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스키·와인업계도 "올해는 맥주가 승부처"
위스키, 와인 등 수입 주류업계가 맥주를 올해 신성장 동력으로 정했다. 위스키 시장은 2008년 이후 10년째 내리막길을 걷고 있고, 와인 시장도 성장 속도가 더디기 때문이다.

와인나라를 운영하는 와인 수입사 아영FBC는 영국 에일맥주 ‘런던 프라이드’(사진 왼쪽)를 들여와 이달부터 본격 영업에 나섰다. 위스키 1위 업체 디아지오코리아는 13일부터 아일랜드 라거 맥주 ‘홉하우스 13’(사진 오른쪽)의 공식 유통을 시작했다. 앞서 2위 업체 골든블루는 지난해 덴마크 맥주 브랜드 칼스버그와 수입·유통 계약을 맺고 수입맥주 사업에 진출했다.

위스키 시장은 10년째 내리막길이다. 지난해 국내 위스키 출고량은 149만2459상자(9L·500mL 18병 기준)로 전년보다 6.2% 줄었다. 사상 최고 기록이던 2008년(284만1155상자)에 비하면 절반 수준이다. 국내 와인 시장 역시 연 5% 안팎의 더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유흥주점에서 주로 이뤄지던 국내 위스키 소비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크게 꺾인 뒤 부정청탁금지법, 주 52시간제 시행, 고도주 기피 현상 영향 등으로 회복 기미를 찾지 못하고 있다.

위스키·와인업계도 "올해는 맥주가 승부처"
반면 수입맥주는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11월까지 2억8734만달러어치가 수입돼 2015년에 비해 약 두 배 늘었다. 수입맥주의 국내 시장 점유율도 2013년 4.9%에서 2017년 16.7%까지 올랐다. 수입맥주 시장은 편의점과 대형마트의 가격 할인 프로모션, ‘혼술’ 열풍 등에 힘입어 올해도 성장이 예고돼 있다.

흑맥주 ‘기네스’와 아이리시 크림 에일 ‘킬케니’, 올몰트 맥주 ‘하프’ 등을 선보여온 디아지오는 더블 홉 크래프트 라거 맥주 ‘홉하우스 13’으로 맥주 라인업을 강화했다. 맥주 신제품 출시는 2016년 이후 3년 만이다. 브랜드명에 맞춰 13일부터 서울 주요 지역 13개 펍을 통해 제품을 출시하고,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 가정 채널을 겨냥한 캔 제품도 상반기 중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이경우 디아지오코리아 대표는 “수입맥주가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이고 있고 앞으로도 커질 것”이라며 “맥주 라인업 확대는 필연적”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칼스버그 맥주의 공식 수입사가 된 골든블루는 올해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으로 수입맥주 ‘톱5’에 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골든블루 관계자는 “맥주 중심의 영업조직을 지난해 확대 개편했고, 전담 신규 인력도 확충했다”며 “올해 수입맥주 브랜드를 추가하는 것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