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셧다운 여파에 경제지표도 발표 못해…월가 "뭘 보고 투자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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셧다운 장기화로 피해 일파만파…시장 급속냉각 우려
공장주문액·무역수지 발표 안돼…성장률 잠정치도 못 낼 가능성
S&P "셧다운 피해규모 36억弗"
공무원 80만명 급여 '0달러'…IPO 심사인력 줄면서 증시 타격
트럼프-민주 양보 없어 '시계제로'
공장주문액·무역수지 발표 안돼…성장률 잠정치도 못 낼 가능성
S&P "셧다운 피해규모 36억弗"
공무원 80만명 급여 '0달러'…IPO 심사인력 줄면서 증시 타격
트럼프-민주 양보 없어 '시계제로'
멕시코 접경지 국경장벽 건설을 둘러싼 정치 공방으로 지난해 12월22일 0시(현지시간) 시작된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일시 업무정지)이 13일로 23일째에 접어들었다.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때인 1995년 12월부터 1996년 1월 사이의 이전 최장 기록(21일)을 23년 만에 갈아치웠다.
셧다운 장기화로 연방정부 공무원 80만 명은 급여가 ‘0달러’로 찍힌 봉급표를 받았다. 연방정부는 앞으로 경제지표조차 제때 내놓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깜깜이 정책’과 ‘깜깜이 투자’가 우려되고 있다. 시장 혼란이 빚어질 가능성도 높다.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지금까지 셧다운으로 인한 경제적 피해만 36억달러(약 4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해법을 찾아야 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이 양보 없이 정면 충돌하고 있어 ‘셧다운 정국’이 언제 풀릴지 가늠하기조차 어려워지고 있다.
급여 못 받는 공무원들 ‘비명’
셧다운 피해는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다. 미 언론에 따르면 셧다운이 시작된 이후 첫 봉급날인 이달 11일 전체 연방공무원 210만 명 중 80만 명에게 임금이 지급되지 않았다. 이 중 연방수사국(FBI), 교통안전국(TSA) 등에 근무하는 42만 명은 필수직군으로 분류돼 셧다운 이후에도 출근하고 있지만 급여는 받지 못했다.
나머지는 무급으로 집에서 쉬고 있다. 특히 환경보호청(EPA)은 1만4000여 명의 직원 중 95%가 ‘일시 해고’됐다. 미 행정부 15개 부처 가운데 국무부, 국토안보부, 농림부, 상무부, 교통부, 내무부, 법무부 등 9개 부처가 셧다운 영향을 받고 있다.
워싱턴DC의 상징인 19개 스미스소니언 박물관과 국립동물원도 문을 닫은 지 오래다. 미 의회는 셧다운 종료 후 밀린 급여를 소급해 지급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지만 그때까지 상당수 공무원은 대출금과 카드 사용 대금, 공과금 연체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셧다운으로 민간 경제도 타격을 받고 있다. 식품의약국(FDA)은 셧다운 첫날부터 신약 인허가 접수를 중단했다. 증권거래위원회(SEC)는 기업공개(IPO)와 기업 인수합병(M&A) 심사 인력을 줄였다. 당장 올해 1월 주식시장은 ‘IPO 가뭄’이 현실화되고 있다. 이달 1일부턴 맥주 신상표 등록이 중단돼 수제 맥주업체가 직격탄을 맞았다.
미 육군의 레드스톤무기고 등 70여 개 연방기관이 몰려 있는 앨라배마주 헌츠빌은 지역경제 자체가 휘청이고 있다. ABC 방송은 “셧다운으로 다른 곳에 거주하는 공무원들이 오지 않으면서 호텔과 주차장이 텅텅 비었고 식당도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고 전했다.
발표되지 않은 무역수지 통계
경제지표도 제때 못 나오는 ‘황당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주) 공장주문액과 무역수지 지표가 나오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이번주엔 소매판매와 기업재고(16일), 주택신축과 빌딩건축허가 지표(17일)가 나와야 하지만 셧다운 때문에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 셧다운이 이달 30일까지 지속되면 작년 4분기 미 경제성장률 잠정치도 내지 못할 수 있다.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연방은행 총재는 “실시간으로 얻을 수 있는 정보 부족으로 일(금리 결정)하기가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재판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달 18일엔 연방지방법원 기금이 고갈된다”고 전했다. 이렇게 되면 형사소송을 제외한 민사소송은 중단 또는 연기될 가능성이 크다.
