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멕시코 국경장벽 건립을 국가비상사태 선포를 통해 일방적으로 집행하는 방안을 보류하고 있다고 재차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각) 미국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당장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지 않는 이유는) 민주당이 책임 있게 행동할 수 있는지 보려고 그들에게 기회를 주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연방정부는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의 대립으로 23일째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상태에 들어갔다. 빌 클린턴 행정부가 1995년 12월부터 1996년 1월까지 기록한 최장기록인 21일 기록을 넘어선 결과다.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이 접점을 찾지 못하자 의회의 승인 없이 다른 예산을 전용해 공병들이 국경장벽을 건립할 수 있도록 국가비상사태 선포를 검토하고 있다. 다만 그러면서도 협상을 우선순위에 두고 국가비상사태를 이용한 일방처리를 당장 강행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그는 멕시코와의 국경을 마약과 범죄자의 통로라고 지적하면서 국가안보 위협에 따른 인도주의 위기를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을 비롯한 민주당 의원들은 국경장벽이 비효율적이자 예산 낭비이며 부도덕하기까지 하다고 반박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민주당이 셧다운을 15분 만에 풀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휴가를 끝내고 일하러 돌아오지 않으면 정부는 오랫동안 일하지 못할 것"이라며 "나는 백악관에 있으며 (협상을 통해 타결된 예산안이 도착하면) 서명할 준비가 됐다"라고 전했다.

한편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앞으로 민주당이 기후변화나 총기규제 정책 등 다른 쟁점현안들을 일방적으로 처리할 명분을 줄 소지가 있다는 점에서 공화당 의원들도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할까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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