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선 잡으려다 사람 잡는 격"…툭하면 터지는 낚싯배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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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반응 '터질 게 터졌다'…2017년 기준 낚시어선 이용객 414만명 추정
사고도 덩달아 급증…263건에 인명 피해만 105명 선상 낚시를 즐기는 레저인구가 늘면서 낚싯배 사고도 끊이지 않고 있다.
2017년 인천 영흥도 해상에서 급유선과 충돌해 15명이 숨진 낚싯배 '선창1호' 사고 기억이 채 잊히기도 전에 통영 먼바다에서 갈치낚시객들을 태운 배가 전복되는 대형사고가 발생했다.
◇ '크고 작은 사고 속출'
낚시어선 이용객 수는 40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에 비례해 사고도 급증하고 있다.
2017년 한해만 263건 사고가 발생했고, 105명의 인명 피해가 났을 정도로 크고 작은 사고가 바다에서 빈발하고 있다.
11일 오전 5시께 경남 통영시 욕지도 남쪽 약 80㎞ 해상에서 여수 선적 9.77t급 낚시어선 무적호가 전복됐다.
14명으로 추정되는 승선원 중 12명이 구조됐지만 3명이 숨졌고, 나머지 2명은 실종상태다. 앞서 15명이 숨지고 7명이 다친 2017년 12월 인천 영흥도 앞바다 낚시어선 선창1호 사고, 18명이 한꺼번에 목숨을 잃은 2015년 6월 추자도 낚시어선 전복사고에 이은 또 하나의 대형 낚시어선 관련 참사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무적호 사고와 관련 낚시꾼들은 '터질 게 터졌다'라고 말한다.
어느 정도 예고된 사고라는 지적이다.
최근 낚시어선 관련 사고가 워낙 자주 발생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30일 경남 통영 홍도 인근 해상에 떠 있던 낚싯배에서 불이나 9명이 인근 낚싯배로 대피하는 일도 있었다.
인근 낚싯배가 없었으면 또 하나의 참사로 이어질 뻔한 사고였다.
같은 달 2일에는 인천 굴업도 인근에서 낚시어선 스크루가 바닷속 어망에 감기면서 승객 20명과 선원이 표류하다 해경에 구조되는 일도 있었다.
지난해 11월에도 전북 군산에서 낚싯배가 추진기 고장으로 표류해 18명이 구조됐고, 한 달 전에도 전남 완도군에서 낚시어선이 암초에 걸려 승객 14명이 오도 가도 못 하는 신세가 되기도 했다.
◇ 안전 원칙 지키지 않거나, 무리한 운항 '인재'
낚시어선 이용객 수는 2014년 206만명, 2015년 295만명, 2016년 342만명, 2017년 414만명으로 해마다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사고 건수도 2014년 87건에서 2017년에는 263건으로 크게 늘었고, 같은 기간 인명 피해도 43명에서 105명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사고는 안전에 관한 원칙을 지키지 않았거나 안전불감증 탓이 크다.
15명의 사망자를 낸 인천 선창1호는 좁은 수로에서 작은 배가 큰 배의 흐름을 방해해서는 안 된다는 '좁은 수로 항법'을 지키지 않았다.
충돌한 급유선도 사고 방지를 위한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
급유선 선장 전모(39)씨는 낚싯배를 발견하고도 충돌을 막기 위한 감속이나 항로변경 등을 하지 않은 혐의가 인정돼 재판에서 금고 2년을, 갑판원 김모(49) 씨는 '2인 1조' 당직 근무를 하던 중 조타실을 비워 관련 매뉴얼을 지키지 않아 금고 1년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돌고래호' 사고도 무리한 운항이 빚어낸 사고다.
사고 당일 목적지인 추자도 인근 해상에는 54㎜의 폭우가 내리고 물결이 최고 2.1m, 풍속은 나무가 흔들릴 정도인 초당 11m인 상태였는데도 낚싯배를 운항한 것으로 해경은 조사했다.
승선원 신고를 제대로 하지 않아 해경이 인명 피해와 구조작업에 애를 먹었고, 승객들이 구명조끼도 대부분 착용하지 않아 피해를 키우기도 했다.
통영 앞바다 무적호 전복 사고 원인도 무리한 출조와 안전의식 부재로 추정되고 있다.
사고가 난 해역이 조업금지구역이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구명조끼도 제대로 착용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이 6개 광역자치단체에서 영업 중인 낚시어선 20개를 대상으로 안전실태를 조사할 결과 35%는 구명조끼를 상시 착용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18개(90%) 어선은 구명부환이 아예 없거나 규정에 맞는 수량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14개(70%) 어선은 물속에 투하되면 자동 점등돼 야간에 구명부환의 위치를 알려주는 자기 점화등을 갖추지 않거나 비치 수량이 부족한 것으로 조사됐다.
공길영 한국조선해양기자재연구원장은 "낚싯배가 낚시사업육성법으로 어업인의 소득 증대를 목적으로 운영되다 보니 여객선보다 안전장비를 갖추는 것이 구조적으로 취약하다"면서 "선박도 여객선보다 작고, 선체 구조도 낚시하기 편리한 상태로 구명뗏목 등 안전장비를 갖추기도 힘들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사고도 덩달아 급증…263건에 인명 피해만 105명 선상 낚시를 즐기는 레저인구가 늘면서 낚싯배 사고도 끊이지 않고 있다.
