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합의 이행 보장' 압박…中 추가 대두 구매로 '성의' 보여
미중, 김정은 방중 속 이틀째 무역협상…합의도출 주목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방중한 가운데 미국과 중국 정부 대표단이 8일 베이징에서 이틀째 무역협상을 이어갔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제프리 게리시 미국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가 이끄는 미국 대표단은 이날 오전 숙소를 떠나 협상장인 중국 상무부 청사로 향했다.

미국 대표단은 숙소를 떠나면서 기자들에게 협상에 관한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다.

중국 정부와 관영 매체들도 이번 협상 진행 상황에 관한 구체적인 정보를 내놓지는 않고 있다.

계획대로라면 미중 양측은 이날 협상을 마무리할 예정이어서 구체적인 합의 도출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협상이 원만하게 마무리되면 양국의 협상 대표인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와 류허(劉鶴) 중국 부총리가 이달 중 회동해 한층 진전된 논의를 이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양측은 전날 시작된 협상에서 미국산 에너지·농산물 구매 확대를 통한 미중 무역 불균형 개선, 지식재산권 보호, 중국의 차별적인 기업 보조금 정책 축소, 외자 기업을 대상으로 한 시장 진입 규제 완화 등 광범위한 주제를 놓고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중국의 무역협상 사령탑인 류허(劉鶴) 부총리가 협상장을 깜짝 방문하는 등 협상은 대체로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서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중 대표단이 직접 마주 앉아 협상에 나선 것은 작년 12월 1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만나 90일간 조건부 휴전에 합의한 이후 처음이다.

미국 백악관은 지난달 미중 정상회담 후 성명을 내고 ▲ 중국 시장에 진입하는 기업들에 대한 기술 이전 강요 ▲ 지식재산권 침해 ▲ 사이버 침투 및 절도 등에 대한 중국의 '구조적 변화'가 의제가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윌버 로스 미국 상무부 장관은 7일(현지시간) CNBC에 출연해 "중국도, 우리도 받아들일 수 있고 모든 핵심 이슈들을 시정하는 합리적 해결책을 도출할 수 있는 매우 좋은 기회를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협상에서 타결되는 새로운 길을 갈 것인지 관세를 높이는 기존 방향으로 갈 것인지를 선택하는 문제"라며 "이건 진정한 양자택일의 결정"이라고 밝혔다.

무역전쟁 휴전 이후 중국은 무역협상 타결에 강한 희망을 내비쳐왔다.

그간 중국은 외국인 투자 기업의 지식재산권 보호를 강화하고 강제 기술이전을 금지하는 새 외국인투자법 초안을 마련하는 등 미국의 요구를 적극적으로 수용할 뜻을 내비쳤다.

또 미국산 차량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도 잠정 중단했다.

아울러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국은 이번 무역협상 시기에 맞춰 미국산 대두를 대규모로 추가 구매하는 계약을 체결하면서 협상 타결 분위기 조성에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고 있다.

다만 급속한 경기둔화 우려 속에서 서둘러 갈등을 봉합하려는 중국과 달리 미국은 중국과의 합의가 도출돼도 확실한 이행 보장까지 받아내겠다면서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7일(현시지간) 양국 대표단 간에 세부적인 합의 도출이 모색되고 있지만 미국은 합의 사항에 대해 약속 준수를 보증하기 위한 방안을 내놓으라고 중국 측을 압박하고 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