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철·리수용·리용호 北외교 3인방…북중정상회담에 배석

北매체, 김여정·리일환·최동명 방중 수행도 확인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네 번째 중국 방문을 수행한 북한의 '대외전략 3인방'이 이번 북중정상회담에 나란히 배석하며 정치·외교적 위상을 확인했다.

조선중앙통신은 10일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북중정상회담에 "우리 측에서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위원이며 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들인 리수용 동지, 김영철 동지와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위원이며 외무상인 리용호 동지가 참가하였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해 세 차례 열린 북중정상회담을 모두 수행하고, 6·12 북미정상회담에도 배석했다.

이번 북·중 정상 간 회담에도 어김없이 회담 테이블에 앉으면서 북한의 대외관계를 이끄는 최고 실세임을 다시 한번 과시한 것으로 평가된다.

리수용 노동당 부위원장은 당 국제담당 부위원장으로, 중국과의 '당 대 당' 외교를 총괄하고 있다.

특히, 중앙통신은 이날 리수용을 김영철보다 먼저 호명해 이번 회담에서 리수용이 어떤 역할을 했을지 주목된다.

앞서 중앙통신은 지난 8일 김 위원장의 방중 보도에서 김영철을 리수용보다 먼저 호명했다.

그러나 노동신문이 이날 공개한 북중정상회담 사진에는 김 위원장의 바로 왼쪽에 김영철이 자리하고, 리수용은 김영철 옆쪽인 왼쪽 가장자리에 앉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영철이 남북뿐 아니라 북미 교섭의 핵심적인 역할을 하면서 북한의 대외관계에서 여전히 중심축 역할을 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김영철 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은 김정은 위원장의 '복심'이자 미국, 한국과의 핵심 대화 파트너로, 지난해 북한의 대외전략 전환을 주도해 왔다.

리용호 외무상은 북한 외무성의 대표적 '미국통'이자 핵 문제 관련 핵심 전략가로 꼽힌다.

이들 북한의 대외전략 3인방이 북중 정상 간 회담에 배석한 것은 2차 북미정상회담을 비롯해 비핵화 문제 등 대외관계에 초점을 맞춘 양국 사이의 전략적 협의가 이번 회담의 핵심 목적이었음을 보여준다.

아울러 이날 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의 이번 방중에 이들 3인방 외에도 김여정 당 제1부부장과 리일환·최동명 당 부장이 수행원으로 포함됐음을 밝혔다.

앞서 지난 8일 북한 매체들은 김 위원장의 방중 소식을 전하며 "김영철 동지, 리수용, 박태성, 리용호, 노광철 동지를 비롯한 당과 정부 무력기관의 간부들과 함께 떠났다"고만 언급했다.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은 선전선동부에서 최고지도자의 이미지 관리와 체제 선전을 전담하고, 김 위원장 관련 의전·행사 준비를 총괄하는 사실상의 '비서실장'이다.

그는 김 위원장의 활동에 대한 보도도 직접 챙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여정은 지난 8일 김 위원장의 숙소인 조어대(釣魚台)에서 행사 준비를 위해 부산하게 움직이는 모습이 목격됐으며 같은 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마련한 만찬 연회에도 참석해 김 위원장을 수행했다.

북한에서 근로단체와 체육을 담당하는 리일환과 과학교육부장으로 보건분야도 다루는 최동명도 김 위원장의 두터운 신임을 받는 핵심 측근으로 분류된다.

특히, 최동명이 이번 방중 수행단에 포함된 것은 김 위원장이 전날 베이징 경제기술개발구에 있는 생약 제조업체 동인당(同仁堂·통런탕) 공장을 방문한 것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

나아가 북중 양측이 이번 정상회담에서 대외관계 논의에 방점을 찍으면서도, 올해 양국 간 수교 70주년을 기념해 경제·과학·근로·체육·보건 등의 분야에서 교류·협력 발전을 위한 별도 논의도 했을 가능성이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