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 "올해 본격 성과 나올 것…中에서 승부"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기술이전 대신 판권 계약으로 중국 진출
기술유출 위험 줄이면서 임상 경쟁력 확보
국내 생산 바이오시밀러 중국 수출길 열릴 듯
기술유출 위험 줄이면서 임상 경쟁력 확보
국내 생산 바이오시밀러 중국 수출길 열릴 듯
“지난 7년 동안 쉴새없이 달려온 성과들이 올해부터 나타날 겁니다”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은 8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JP모간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이렇게 말했다. 올해부터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임랄디’와 허셉틴 바이오시밀러 ‘온트루잔트’의 유럽 판매가 본격화되면서 실적이 성장세를 타고 있어서다.
고 사장은 ”지난해 11월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4~5개 제품이 한꺼번에 출시됐을 때 출혈 경쟁이 심할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며 ”하지만 출시 45일 간 처방 데이터를 보니 지금까지 내놓은 어떤 제품들보다도 판매량이 높았다“고 말했다. 휴미라가 연매출 20조원에 이르는 글로벌 판매 1위 바이오의약품인만큼 시장성이 충분하다는 얘기다.
그는 ”바이오시밀러는 개발, 허가, 생산 과정이 어려워 진입 장벽이 높은 산업”이라며 “최근 바이오시밀러 개발회사들이 많아졌지만 정작 글로벌 품질 기준에 맞는 제품을 만드는 회사는 많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유럽에 출시된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중 임랄디가 독보적으로 판매가 1위를 기록하고 있다“고 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 암젠, 산도즈 등 글로벌 바이오기업들과 경쟁하고 있다. 고 사장은 임랄디가 출시 초기부터 우위를 점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생산능력을 꼽았다. 삼성바이오에피스와 바이오젠이 미리 휴미라 시장을 염두에 두고 생산 시설을 확보한 반면 경쟁사들은 바이오시밀러 사업이 우선 순위에서 밀리면서 대량 생산이 어렵다는 점에서다.
실제 대형 제약사들은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해놓고도 포기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베링거인겔하임은 유럽에서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실테조’의 판매 허가를 받았지만 제품을 출시하지 않았고 산도스는 지난해 맙테라 바이오시밀러 '릭사톤'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신청을 취하했다. 생산 문제 뿐만 아니라 가격 경쟁력, 투자 대비 수익성 등 복합적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고 사장은 유방암 치료제 온트루잔트도 유럽 주요 국가 입찰에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고 했다. 온트루잔트는 이달 FDA 허가도 앞두고 있다. 유럽에서는 온트루잔트가 먼저 허가를 받아 퍼스트무버(시장개척자) 지위를 얻었지만 미국에서는 셀트리온의 허쥬마보다 뒤처졌다.
미국에서는 특허가 만료되는 내년 초부터 셀트리온의 ’허쥬마‘와 함께 판매될 전망이다. 그는 ”올해 허가를 받더라도 특허 때문에 출시 시기는 비슷할 것“이라며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와 달리 항암제는 신규 환자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시장점유율은 예측하기 힘들다“고 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올해 중국 진출도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 7일 중국 3S바이오와 아바스틴 바이오시밀러(SB8)를 비롯한 일부 제품의 판권 계약을 체결했고 최근 다른 중국 바이오업체와도 판권 계약을 맺었다. 3S바이오는 엔브렐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해 중국에서만 판매하고 있다.
독특한 점은 기술이전, 공동개발이 아닌 판권 계약이라는 점이다. 개발이 완료된 바이오시밀러를 제공해 중국 업체가 현지 임상, 허가, 판매만 담당하는 형태다. 그동안 중국에 진출하려면 자국 기업과 합작회사를 세워 기술이전하는 방식만 허용됐다.
의약품은 규제가 더 심했다. 중국에서 생산한 임상물질만 사용해야하고 중국인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해야 허가를 받을 수 있었다. 판매 허가를 받은 뒤에 생산도 중국에서만 가능했다.
그러나 지난해 모든 규제가 풀렸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이번 계약으로 기술 유출 위험을 줄이면서 허가 기간도 단축할 수 있게 됐다. 고 사장은 ”SB8은 국내 임상 3상이 완료돼 중국에서도 환자 약 150명만 대상으로 임상 3상만 하면 된다“며 ”허가 기간도 1년 가량으로 빨리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허가 이후 생산도 별도의 바이오의약품위탁생산(CMO)에 맡길 계획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국내에서 생산해 중국으로 수출할 가능성도 열린 셈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3S바이오 외에도 제품별로 다른 중국 기업들과 판권 계약을 맺어 임상과 판매망을 다변화한다는 전략이다. 고 사장은 ”중국에서 출시된 바이오시밀러 중 글로벌 허가를 받은 제품은 없기 때문에 우리 제품이 허가를 받는다면 경쟁우위를 점할 수 있다“며 ”최근 중국 정부가 고가의 항암제도 보험에 등재하고 있어 세계 2위 폭발적인 시장이 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 사장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수익이 나는만큼 유망한 후보물질이나 기술도입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올해 대형 제약사 뿐만 아니라 다양한 바이오기업들과도 만나 신약 후보를 검토하고 있다”며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은 8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JP모간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이렇게 말했다. 올해부터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임랄디’와 허셉틴 바이오시밀러 ‘온트루잔트’의 유럽 판매가 본격화되면서 실적이 성장세를 타고 있어서다.
