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함에 TV보다 스마트폰 앞세운 권봉석 사장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의 ‘구원투수’로 등판한 권봉석 사장의 직책이 ‘MC사업본부장 겸 HE사업본부장’으로 결정됐다. 이례적으로 매출 규모가 더 작은 스마트폰사업 조직의 이름을 앞에 넣었다. 모바일사업 정상화 의지를 드러냈다는 평가다.

13일 LG전자에 따르면 작년 말 임원인사 및 조직개편을 통해 HE사업본부장에 이어 MC사업본부장을 겸임하게 된 권 사장의 정식 직책이 MC사업본부장 겸 HE사업본부장으로 확정됐다. 사내 조직도와 명함(사진)에도 이 같은 직책을 쓰고 있다.

HE사업본부는 TV사업을 맡고 있다. LG전자의 TV는 삼성전자와 함께 글로벌 시장을 리드하고 있다.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쇼 ‘CES 2019’에서 롤러블 TV를 공개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반면 스마트폰을 맡고 있는 MC사업본부는 작년 4분기까지 15분기 연속 적자를 냈다. 지난해 G7 씽큐, V40 씽큐 등을 내놨지만 반등에 실패하면서 작년 말 권 사장이 MC사업본부를 함께 맡게 됐다. 매출 규모로 봐도 작년 3분기 기준 HE사업본부는 3조7111억원, MC사업본부는 2조410억원으로 1조6000억원 이상 차이가 난다. LG전자 관계자는 “매출 규모가 작은 사업본부 이름을 먼저 적는 것은 이례적”이라며 “MC사업본부를 이어받아 연속 적자의 고리를 끊고 건전한 수익성을 이루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 사장은 2015년부터 HE사업본부를 이끌며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전무였던 2012년에는 MC사업본부에서 상품기획그룹장을 맡아 옵티머스G, LG G2 등 스마트폰을 내놓은 경험도 있다. LG전자 조성진 부회장은 CES 2019에서 “TV와 스마트폰의 공통점이 존재하기 때문에 TV 턴어라운드를 한 권 사장이 모바일 턴어라운드를 할 준비가 됐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