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언론 "가장 비싼 이혼"…재산 절반분할시 아내 매켄지, 세계 최고 여성부호
뉴욕포스트 "제프 베이조스, 별거 기간 다른 여성 만나"
아마존 CEO 베이조스 이혼…세계 최고부호 재산분할은 어떻게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 최고경영자(CEO)인 제프 베이조스(54)와 부인 매켄지 베이조스(48)가 9일(현지시간) 결혼 25년 만에 이혼을 선언했다.

세계 최고 부호인 베이조스의 이혼으로 부인과의 재산분할이 어떻게 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25년간 부부·동지·동업자로…"친구 관계 계속할 것"
제프 베이조스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오랜 기간 애정 어린 탐색과 시험적인 별거 끝에 이혼하기로 결정했다"면서 "우리는 친구로서 공유된 삶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이혼 발표문에는 매켄지도 이름을 같이 올렸다.

구체적인 이혼 사유는 밝히지 않았다.

제프와 매켄지는 이날 발표문에서 "우리는 서로를 발견한 것을 행운으로 느끼고, 결혼 기간에 대한 깊은 감사를 느낀다"고 말했다.

또 "우리는 부부로서 멋진 삶을 살았다"면서 "부모로서 친구로서 벤처와 프로젝트에 대한 파트너로서, 벤처와 모험을 추구하는 개인으로서 멋진 미래가 있다"고 강조했다.

미 경제매체인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매켄지가 한때 패션잡지 '보그'와의 인터뷰에서 "그(제프)는 사람 만나기를 좋아하는 매우 사교적인 사람이다.

나에게는 칵테일 파티가 신경 쓰이는 일이다.

대화의 간결함, 많은 사람, 그것은 내게 맞는 장소가 아니다"고 언급하면서 "대비되는 성격이 서로를 보완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제프 베이조스도 지난해 4월 독일 베를린의 한 행사에서 아마존 설립 당시 매켄지의 도움은 중요한 역할을 했다면서 "인생에서 매켄지나 부모님 등과 같은 사랑하고 지지해주는 사람이 있을 때 위험을 감수할 수 있게 된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하지만 미 일간 뉴욕포스트는 이날 "제프가 전 폭스 TV 앵커이자 할리우드의 실력자이자 배우 대리인인 패트릭 화이트셀의 아내 로런 샌체즈(49)와 비밀리에 만나왔다"고 보도했다.

매켄지 역시 별거 기간 이들이 만남을 가져온 사실을 알고 있었으며 화이트셀과 샌체즈는 작년 가을 갈라 선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최고부호 아마존 CEO 이혼...재산분할 관심 집중 / 연합뉴스 (Yonhapnews)
제프와 매켄지는 1990년대 초반 처음 만났다.

제프 베이조스는 당시 헤지펀드(D.E Shaw)에 몸담았었고, 면접관으로서 같은 회사에 지원한 매켄지를 처음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그들은 같은 회사에서 일했고 1993년 결혼했다.

제프는 1994년 아마존닷컴을 설립했다.

제프는 당시 뉴욕에서 서부 시애틀로 향하면서 부인인 매켄지가 운전하는 동안 아마존의 사업 아이디어를 노트북에 구체화했다.

매켄지는 아마존닷컴 사업 초기 도서 주문과 출하, 회계 등을 담당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제프와 매켄지는 4명의 자녀를 두고 있으며, 매켄지는 현재 소설가다.

제프-매켄지 부부는 지난해 9월 20억 달러 규모의 자선기금인 '데이 원 펀드' 조성을 발표하기도 했었다.

◇ 재산 분할은 어떻게?…절반씩 나눌 땐 아내 매켄지, 세계 최고 여성 부호로
아마존 CEO이자 우주탐사 기업 블루 오리진의 창립자, 미 유력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 소유주인 베이조스는 자산이 1천372억 달러(약 145조8천210억원)에 달하는 세계 최고 부호로 꼽힌다.

이들 부부는 미 전역에 여러 채의 집도 갖고 있다.

캘리포니아 베벌리힐스에 보유한 1천290만 달러짜리 자택이나 옛 박물관을 개조한 워싱턴DC의 2천300만 달러짜리 집도 그중 일부다.

미 언론들도 이번 이혼이 세계 최고 갑부의 재산과 전 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아마존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법률적으로는 제프 베이조스 재산의 절반이 아내 매켄지에게 넘어갈 것으로 점쳐진다.

이들 부부의 주거지이자 아마존 본사가 있는 워싱턴주, 또는 이들이 자택을 보유한 캘리포니아주는 '부부 공동재산'(community property)제도를 채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제도는 이혼 때 결혼 후 형성된 재산을 절반씩 나누도록 하고 있다.

미 언론들이 "역사상 가장 값비싼 이혼이 될 것"이라고 보도하는 이유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 경우 매켄지가 세계에서 최고의 여성 부호가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현재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여성은 화장품 회사 로레알 창업자의 손녀딸인 프랑수아즈 베탕쿠르-메이예로, 456억 달러의 재산을 보유하고 있다"며 매켄지가 제프 재산의 절반인 약 690억 달러를 받으면 여성 부호 1위에 오른다고 밝혔다.

다만 맨해튼의 이혼전문 변호사 재클린 뉴먼은 "베이조스 부부는 거의 틀림없이 법정 바깥에서 이혼에 합의할 것"이라며 "특히 기업공개가 된 회사의 경우 정보가 새나갈 경우 주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비밀리에, 조용히 처리하길 원할 것"이라고 AP 통신에 밝혔다.

시애틀의 법무법인 매킨리 어빈 소속 제니퍼 페이즈노도 이혼 발표문의 우호적인 논조를 볼 때 이들 부부가 이미 재산 분할에 합의했을 가능성이 아주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CNBC도 제프와 매켄지가 우호적인 결별을 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혼전문 변호사들은 매켄지가 '가족의 부'를 계속 증식하기를 바랄 가능성이 크다면서 제프 베이조스의 아마존 지분을 축소하는 해결을 추구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혼이 전 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아마존에 미칠 영향도 관심사다.

제프 베이조스는 현재 아마존 주식 약 16.3%를 보유하고 있으며, 평가액이 1천300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매켄지가 직접 보유한 아마존 주식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마존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베이조스는 (기존대로) 아마존의 모든 분야에 여전히 집중하고 관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재산 분할로 제프의 지분이 절반으로 줄어들더라도 제프는 여전히 최대주주의 지위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제프 베이조스가 지분을 절반을 잃더라도 여전히 약 8%의 지분율로 아마존의 최대주주 중 한 명으로 남을 것"이라며 "각각 5% 남짓의 지분을 가진 자산운용사 뱅가드그룹과 블랙록그룹이 그다음 최대주주"라고 보도했다.

NBC 방송은 "(이혼하는) CEO는 이혼 합의를 위해 주식을 팔아야만 할 수도 있다"며 "이는 CEO의 기업 지배력을 약화시키고 주가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도했다.

NBC는 다만 "투자자들은 적어도 당장은 크게 걱정하지 않는 듯하다"면서 이날 아마존의 주가가 상승한 점을 지적했다.

반면 CNBC는 조던 네이랜드 조지메이슨대 조교수를 인용해 "아내(매켄지)가 아마존의 주식 일부를 가져갈 것 같다"며 "이 경우 아마존의 지배구조가 바뀌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 뉴욕 증시에서 아마존 주가는 오전 한때 하락세를 보였으나 결국 주당 2.84달러 상승한 1천659.42달러에 마감했다.

그 결과 아마존의 시가총액은 8천110억 달러로 집계되며 전 세계 시총 1위 지위를 유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