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 자산관리회사(AMC)인 제이알투자운용이 일본 도쿄 오피스 빌딩인 아카사카 스타게이트 플라자(사진)를 매각해 쏠쏠한 수익을 올렸다. 일본 경기 상승을 기대하고 과감하게 베팅한 결실로 풀이된다.
1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제이알투자운용은 최근 이 건물 지분 45%를 총 175억5000만엔(약 1820억원)에 한 일본 기관투자가에 매각했다. 2014년 7월 141억8000만엔(약 1460억원)에 사들인 지 4년5개월여 만에 33억7000만엔(약 350억원)의 시세 차익을 냈다.
이 건물은 연면적 1만7493㎡에 지하 2층~지상 16층 규모인 최고급 빌딩이다. 도쿄스타뱅크 등이 임차하고 있다. 건물이 있는 미나토구 아카사카는 일본 의회의사당과 총리대사관저가 있는 핵심업무지구(CBD)다. 전용면적 기준 가격이 3.3㎡당 1000만엔(약 1억300만원)이 넘는 건물이 즐비하다.
이 빌딩은 투자 당시 국내 리츠가 해외 코어(핵심) 오피스 빌딩에 베팅하는 첫 사례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국내 기관투자가 대부분이 주로 미국 부동산에 집중하고, 가끔 유럽에 투자하던 시기여서 투자자 유치가 쉽지 않았다. 한 금융사는 투자심의위원회를 통과하고도 막판에 최고경영자(CEO)가 투자를 철회하는 등 우여곡절이 많았다. 제이알투자운용은 결국 과학기술인공제회, 전문건설공제조합, 부동산 투자회사인 성담의 자금을 받아 투자를 마쳤다.
제이알투자운용의 판단은 적중했다. 2014년부터 일본 경기가 회복됐고, 임대 시장도 살아나기 시작했다. 0%대 금리로 대출을 일으킨 이 건물 투자자들은 연평균 7.8%의 배당 수익률을 올렸다. 매각 차액을 더한 운용 기간의 내부수익률(IRR)은 13.3%를 기록했다.
제이알투자운용은 이 건물에 투자한 후인 2015년과 2017년 각각 사이타마현 가와고에 물류센터, 시나가와가 오피스 빌딩에도 투자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