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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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구직자가 가장 선호하는 직장은 공기업·공공기관입니다. 2018년 10월 1일 한국경제연구원이 발표한 '대학생 취업인식도 조사'에서 대학생 25%가 공기업에 취업하고 싶다고 답했습니다.

2017년 8월 10일 한국고용정보원과 청년희망재단이 발표한 '청년 삶의 질 조사'에서도 취업준비생 37.9%가 가장 취업하고 싶은 곳으로 공공기관을 꼽았습니다. 공공기관은 두 조사에서 모두 삼성 LG 현대 CJ 롯데 등 대기업과 국가직 공무원을 모두 따돌리고 '희망 직장 1위'를 차지했답니다.

청년 취업준비생이 공기업을 선호하는 이유는 공무원만큼 안정적이기 때문입니다. 최대주주가 정부인 공기업은 부도가 나거나 망하는 일이 거의 없습니다. 자연히 사기업에 비해 고용이 안정적이죠. 또한 공무원보다 대체로 급여가 더 많고 심한 성과 목표를 달성해야 하는 일은 적습니다. 요즘 청년들이 추구하는 '워라밸'을 지킬 수 있죠. 대기업 장점만 취했다는 인식이 퍼져 '신의 직장'이라 불리기도 합니다.

뉴스래빗은 2019년 상반기 본격 공공기관 공채 시즌을 앞두고, 국내 361개 공공기관 취준생을 위한 #팩트체크 1·2탄 두 편을 준비했습니다. 청년 구직자가 가장 궁금해하는 공공기관의 안정성과 연봉을 데이터저널리즘 기법으로 알아봅니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ALIO, 알리오)에서 모든 공공기관의 연봉과 근속연수뿐 아니라 기관별 복리후생비까지 전수 수집·분석했습니다.

보통 연봉 통계는 '임원 연봉'과 '직원 평균보수'를 전체 직원 수로 나눈 값입니다. 하지만 숨겨진 꿀 혜택 하나가 더 있죠. 바로 '복리후생비'입니다. 뉴스래빗은 공공기관별 임직원 전체 평균연봉에 복리후생비까지 더해서 '종합 연봉'이라는 개념을 도출해냈습니다. 이 종합연봉 정보는 어떤 취업사이트에서도 찾기 힘든 정보랍니다, 훗.

그 1탄, 공공기관 중에서도 가장 종합연봉을 많이 주는 '연봉왕', 그리고 근속연수가 가장 긴 '신의 직장' 근속왕은 어디일까요?.? 자 그 답을 보여드립니다.
이렇게 분석했습니다

알리오에서 모든 공공기관의 경영정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경영정보는 크게 일반현황, 기관운영, 주요사업 및 경영성과, 대내외 평가, 공지사항으로 분류됩니다. 그중 기관운영에 포함된 '임직원 수', '임원 현황', '신규채용, 청년인턴채용, 유연근무 현황', '임원 연봉', '직원 평균보수', '기관장 업무추진비', '복리후생비' 항목 데이터를 내려받았습니다. 연봉과 채용 데이터를 분석하기 위해 파일 형식으로 내려받았지만 개별 기관의 자세한 경영정보는 알리오 웹페이지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공공기관은 모두 361개입니다. 그중 338개는 본부, 23개는 부설기관입니다. 종합연봉은 가장 최근 공시된 '정규직 평균보수'와 '비급여성 1인당 복리후생비'를 합친 금액입니다. '정규직 평균보수'는 2018년 예산으로, '비급여성 1인당 복리후생비'는 2017년 각 기관의 공시를 기준으로 계산했습니다.

종합연봉 1위 '한국예탁결제원'
1억1500만원

공공기관 중 연봉이 가장 높은 곳은 '한국예탁결제원'입니다. 복리후생비까지 합친 평균 연봉이 무려 1억1484만원입니다. 한국전기연구원(1억59만원), 울산과학기술원(1억40만원), 한국전력국제원자력대학원대학교(1억40만원)가 뒤를 잇습니다. 종합연봉 상위 15개 기관은 모두 금융기관과 과학·기술연구원입니다. 금융기관 3개, 과학·기술연구원 12개입니다.

1위를 차지한 한국예탁결제원은 부산국제금융센터에 자리 잡은 금융위원회 산하 공공기관입니다. 유가증권을 쉽게 매매·유통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1974년 12월 6일 설립됐습니다. 예결원은 쉽게 말해 유가증권의 실물을 맡아놓는 역할을 수행합니다. 마치 은행이 현금을 보관하듯 한국예탁결제원이 유가증권을 맡아놓으면 소유주는 장부만 이용해 쉽게 증권 거래를 할 수 있게 되는 거죠.

