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보스턴에 법인을 세우는 국내 제약·바이오 회사가 늘고 있다. 세계 최대 바이오클러스터가 조성돼 있어 신약 물질 발굴 등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말 보스턴에 두 번째 미국법인을 세웠다고 13일 밝혔다. 이 회사는 지난해 3월 샌디에이고에 첫 번째 미국법인인 유한USA를 세웠다. 신약 후보물질과 원천기술을 발굴하는 데 두 곳의 미국법인을 활용할 계획이다.

LG화학도 이달 초 보스턴에 연구법인인 글로벌 이노베이션센터를 열었다. 올해 이곳에서 통풍 치료용 신약 후보 물질과 염증성 질환 치료 물질의 글로벌 임상시험을 한다. 삼양바이오팜도 지난해 8월 보스턴에 삼양바이오팜USA를 세웠다. 다국적제약사, 연구소 등과 네트워크를 구축해 신약 후보물질과 신약 개발 기술을 발굴하기 위해서다.

보스턴에는 하버드대 보스턴대 등 교육기관, 250여 개의 제약·바이오회사, 20여 개의 대형병원이 몰린 바이오클러스터가 조성돼 있다. 보스턴 바이오클러스터 소속 기관이 받은 벤처캐피털 투자금액은 2016년 기준 20억달러(약 2조2320억원) 규모다. 이 지역 교육·의료기관 등에 투입된 미국 국립보건원 연구비는 5억달러가 넘는다. 대학, 연구소 등에서 나온 기초 연구결과를 토대로 제약·바이오 회사 등이 개발해 환자 치료에 활용하는 선순환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다. 의료기관 임상 과정에서 나온 아이디어를 상업화하기도 쉽다. 업체 관계자는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을 통해 파이프라인도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