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현2구역 철거협상 타결…'극단선택' 철거민 12일 영결식
강제철거를 당한 뒤 극단적 선택을 한 고(故) 박준경 씨의 유족이 재개발 조합으로부터 보상을 받는다.

서울시는 10일 마포구 아현2구역 철거민 대책위원회와 재개발 조합이 약 한 달 동안 이어진 수습대책 및 보상 협상 끝에 전날 합의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합의안은 조합이 유족에게 장례비와 위로금을 지급하고, 현재 강제철거 시도에 맞서 남아 있는 3세대에 임대주택 알선 등 이주대책을 마련하는 내용이다.

서울시와 마포구는 박씨 어머니에게 임대주택을 제공하고, 대책위가 조합과 마포구청 관계자 등을 향해 취한 법적 조치는 취하하기로 했다.

박씨의 영결식도 약 40일만인 오는 12일 치러진다.

재건축구역 월세 세입자였던 박씨와 어머니는 지난해 9월 철거 용역들에 의해 집에서 강제로 퇴거당했다.

석달간 빈집을 전전하던 박씨는 12월 4일 한강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유서에서 박씨는 "3일간 추운 겨울을 길에서 보냈고 내일이 오는 것이 두려워 자살을 선택한다"며 "저는 이렇게 가더라도 저희 어머니께는 임대아파트를 드려서 저와 같이 되지 않게 해주세요"라고 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박씨의 빈소를 방문해 철거 시도가 적법했는지 조사하겠다고 약속했다.

이후 서울시는 위법한 강제철거를 하거나 이를 눈감은 의혹을 두고 재건축 조합과 마포구청 담당 부서를 감사하는 한편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 중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