고 사장은 ”지난해 11월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4~5개 제품이 한꺼번에 출시됐을 때 출혈 경쟁이 심할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며 ”하지만 출시 45일 간 처방 데이터를 보니 지금까지 내놓은 어떤 제품들보다도 판매량이 높았다“고 말했다. 휴미라가 연매출 20조원에 이르는 글로벌 판매 1위 바이오의약품인만큼 시장성이 충분하다는 얘기다.
그는 ”바이오시밀러는 개발, 허가, 생산 과정이 어려워 진입 장벽이 높은 산업”이라며 “최근 바이오시밀러 개발회사들이 많아졌지만 정작 글로벌 품질 기준에 맞는 제품을 만드는 회사는 많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유럽에 출시된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중 임랄디가 독보적으로 판매가 1위를 기록하고 있다“고 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 암젠, 산도즈 등 글로벌 바이오기업들과 경쟁하고 있다. 고 사장은 임랄디가 출시 초기부터 우위를 점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생산능력을 꼽았다. 삼성바이오에피스와 바이오젠이 미리 휴미라 시장을 염두에 두고 생산 시설을 확보한 반면 경쟁사들은 바이오시밀러 사업이 우선 순위에서 밀리면서 대량 생산이 어렵다는 점에서다.
실제 대형 제약사들은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해놓고도 포기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베링거인겔하임은 유럽에서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실테조’의 판매 허가를 받았지만 제품을 출시하지 않았고 산도스는 지난해 맙테라 바이오시밀러 '릭사톤'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신청을 취하했다. 생산 문제 뿐만 아니라 가격 경쟁력, 투자 대비 수익성 등 복합적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고 사장은 유방암 치료제 온트루잔트도 유럽 주요 국가 입찰에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고 했다. 온트루잔트는 이달 FDA 허가도 앞두고 있다. 유럽에서는 온트루잔트가 먼저 허가를 받아 퍼스트무버(시장개척자) 지위를 얻었지만 미국에서는 셀트리온의 허쥬마보다 뒤처졌다.
미국에서는 특허가 만료되는 내년 초부터 셀트리온의 ’허쥬마‘와 함께 판매될 전망이다. 그는 ”올해 허가를 받더라도 특허 때문에 출시 시기는 비슷할 것“이라며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와 달리 항암제는 신규 환자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시장점유율은 예측하기 힘들다“고 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올해 중국 진출도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 7일 중국 3S바이오와 아바스틴 바이오시밀러(SB8)를 비롯한 일부 제품의 판권 계약을 체결했고 최근 다른 중국 바이오업체와도 판권 계약을 맺었다. 3S바이오는 엔브렐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해 중국에서만 판매하고 있다.
독특한 점은 기술이전, 공동개발이 아닌 판권 계약이라는 점이다. 개발이 완료된 바이오시밀러를 제공해 중국 업체가 현지 임상, 허가, 판매만 담당하는 형태다. 그동안 중국에 진출하려면 자국 기업과 합작회사를 세워 기술이전하는 방식만 허용됐다.
의약품은 규제가 더 심했다. 중국에서 생산한 임상물질만 사용해야하고 중국인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해야 허가를 받을 수 있었다. 판매 허가를 받은 뒤에 생산도 중국에서만 가능했다.
그러나 지난해 모든 규제가 풀렸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이번 계약으로 기술 유출 위험을 줄이면서 허가 기간도 단축할 수 있게 됐다. 고 사장은 ”SB8은 국내 임상 3상이 완료돼 중국에서도 환자 약 150명만 대상으로 임상 3상만 하면 된다“며 ”허가 기간도 1년 가량으로 빨리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허가 이후 생산도 별도의 바이오의약품위탁생산(CMO)에 맡길 계획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국내에서 생산해 중국으로 수출할 가능성도 열린 셈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3S바이오 외에도 제품별로 다른 중국 기업들과 판권 계약을 맺어 임상과 판매망을 다변화한다는 전략이다. 고 사장은 ”중국에서 출시된 바이오시밀러 중 글로벌 허가를 받은 제품은 없기 때문에 우리 제품이 허가를 받는다면 경쟁우위를 점할 수 있다“며 ”최근 중국 정부가 고가의 항암제도 보험에 등재하고 있어 세계 2위 폭발적인 시장이 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 사장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수익이 나는만큼 유망한 후보물질이나 기술도입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올해 대형 제약사 뿐만 아니라 다양한 바이오기업들과도 만나 신약 후보를 검토하고 있다”며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