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美와 관계 좋고 양측 모두의 '롤모델'…이동거리, 보안 등 최적 조건
베트남의 적극적인 유치 의지…소식통 "하노이가 유력 후보지로 급부상"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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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이 유력한 제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13일 소식통을 인용한 서울발 기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2차 정상회담을 다음 달 중순 베트남에서 개최하자고 북한 측에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싱가포르 스트레이츠타임스도 이날 미국 소식통을 인용해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 후보지가 베트남과 태국으로 압축됐다고 보도하면서 베트남이 가장 유력하다고 관측했다.
베트남, 북미 2차 정상회담 개최지로 급부상…왜 뜨나
베트남은 우선 평양에서 이동하기에 비교적 가까운 곳이라는 장점이 있다.

김 위원장의 전용기인 참매 1호기의 이동 가능 범위 안에 있어 지난해 말 트럼프 대통령이 2차 회담 장소와 관련해 언급한 "항공기 비행거리 내(within plane distance)"와 부합한다.

베트남은 또 북한, 미국과 가까운 외교 관계를 유지하며 비교적 중립 지대에 서 있는 모양새를 취한다.

정치적으로는 북한과 같은 공산당 일당체제를 견지하고 있지만, 개혁·개방 정책으로 시장경제 체제를 적극적으로 도입해 국제사회와 소통하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베트남은 북한과 미국의 롤모델이 되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은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이 삐걱거리던 지난해 7월 롤모델로 베트남을 제시했다.

그는 당시 베트남을 방문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이 기회를 잡는다면 미국과의 정상적 외교 관계와 번영으로 가는 베트남의 길을 따라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베트남전을 치른 적대국이었던 베트남이 미군 유해송환 등을 통해 신뢰를 구축, 미국과 국교를 정상화한 뒤 상생의 길을 걸으며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뤘음을 참고하라는 것이다.

북한도 국제사회에서 고립됐던 베트남이 공산당 일당체제를 유지하면서도 국제사회의 당당한 일원이 돼 빠르게 성장할 수 있게 한 개혁·개방정책인 '도이머이'를 집중 연구하고 있다.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지난해 말 베트남을 공식 방문, 외자 유치 과정과 성과를 확인하는 등 도이머이 노하우를 전수하려고 상당한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민감한 정보를 강력하게 통제하는 사회주의 국가인 베트남은 VIP 등 주요 인사 경호에도 능력을 인정받는다.

베트남은 2006년과 2017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한 경험이 있다.

무엇보다 베트남은 2차 북미 정상회담 유치에 적극적이다.

당사국인 북한과 미국은 물론 중재 역할을 하는 우리나라에도 2차 북미회담을 유치하고 싶다는 뜻을 여러 경로를 통해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트남 외교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 11일 연합뉴스 특파원과 만나 "2차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공식적인 정보는 없다"면서도 "베트남 정부는 (북미의) 요청이 있으면 유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베트남에서 2차 북미 정상회담이 개최된다면 APEC 정상회의 개최 경험이 있는 하노이와 다낭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 중에서도 북한대사관이 있는 하노이가 유력 후보지로 부상하고 있다.

다낭이 경호하기에 더 좋은 조건을 갖췄지만, 2차 북미 정상회담이 2월 중순에 개최된다면 준비 기간이 1개월밖에 남지 않았고 그사이에 베트남에서도 최대 명절인 설 연휴가 있어 수도 하노이를 벗어나기는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또 김 위원장이 2차 북미 정상회담 참석차 베트남을 방문할 경우 같은 사회주의 국가인 베트남의 최고위 지도자들과도 회담할 가능성이 커 물리적 시간과 동선을 고려할 때 하노이가 더 적합하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베트남 정부 동향에 밝은 한 소식통은 13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하노이에서 2차 북미 정상회담이 개최될 것이라는 징후가 곳곳에서 포착된다"면서 "하노이가 유력한 후보지로 급부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