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연준 의장. 사진=연합뉴스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사진=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하는 데 더 많은 여유를 제공하고 있다"

미국 AP통신은 11일(현지시간) 지난해 12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달보다 0.1% 하락한 사실을 보도하며 이 같이 분석했다. "견조한 수준의 미 경제가 아직은 광범위한 인플레이션 압력을 만들어내지는 못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추가 금리인상을 내리는 데까지 시기 조절 등에 다소 시간을 벌었다는 뜻이다. 파월 의장이 점진적 금리인상 기조 속도를 늦추는 ‘인내심’을 보일 가능성이 커지는 셈이다.

미국 노동부는 이날 지난해 12월 미국 CPI 가 전달보다 0.1%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전월 대비 미국 CPI가 하락한 것은 지난 3월 이후 9개월만에 처음이다. 지난해 11월에 전달 대비 같은 수준(0%)을 기록한데 상승세를 이어가다 하락세로 돌아선 것이다.

지난해 같은 달보다는 1.9% 상승한 수준이다. 다만 전년 동기대비 CPI 상승률이 2%를 하회한 건 2017년 8월 이후 약 16개월 만에 처음이다. 그만큼 미국 거시경제 방향성에 영향이 컸던 물가 상승, 즉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다소 누그러졌다는 뜻이다.

인플레이션 압박이 다소 해소되면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늦출 여지가 생긴다. 당장 금리를 인상해야 할 이유가 없다는 뜻이다. 특히 중국발 경기 둔화 우려가 글로벌 경제 침체 우려가 커지는 상황 역시 추가 금리인상의 부정적 요소다.
[이슈+] 인플레-인내심 '반비례'…파월, 금리인상 '브레이크' 밟나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전날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이코노믹 클럽' 오찬 대담에서 "지금은 인내하면서 탄력적으로 (경제가)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관망할 시점"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점진적 기준금리 인상 기조에 일단 브레이크를 걸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앞선 지난 4일 전미경제학회(AEA) 연례총회에서 "경제가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지켜보면서 인내심을 가지겠다"는 발언과도 맥을 같이 한다.

이번 CPI 하락은 휘발류 등 유가 가격 급락 이유가 컸다. 지난달 미 에너지 가격은 글로벌 유가 하락세 속에서 전달보다 3.5% 내렸다. 2016년 2월 이후 최대 낙폭이었다. 대표적 차량용 에너지인 휘발류 가격은 7.5%나 떨어졌다.

한편 미국의 12월 신규 고용은 수년 만에 최고인 31만2000명에 달했다. 시간당 임금 상승률은 전년 대비 3.2%를 기록했다.

김민성 한경닷컴 기자 me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