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지도 패턴 가방' 프리마클라쎄, '짝퉁' 소송 제기
지도가 그려진 가방으로 유명한 이탈리아의 ‘프리마클라쎄(1A CLASSE·왼쪽)’가 동일한 상표와 디자인을 사용한 한국 기업에 판매중지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이탈리아 명품 ‘알비에로 마티니’는 김앤장 법률사무소를 통해 서울북부지방법원에 한국 가방제조업체 열심I&C를 대상으로 최근 판매중지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다. 열심I&C가 제조·판매 중인 프리마클라쎄(Prima Classe·오른쪽) 가방이 이탈리아 브랜드 프리마클라쎄의 디자인과 상표를 그대로 베껴 상표권을 침해했다고 보고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알비에로 마티니는 ‘프리마’를 ‘1A’로 표기하는 반면 열심I&C는 이를 영문 ‘Prima’로 바꿔 국내 특허청에 상표권까지 등록해놓았다. 발음은 같지만 표기를 다르게 해 상표권을 등록해놓는 등 철저히 준비했다는 점에서 그간의 ‘짝퉁’ 브랜드 사례와는 다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알비에로 마티니는 지도 패턴으로 유명한 가방 브랜드 프리마클라쎄를 1989년부터 제조·판매하고 있다. 이탈리아어로 ‘퍼스트 클래스’를 뜻하는 프리마클라쎄는 베이지색 바탕에 아홉 가지 색으로 그린 세계지도 무늬로 유명하다. 이탈리아 정품은 합성가죽과 면을 여러 겹 덧대 실용적인 특수 천을 개발, 사용하고 있지만 열심I&C가 만든 프리마클라쎄 가방은 저렴한 PVC 소재를 사용했다. 정품 가격은 30만~100만원대지만 한국 기업은 3만~15만원대에 판매하고 있다. 백화점, 홈쇼핑에서 판매하는 정품과 달리 ‘짝퉁’은 고속도로 휴게소, 온라인몰, 할인매장 등에서 팔고 있다. 이탈리아 본사는 한국 기업이 정품 브랜드 가치와 품질 등을 훼손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