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AI·자율주행 영역서 글로벌 IT·車 기업간 합종연횡 활발

올해 CES에서 글로벌 TV 제품들이 전시된 형태를 살펴보면, 생산업체 브랜드 옆에 구글이나 아마존 같은 타 브랜드 로고가 '짝꿍'처럼 붙어있는 점이 눈에 띈다.

단순히 더 크고 더 선명한 TV를 만드는 하드웨어 기술력이 TV 경쟁력을 좌우했던 과거와 다르게, 최근에는 TV로 볼 수 있는 콘텐츠의 범위나 인공지능(AI) 기술 등 소프트웨어 측면의 역량이 중요한 변수로 자리 잡는 추세다.
'CES는 짝짓기 열풍'…구글·아마존 등 SW와 손잡는 하드웨어들
10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의 삼성전자·LG전자, 미국의 비지오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올해 'CES 2019'에서 애플과의 협업을 발표했다.

이를 통해 애플 기기 사용자들은 애플의 모바일 운영체제 iOS의 다양한 콘텐츠를 삼성전자·LG전자 등 타사 브랜드 TV를 통해서도 감상할 수 있게 됐다.

중국업체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가령 TCL의 경우 미국의 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업체 '로쿠 TV'를 적용한 4K·8K TV 제품들을 부스 중앙에 전시했다.

현장의 TCL 소속 직원은 "로쿠 TV가 탑재돼 유튜브나 넷플릭스 등으로부터 수많은 다양한 콘텐츠를 손쉽게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소개했다.

구글이나 아마존의 AI 플랫폼을 자사 TV에 탑재하기 위한 '짝짓기'도 더는 새롭지 않게 느껴질 정도로 최근 몇 년 사이 대세가 됐다.

TV에 AI 플랫폼이 탑재되면 단순히 TV 작동만 손쉬워지는 것이 아니라 사물인터넷(IoT)으로 연결된 집안 내 상당수 가전제품을 TV를 매개로 통제할 수 있게 된다.

TV가 일종의 그 집안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는 셈이다.

올해 CES에서만 해도 소니·하이센스·필립스·TCL·스카이워스·샤오미·하이어 등 수많은 글로벌 TV 제조업체들이 구글의 AI 비서인 '구글 어시스턴트'를 탑재한 안드로이드 TV 제품들을 전시했다.
'CES는 짝짓기 열풍'…구글·아마존 등 SW와 손잡는 하드웨어들
이 같은 추세는 양측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덕분으로 풀이된다.

소프트웨어 플랫폼 제공업체로서는 보다 대중적인 하드웨어를 매개체로 삼을수록 자사 콘텐츠 서비스 이용자가 증가하고, 가전업체들은 더 안정적인 플랫폼 제공업체와 손을 잡을수록 TV를 포함한 자사 제품군의 판매량이 늘어나는 효과를 노린 것이다.

소프트웨어 기업과 하드웨어 업체가 각자의 영역을 초월해 합종연횡을 이루는 현상이 비단 TV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LG전자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인공지능(AI)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기 위해 CES 2019 기간에 관련 업무협약을 맺었고, 아마존도 경쟁사 마이크로소프트와 존을 잡고 양사 AI 플랫폼을 통합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기아차도 중국 검색포털 바이두와 협업해 개발한 인공지능 로봇 샤오두가 탑재된 즈파오(스포티지)를 작년 11월 광저우 모터쇼에서 선보인 바 있고, 추후 양산차에 탑재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다.

업계에서는 4차 산업혁명 흐름과 함께 기술 격변이 나타나면서 업종 간 경계가 무너지고 기존의 업종 구분이 무의미해지는 추세가 나타난 것으로 보고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