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이후 4년만에 최소 증가폭
보험·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 대출 주춤
은행 주택담보대출 증가세는 가팔라


가계대출이 지난해 약 75조원 증가했다. 전체 증가폭은 전년보다 둔화했지만, 은행권을 중심으로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가팔라졌다.

금융위원회·한국은행·금융감독원이 10일 내놓은 ‘2018년 12월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금융권 가계대출은 6조5000억원 증가했다. 1년치를 합산하면 지난해 가계대출은 75조1000억원 늘었다. 증가폭은 2017년과 비교해 15조4000억원 축소됐다. 2014년 이후 4년 만에 가장 작은 규모다.

이처럼 증가폭이 줄어든 것은 2017년 31조7000억원이던 제2금융권(보험·상호금융·저축은행·여신전문금융·새마을금고) 가계대출 증가폭이 지난해 14조6000억원으로 급격히 위축된 결과다.

반면 은행권의 가계대출 증가폭은 2017년 58조9000억원에서 지난해 60조8000억원으로 커졌다. 잔액은 827조6000억원이 됐다. 세부적으론 주택담보대출 증가폭이 37조2000억원에서 37조8000억원으로, 기타대출 증가폭이 21조6000억원에서 22조7000억원으로 각각 확대됐다. ‘9·13 부동산 대책’과 총체적상환비율(DSR) 적용에 앞서 집값이 급등한 데다 장기화한 저금리가 대출 수요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부동산 시장 활황기에 분양 아파트 입주가 이뤄지며 잔금 대출이 늘어난 게 영향을 줬다. 비수기인 지난달 전세자금 대출 증가세가 이어진 측면도 있다. 지난달 수도권 아파트 입주(2만9000호), 서울 아파트 전세거래(1만1000호)는 11월과 비슷하거나 많았다. 금융위 관계자는 “주택도시기금 버팀목 전세대출이 10월 말부터 은행 재원으로 전환하면서 정책자금 계정이 아닌 은행 전세대출로 잡혔기 때문에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폭이 더 커졌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일시적인 요인 등을 제외하면 지난달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은 전년 동월 대비 5000억원 축소됐다는 게 금융위 설명이다.

제2금융권은 지난달에도 가계대출이 위축되는 현상을 이어갔다. 지난달 증가폭은 1조2000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7000억원, 전월 대비 1000억원 축소됐다. 주택담보대출은 잔액은 전년 동월 대비 6000억원, 전월 대비 3000억원 감소했다. 다만 기타대출은 1조7000억원 증가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