책을 처음 받는 순간 '모든 수익은 기부하겠습니다'라고 말했죠. 우리 가족을 팔아서 쓴 책인데 기부를 하지 않고서는 도저히 이 책을 홍보할 자신이 없었어요. 기부 선언을 하고 나니 그제서야 '내 책 좀 사 줘'라는 말이 입에서 나오더군요. 허락도 받지 않고 이렇게 공언하고 나서 아내에게 뒤늦게 '이 책 인세 전액 결손가정에 기부할 거야'라고 말했는데 아내가 말하더라고요. '당신 돈도 천만 원 더 보태서 기부해'. 왜 자기랑 상의도 없이 기부했냐고 하지 않고 우리 돈까지 보태자는 아내를 보면서 '참 결혼 잘했구나' 생각이 들었어요."
SNS를 통해 인기를 얻고 있는 인플루언서들은 어느새 보면 뭔가를 팔고 있는 시대다.
"팔로워 수가 17만 명 가까이 되는데 인스타그램에 뭘 팔려고 올리는 건 아직도 부끄러워요. 홈쇼핑에서는 그게 제 일이니까 자신있게 사라고 하지만 혼자 장사꾼 되는 건 쑥스럽더라고요. 우리 가족이 쓰는 좋은 제품을 같이 쓰려고 시작한 거였거든요. 요즘 뭔가를 파는 사람이 너무 많아요. 막 팔지 말고 잘 팔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늘 합니다."
스타일리스트인가 했다가 홈쇼핑에 출연하기도 하고 TV 예능에도 얼굴을 비추는 김우리를 보면 '왜 이렇게 콘텐츠가 다양하지?'란 의문을 갖게 된다.
게다가 그가 5년 전 론칭한 비타민C 세럼은 122회 매진을 하며 1400억 원의 매출을 달성하기도 했다. 이처럼 한가지 제품이 오랜 시간 인기를 끄는 기록은 전 홈쇼핑 회사를 통틀어 견미리 팩트와 양대 쌍벽을 이루는 성과다. 그가 자신의 이름을 건 제품 중 꼭 써봐야 하는 세 가지를 꼽았다.
김우리는 "머리카락 이식수술 3번 하면서 큰 고통을 겪었다는 사실을 털어놓으면서 론칭한 '김우리 샴푸'는 제 간절함이 담긴 상품이다"라고 망설임 없이 답했다. '저처럼 3번 이식하는 고통 겪지 않은 분이라면 다 써보세요'라고 솔직히 광고했더니 어떤 대기업 제품보다 지금은 더 잘 나가는 탈모방지 샴푸가 됐다는 것이다. 그리고 현재의 김우리를 있게 해준 비타민C 세럼 또한 그가 자랑하는 제품이다. 국민 엄마들에게 사랑받은 '김우리 립스틱' 또한 그에게 최고의 인기를 실감케 해 준 제품이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1등 하는 제품은 다 이유가 있다'는 것이 그의 성공 지론이다.
막 사는 것 같지만 정도를 지키고 규칙을 지키는 것. 김우리가 말하는 '우리 가족'의 힘은 거기서 나온다.
"가족과 싸운 걸 바로 풀지 않으면 남처럼 되고 골이 깊어집니다. 아이들 클 때 무신경하던 아빠가 나중에 다정하게 굴면 '왜 저러지' 하게 되거든요. 노력 없이 이뤄지는 건 없어요. 가족끼리도 나중에 후회 없이 지금 최선을 다하자. 이게 신조에요. 가정에서든 일터에서든 같이 일할 때 또는 함께 있을 때 꼭 필요한 사람이 되려고 노력해야죠. 노력없이 편안하게 이뤄지는 건 세상에 아무것도 없어요."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