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밥' 논란 의식?…'식사 정치' 시동 건 문재인 대통령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지금 청와대에선
작년 말 불거진 '혼밥' 논란
"대통령이 혼자서 밥을 먹는다" 손학규·정동영 등 잇달아 주장
문희상 "혼밥하시우?" 직접 묻기도
부쩍 잦아진 오찬·만찬
여당 원로·지도부 등과 잇단 식사
손학규 "밥한끼 먹자는 얘기 없다"…각계 인사와 소통 늘릴지 주목
작년 말 불거진 '혼밥' 논란
"대통령이 혼자서 밥을 먹는다" 손학규·정동영 등 잇달아 주장
문희상 "혼밥하시우?" 직접 묻기도
부쩍 잦아진 오찬·만찬
여당 원로·지도부 등과 잇단 식사
손학규 "밥한끼 먹자는 얘기 없다"…각계 인사와 소통 늘릴지 주목
문재인 대통령이 새해 들어 ‘식사 정치’에 시동을 걸고 있다. 지난 연말부터 불거진 ‘혼밥 논란’을 의식한 듯 더불어민주당 원로, 지도부, 국무위원, 원내대표단과 차례로 밥상에 마주앉아 소통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그러나 ‘같은 편’이 아닌 야당 지도부들과도 소통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11일 브리핑에서 이례적으로 “지난 연말부터 계속해서 대통령의 오찬, 만찬이 활발하게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 안팎에서는 이날 브리핑을 두고 문 대통령의 ‘혼밥’ 이미지를 불식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얘기가 나왔다.
문 대통령은 작년 말부터 혼밥 논란에 휩싸였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는 지난달 문 대통령의 혼밥을 거론하며 ‘위험신호’라고 주장했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지난달 27일 청와대에서 점심식사를 한 자리에서 문 대통령에게 “혼밥하시우?”라고 물었다. 문 대통령은 별다른 대답 없이 ‘껄껄껄’ 웃었다.
문 대통령은 ‘올빼미형’ 업무 스타일로 알려져 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참모들이 쏟아내는 보고를 소화하느라 새벽 2~3시까지 보고서를 보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도 “대통령께서 두툼한 자료를 들고 관저로 들어가셔서 보고서에 파묻혀 산다”고 말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참모들과 저녁을 같이하며 정책 현안을 논의하던 스타일과도 대비된다는 설명이다.
‘대통령의 식사’가 주목받는 것은 지난 10일 민주당 소속 장관들과 문 대통령의 비공개 만찬 일정이 알려지면서다. 이 자리에는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을 비롯해 정치인 출신 장관 등 9명이 나왔다. 김부겸 행정안전부, 김현미 국토교통부,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등 내년 총선 출마자로 거론되는 장관도 모두 나왔다. 김 대변인이 “개각 얘기는 나오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지만 대통령과 국무위원 간 만찬이 이례적이다 보니 ‘개각 대상자들에게 암시를 준 것’이란 뒷말이 나왔다.
정치권에선 문 대통령이 식사 정치의 대상을 넓힐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이날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의 예방을 받은 자리에서 대통령이 밥 한 끼 먹자는 제안을 한 적이 없다고 비판했다. 손 대표는 “문 대통령이 ‘국정 문제를 당대표와 함께 의논하겠다. 쓴 국물이라도, 밥이라도 한 끼 먹자’는 말도 없고, 생각도 없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여당에서도 문 대통령이 이낙연 국무총리의 ‘막걸리 정치’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한 민주당 의원은 “이 총리는 야당 인사들과도 두루 만나 막걸리를 기울이며 꾸준히 소통하고 있다”며 “문 대통령도 각계 인사들을 만나 현장의 소리를 듣는 비공식 대면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지난해 대통령 일정을 보면 공개 오·만찬 일정이 2.5%에 불과하다”며 “자신과 생각이 다른 인사들과의 소통을 늘려야 민심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11일 브리핑에서 이례적으로 “지난 연말부터 계속해서 대통령의 오찬, 만찬이 활발하게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 안팎에서는 이날 브리핑을 두고 문 대통령의 ‘혼밥’ 이미지를 불식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얘기가 나왔다.
문 대통령은 작년 말부터 혼밥 논란에 휩싸였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는 지난달 문 대통령의 혼밥을 거론하며 ‘위험신호’라고 주장했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지난달 27일 청와대에서 점심식사를 한 자리에서 문 대통령에게 “혼밥하시우?”라고 물었다. 문 대통령은 별다른 대답 없이 ‘껄껄껄’ 웃었다.
문 대통령은 ‘올빼미형’ 업무 스타일로 알려져 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참모들이 쏟아내는 보고를 소화하느라 새벽 2~3시까지 보고서를 보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도 “대통령께서 두툼한 자료를 들고 관저로 들어가셔서 보고서에 파묻혀 산다”고 말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참모들과 저녁을 같이하며 정책 현안을 논의하던 스타일과도 대비된다는 설명이다.
‘대통령의 식사’가 주목받는 것은 지난 10일 민주당 소속 장관들과 문 대통령의 비공개 만찬 일정이 알려지면서다. 이 자리에는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을 비롯해 정치인 출신 장관 등 9명이 나왔다. 김부겸 행정안전부, 김현미 국토교통부,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등 내년 총선 출마자로 거론되는 장관도 모두 나왔다. 김 대변인이 “개각 얘기는 나오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지만 대통령과 국무위원 간 만찬이 이례적이다 보니 ‘개각 대상자들에게 암시를 준 것’이란 뒷말이 나왔다.
정치권에선 문 대통령이 식사 정치의 대상을 넓힐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이날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의 예방을 받은 자리에서 대통령이 밥 한 끼 먹자는 제안을 한 적이 없다고 비판했다. 손 대표는 “문 대통령이 ‘국정 문제를 당대표와 함께 의논하겠다. 쓴 국물이라도, 밥이라도 한 끼 먹자’는 말도 없고, 생각도 없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여당에서도 문 대통령이 이낙연 국무총리의 ‘막걸리 정치’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한 민주당 의원은 “이 총리는 야당 인사들과도 두루 만나 막걸리를 기울이며 꾸준히 소통하고 있다”며 “문 대통령도 각계 인사들을 만나 현장의 소리를 듣는 비공식 대면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지난해 대통령 일정을 보면 공개 오·만찬 일정이 2.5%에 불과하다”며 “자신과 생각이 다른 인사들과의 소통을 늘려야 민심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