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지난 8일 시장 기대치를 크게 밑도는 작년 4분기(10~12월) 잠정실적(매출 59조원, 영업이익 10조8000억원)을 내놨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 이익은 29% 줄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실적 부진의 주요인은 메모리 고객들의 재고 소진 우선 전략에 따른 신규 주문이 급감한 탓"이라며 "4분기 D램, 낸드플래시의 출하량은 각각 18%, 10%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4분기 큰 폭의 반도체 출하 감소로 가격 하락은 불가피해졌다. 올해 1분기 반도체 부문의 이익도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이 연구원은 "1분기 메모리 출하량 감소폭은 소폭에 그칠 가능성이 높지만 2분기 출하량을 늘리고 재고를 낮추기 위해서는 상당 폭의 가격 하락이 예상된다"며 "1분기 D램과 낸드플래시의 평균판매가격(ASP)은 각각 20%와 10%대 중반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1분기 삼성전자의 반도체 영업이익은 5조원, 전사 영업이익을 8조6000억원으로 기존보다 하향 제시했다.
다만 앞으로 주가 하락은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게 이 연구원의 판단이다. 밸류에이션이 주가순자산비율(PBR: 주가/주당순자산)이 1배로 많이 떨어졌고 주주환원 강화 가능성이 높아서다.
이 연구원은 "당분간 주가는 실적 둔화에 따른 불안감보다는 미·중 무역협상 및 미국 중앙은행(Fed)의 완화적 통화정책에 대한 전망이 변수로 더 크게 작용할 것"이라고 짚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