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은행은 본점 인력을 긴급 투입해 전국 1058개 전 영업점의 문을 열고 411곳의 거점점포를 운영하는 등 정상영업을 위해 총력전을 펼쳤다. 이런 덕분인지 일부 우려에도 불구하고 창구에서 큰 불편은 없었다는 평가다.
이미 90% 가까운 고객들이 ATM과 인터넷·모바일뱅킹에 의존하고 있는 까닭에 2000년 주택·국민은행 합병 반대 파업 당시와 같은 혼란은 없었다는 것이다.
지난해 상반기(1~6월) 기준 국민은행의 전체 거래에서 온라인뱅킹 등 비대면 채널이 차지하는 비중은 86%(거래 건수 기준)다. 송금·이체 등 간단한 업무는 물론이고 예·적금, 펀드 등 각종 상품 가입도 온라인으로 가능하다. 지난해 상반기 국민은행이 판매한 전체 개인예금의 59%도 모바일뱅킹을 포함한 비대면 채널을 통해 판매됐다.
은행원이 없어도 은행이 잘 돌아가는 디지털 금융시대에서 평균연봉 9100만원의 국내 1위 은행 노조의 파업은 국민들의 공감을 전혀 받지 못했다.

일부 점포에서 창구에 의존해야 하는 업무에서 고객들의 불만도 새어나왔지만 이번 파업이 큰 영향력을 끼치지 못한건 시대가 변했다는 의미도 된다.
국민은행 노조는 오후 2시 파업을 종료하고 이번 파업이 ‘돈 문제’ 때문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노조 측은 △직급별 호봉상한제(페이밴드) 폐지 △임금피크제 도입 시기 연장 등이 핵심 안건이라고 주장했다. 이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31일과 다음달 1일 이틀에 걸친 2차 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같은 노조의 행태에 대해 한 네티즌은 "파업도 4시 이전에 종료하는구나"라고 개탄을 금치 못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