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1월8일 오후 4시10분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중인 액정표시장치(LCD) 식각업체 지디의 매각이 본격 추진된다.

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지디와 이 회사의 회생절차를 맡고 있는 청주지방법원은 삼일PwC회계법인을 매각주관사로 선정하고 매각 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삼일은 우선매수권자를 확보한 뒤 공개 경쟁입찰에 나서는 ‘스토킹호스’ 방식을 포함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매각 작업을 할 계획이다. 2005년 설립된 지디는 디스플레이 패널의 두께를 얇게 가공하는 식각(슬리밍)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업체다. LCD 패널 제조사로부터 합착패널을 제공받아 식각 작업을 한 뒤 고객사로 납품하는 구조다.

2000년대 후반 TV, 노트북, 태블릿PC 등 LCD 제품의 수요 증가에 힘입어 지디는 급속 성장했다. 2009년 43억원에 불과했던 지디의 매출은 2010년 182억원, 2011년 356억원으로 매년 두 배 이상으로 성장했다. 코스닥시장에 입성한 2013년엔 매출 902억원, 영업이익 248억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중국발 저가 LCD 공급과 주력 시장이던 태블릿PC 수요가 줄면서 지디의 실적은 빠르게 나빠졌다. 매출은 꾸준히 감소해 2017년 126억원, 지난해엔 3분기까지 38억원으로 줄었다. 특히 2017년 매출의 99% 이상을 의존하던 삼성디스플레이와의 거래 중단은 지디의 경영난을 가속시켰다. 결국 지난해 7월 청주지방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했고 9월 개시가 결정됐다. 지난해 상반기 감사보고서에서 의견거절을 받으며 그해 9월 상장폐지됐다.

매각 측은 식각 기술이 LCD뿐 아니라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에도 쓰이는 범용 기술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국내 LCD시장 업황은 녹록지 않지만 글로벌 디스플레이 시장은 매년 성장 추세”라며 “추가 기술 투자를 통해 사업을 다각화할 수 있는 인수자를 찾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