S&P는 “11일 기준으로 지금까지 셧다운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36억달러에 달한다”며 “셧다운이 2주가량 더 이어지면 경제적 손실은 60억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피해액이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한 올해 국경장벽 예산(57억달러)에 가까워지면서 ‘배보다 배꼽이 커지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트럼프 vs 민주당, 벼랑 끝 대결
셧다운 정국이 풀리지 않는 건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이 국경장벽을 두고 ‘벼랑 끝 대결’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장벽이 없으면 국가도 없다”며 민주당을 압박하고 있다. 미국 남부 국경에 몰린 캐러밴(중남미 이민자 행렬)을 ‘전시에 준하는 안보위기’로 규정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트위터를 통해 “연방교도소 수감자의 23%가 불법 이민자이고 국경에서 (불법 이민자) 체포가 230% 증가했다”며 “인도주의적 위기 상황”이라고 민주당을 공격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 지난 3일 새 하원이 문을 열자마자 국경장벽 예산을 한 푼도 반영하지 않은 올해 예산안을 통과시켜버렸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
셧다운 장기화로 연방정부 공무원 80만 명은 급여가 ‘0달러’로 찍힌 봉급표를 받았다. 연방정부는 앞으로 경제지표조차 제때 내놓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깜깜이 정책’과 ‘깜깜이 투자’가 우려되고 있다. 시장 혼란이 빚어질 가능성도 높다.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지금까지 셧다운으로 인한 경제적 피해만 36억달러(약 4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해법을 찾아야 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이 양보 없이 정면 충돌하고 있어 ‘셧다운 정국’이 언제 풀릴지 가늠하기조차 어려워지고 있다.
급여 못 받는 공무원들 ‘비명’
셧다운 피해는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다. 미 언론에 따르면 셧다운이 시작된 이후 첫 봉급날인 이달 11일 전체 연방공무원 210만 명 중 80만 명에게 임금이 지급되지 않았다. 이 중 연방수사국(FBI), 교통안전국(TSA) 등에 근무하는 42만 명은 필수직군으로 분류돼 셧다운 이후에도 출근하고 있지만 급여는 받지 못했다.
나머지는 무급으로 집에서 쉬고 있다. 특히 환경보호청(EPA)은 1만4000여 명의 직원 중 95%가 ‘일시 해고’됐다. 미 행정부 15개 부처 가운데 국무부, 국토안보부, 농림부, 상무부, 교통부, 내무부, 법무부 등 9개 부처가 셧다운 영향을 받고 있다.
워싱턴DC의 상징인 19개 스미스소니언 박물관과 국립동물원도 문을 닫은 지 오래다. 미 의회는 셧다운 종료 후 밀린 급여를 소급해 지급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지만 그때까지 상당수 공무원은 대출금과 카드 사용 대금, 공과금 연체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셧다운으로 민간 경제도 타격을 받고 있다. 식품의약국(FDA)은 셧다운 첫날부터 신약 인허가 접수를 중단했다. 증권거래위원회(SEC)는 기업공개(IPO)와 기업 인수합병(M&A) 심사 인력을 줄였다. 당장 올해 1월 주식시장은 ‘IPO 가뭄’이 현실화되고 있다. 이달 1일부턴 맥주 신상표 등록이 중단돼 수제 맥주업체가 직격탄을 맞았다.
미 육군의 레드스톤무기고 등 70여 개 연방기관이 몰려 있는 앨라배마주 헌츠빌은 지역경제 자체가 휘청이고 있다. ABC 방송은 “셧다운으로 다른 곳에 거주하는 공무원들이 오지 않으면서 호텔과 주차장이 텅텅 비었고 식당도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고 전했다.
발표되지 않은 무역수지 통계
경제지표도 제때 못 나오는 ‘황당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주) 공장주문액과 무역수지 지표가 나오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이번주엔 소매판매와 기업재고(16일), 주택신축과 빌딩건축허가 지표(17일)가 나와야 하지만 셧다운 때문에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 셧다운이 이달 30일까지 지속되면 작년 4분기 미 경제성장률 잠정치도 내지 못할 수 있다.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연방은행 총재는 “실시간으로 얻을 수 있는 정보 부족으로 일(금리 결정)하기가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재판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달 18일엔 연방지방법원 기금이 고갈된다”고 전했다. 이렇게 되면 형사소송을 제외한 민사소송은 중단 또는 연기될 가능성이 크다.
S&P는 “11일 기준으로 지금까지 셧다운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36억달러에 달한다”며 “셧다운이 2주가량 더 이어지면 경제적 손실은 60억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피해액이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한 올해 국경장벽 예산(57억달러)에 가까워지면서 ‘배보다 배꼽이 커지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트럼프 vs 민주당, 벼랑 끝 대결
셧다운 정국이 풀리지 않는 건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이 국경장벽을 두고 ‘벼랑 끝 대결’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장벽이 없으면 국가도 없다”며 민주당을 압박하고 있다. 미국 남부 국경에 몰린 캐러밴(중남미 이민자 행렬)을 ‘전시에 준하는 안보위기’로 규정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트위터를 통해 “연방교도소 수감자의 23%가 불법 이민자이고 국경에서 (불법 이민자) 체포가 230% 증가했다”며 “인도주의적 위기 상황”이라고 민주당을 공격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 지난 3일 새 하원이 문을 열자마자 국경장벽 예산을 한 푼도 반영하지 않은 올해 예산안을 통과시켜버렸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