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호 SK텔레콤 사장/사진=SKT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사진=SKT
새해 벽두부터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두 이동통신사 수장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5G(5세대 이동통신) 시대 새로운 먹거리를 찾기 위해서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박정호 SK텔레콤 사장과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 전자 전시회 'CES 2019'에 참석했다. 이들은 국내·외 사업자들과 업무협약(MOU)을 맺거나 다양한 부스를 참관하며 활발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박 사장의 행보다. 자율주행 협력 양해각서 체결 등 올해 CES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보여준 곳은 국내 통신 3사 중 SK텔레콤이 유일하다. 특히 박 사장은 올해 CES에서 미디어의 중요성을 다시한 번 강조했다. CES가 열리기 직전, SK텔레콤은 지상파 OTT(over the top,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인 '푹'과의 합병 추진을 발표하기도 했다.

박 사장은 CES 현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장에서 "5G 시대 변화는 미디어부터 시작될 것"이라며 "4G때 PC가 스마트폰 안에 들어왔다면 5G는 TV가 스마트폰 안에 들어올 것"이라고 말했다.

자율주행과 관련해해서 박 사장은 세계적인 자동차 전장기업 하면과 미국 지상파 방송사 싱클레어 방송 그룹과 함께 '북미 방송망 기반의 전장용 기술 개발 및 사업화를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또 죽스·디에이테크놀로지 등 국내·외 모빌리티 기업과 '자율주행 기술 개발 및 사업화'를 위한 양해각서를 맺었다.

삼성전자 폴더블폰에 대한 기대감도 언급했다. 삼성전자의 폴더블폰이 5G에 적합한 디바이스가 될 것이란 얘기다. 박 사장은 "삼성과의 미팅에서 폴더블폰을 봤는데 미디어 스트리밍에 적합한 기기였다"며 "5G와 결합되면 게임과 미디어에서 큰 차이를 느끼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삼성전자의 폴더블폰은 올해 상반기안에 출시될 것으로 알려졌다. 5G 기능이 탑재될 지는 미지수다.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사진=LGU+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사진=LGU+
지난해 취임한 하 부회장은 올해 LG유플러스의 5G 사업을 이끌어가게 될 중책을 맡았다. 그 만큼 무거운 발걸음을 빠르게 옮기는 모양새다.

우선 하 부회장은 삼성전자 부스를 들렀다. 5G 상용화에 가장 중요한 것이 디바이스, 특히 스마트폰이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 삼성전자의 5G 장비 중요성이 커진 것도 한 몫 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하 부회장은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과 만나 5G 조기확산을 위해 단말 및 장비 적기 공급에 대해 상호 협력하고 5G 기술혁신에 대한 공조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고 말했다.

이 밖에 하 부회장은 로봇 네이버, 뷰직스 등의 부스를 방문했다. 네이버 부스에서는 5G 통신과 연결한 로봇팔 '엠비덱스'를 직접 살펴보기도 했고 뷰직스에서는 스마트 글래스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AR글래스에 대한 관심뿐만 아니라 글래스에 연동되는 플랫폼 비롯한 생태계 구축 과정에 대해 설명을 들었다"고 전했다.

박 사장과 하 부회장이 CES에서 동분서주 하는 이유는 5G 사업모델때문이다. 5G 전파가 송출된 지난해 12월 1월 이후 줄곧 사업모델이 부재하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AR(증강현실), VR(가상현실) 등의 사업모델이 나오긴 했지만, 여전히 소비자들과 동떨어졌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업계 관계자는 "올 한해 5G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만큼, 최고경영자들의 CES 행보는 집중될 수 밖에 없다"며 "막연했던 5G에 대해 인사이트를 보여줬다는 것이 큰 성과일 수 있다"고 말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