2017년 인천 영흥도 해상에서 급유선과 충돌해 15명이 숨진 낚싯배 '선창1호' 사고 기억이 채 잊히기도 전에 통영 먼바다에서 갈치낚시객들을 태운 배가 전복되는 대형사고가 발생했다.
◇ '크고 작은 사고 속출'
낚시어선 이용객 수는 40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에 비례해 사고도 급증하고 있다.
2017년 한해만 263건 사고가 발생했고, 105명의 인명 피해가 났을 정도로 크고 작은 사고가 바다에서 빈발하고 있다.
11일 오전 5시께 경남 통영시 욕지도 남쪽 약 80㎞ 해상에서 여수 선적 9.77t급 낚시어선 무적호가 전복됐다.
14명으로 추정되는 승선원 중 12명이 구조됐지만 3명이 숨졌고, 나머지 2명은 실종상태다. 앞서 15명이 숨지고 7명이 다친 2017년 12월 인천 영흥도 앞바다 낚시어선 선창1호 사고, 18명이 한꺼번에 목숨을 잃은 2015년 6월 추자도 낚시어선 전복사고에 이은 또 하나의 대형 낚시어선 관련 참사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무적호 사고와 관련 낚시꾼들은 '터질 게 터졌다'라고 말한다.
어느 정도 예고된 사고라는 지적이다.
최근 낚시어선 관련 사고가 워낙 자주 발생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30일 경남 통영 홍도 인근 해상에 떠 있던 낚싯배에서 불이나 9명이 인근 낚싯배로 대피하는 일도 있었다.
인근 낚싯배가 없었으면 또 하나의 참사로 이어질 뻔한 사고였다.
같은 달 2일에는 인천 굴업도 인근에서 낚시어선 스크루가 바닷속 어망에 감기면서 승객 20명과 선원이 표류하다 해경에 구조되는 일도 있었다.
지난해 11월에도 전북 군산에서 낚싯배가 추진기 고장으로 표류해 18명이 구조됐고, 한 달 전에도 전남 완도군에서 낚시어선이 암초에 걸려 승객 14명이 오도 가도 못 하는 신세가 되기도 했다.
◇ 안전 원칙 지키지 않거나, 무리한 운항 '인재'
낚시어선 이용객 수는 2014년 206만명, 2015년 295만명, 2016년 342만명, 2017년 414만명으로 해마다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사고 건수도 2014년 87건에서 2017년에는 263건으로 크게 늘었고, 같은 기간 인명 피해도 43명에서 105명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사고는 안전에 관한 원칙을 지키지 않았거나 안전불감증 탓이 크다.
15명의 사망자를 낸 인천 선창1호는 좁은 수로에서 작은 배가 큰 배의 흐름을 방해해서는 안 된다는 '좁은 수로 항법'을 지키지 않았다.
충돌한 급유선도 사고 방지를 위한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
급유선 선장 전모(39)씨는 낚싯배를 발견하고도 충돌을 막기 위한 감속이나 항로변경 등을 하지 않은 혐의가 인정돼 재판에서 금고 2년을, 갑판원 김모(49) 씨는 '2인 1조' 당직 근무를 하던 중 조타실을 비워 관련 매뉴얼을 지키지 않아 금고 1년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돌고래호' 사고도 무리한 운항이 빚어낸 사고다.
사고 당일 목적지인 추자도 인근 해상에는 54㎜의 폭우가 내리고 물결이 최고 2.1m, 풍속은 나무가 흔들릴 정도인 초당 11m인 상태였는데도 낚싯배를 운항한 것으로 해경은 조사했다.
승선원 신고를 제대로 하지 않아 해경이 인명 피해와 구조작업에 애를 먹었고, 승객들이 구명조끼도 대부분 착용하지 않아 피해를 키우기도 했다.
통영 앞바다 무적호 전복 사고 원인도 무리한 출조와 안전의식 부재로 추정되고 있다.
사고가 난 해역이 조업금지구역이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구명조끼도 제대로 착용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이 6개 광역자치단체에서 영업 중인 낚시어선 20개를 대상으로 안전실태를 조사할 결과 35%는 구명조끼를 상시 착용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18개(90%) 어선은 구명부환이 아예 없거나 규정에 맞는 수량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14개(70%) 어선은 물속에 투하되면 자동 점등돼 야간에 구명부환의 위치를 알려주는 자기 점화등을 갖추지 않거나 비치 수량이 부족한 것으로 조사됐다.
공길영 한국조선해양기자재연구원장은 "낚싯배가 낚시사업육성법으로 어업인의 소득 증대를 목적으로 운영되다 보니 여객선보다 안전장비를 갖추는 것이 구조적으로 취약하다"면서 "선박도 여객선보다 작고, 선체 구조도 낚시하기 편리한 상태로 구명뗏목 등 안전장비를 갖추기도 힘들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