361개 공공기관의 2018년 평균 연봉은 6681만원입니다. 평균 1인당 복리후생비는 186만원, 둘을 합친 종합연봉의 평균 금액은 6765만원입니다.

복리후생비 1위 법제연구원
13가지 꿀 혜택은?

한국법제연구원의 1인당 복리후생비가 658만원으로 가장 높습니다. 대한건설기계안전관리원(617만원),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575만원)이 그 뒤를 잇습니다. 알리오 시스템에 2017년 1인당 복리후생비를 공시한 기관 251개의 평균 1인당 복리후생비는 192만7000원입니다.

공공기관의 1인당 복리후생비 구성내역은 모두 13가지입니다. 보육비, 학자금, 주택자금, 의료비 및 건강검진비, 생활안전자금, 경조비 및 유족위로금, 선택적복지제도, 기념품비, 행사지원비, 경로효친비, 문화여가비, 재해보상 및 재해부조, 기타 항목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1위를 차지한 한국법제연구원을 예로 들면 1인당 보육비 426만5000천원, 학자금 121만9000원, 경조비 및 유족위로금 17만5000원, 선택적복지제도 72만2000원, 기념품비 4만9000원, 행사지원비 6만2000원, 문화여가비 4만8000원, 기타 3만7000원을 지급했습니다.
근속 년수 무려 22.2년
근속왕 '한국조폐공사'

공공기관이 '신의 직장'으로 불리는 가장 큰 이유는 고용안정성이죠. 고용안정성을 보여주는 가장 큰 지표가 바로 평균 근속연수입니다. 2018년 기준 정규직 평균 근속연수가 가장 긴 공공기관은 '한국조폐공사'입니다. 정직원 평균 근속연수가 22.2년입니다. 한국세라믹기술원이 21.9년, 한국기술교육대학교가 21.1년으로 뒤를 잇습니다.

'청년 삶의 질 실태조사'에 따르면 취업준비생들은 직장을 선택할 때 중요한 기준(복수응답)으로 50.1%가 고용안정성을 꼽았습니다. 연봉만 따지면 금융기관과 과학·기술연구원이 높습니다. 하지만 정규직 정원, 신규채용 근황, 고용안정성 등 다른 현실적인 요소를 고려해야 합니다.

취업포털 사람인에서 대학생 구직자 1693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가장 입사하고 싶은 공기업 1위로 한국전력공사가 선택받은 이유이기도 합니다. 평균 연봉은 7867만원으로 중위권이지만 한 해에 많게는 1500명이나 뽑을 정도로 채용 규모가 크고 평균 근속연수 17년(2017년 기준)으로 안정적인 고용을 보장합니다.
돈 제일 잘 버는 기관
'예금보험공사'

2013년부터 2017년까지 매출액순이익률의 평균을 나타낸 표입니다. 매출액순이익률이란 매출액 대비 당기순이익의 비율입니다. 쉽게 말해 장사를 얼마나 잘했는지 나타내는 값이죠. 공공기관은 이익추구가 아닌 공적 용역제공이 주목적이므로 사기업보다 중요도가 덜하지만요. 매출액순이익률은 예금보험공사가 평균 89%로 가장 높습니다.

2017년 한 해만 평가하면 장기적인 경영실적을 보기 어려워 2013년부터 2017년까지 평균을 구했습니다. 다만 기관마다 고유사업을 통한 영업이익이 아닌 '기타수익'이 발생한 연도도 있습니다. 예컨대 2위를 차지한 한국소비자원은 2015년부터 2017년까지 마이너스 비율이었지만 2014년 청사 매각으로 인한 '유형자산처분이익'이 1천억 가까이 발생하여 2위를 차지했습니다. 예금보험공사 또한 기관 특성상 저축은행의 부실채권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큰 기타이익이 발생했습니다.

이 외에도 6위를 차지한 인천국제공항공사, 13위를 차지한 강원랜드가 친숙한 이름입니다. 무리한 해외자원개발로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한국광물자원공사를 흡수하는 한국광해관리공단은 15위를 차지했습니다. 반면 통폐합 당할 처지에 놓인 한국광물자원공사는 매출액순이익률 평균 -227.7%로 밑에서 세 번째를 차지했습니다.

제일 많이 뽑는 '한전'
제일 많이 나가는 '병원'

2013년부터 2018년까지 6년 동안 신입사원을 가장 많이 뽑은 7개 기관의 채용 추이입니다. 1위는 해마다 평균 1072명을 선발한 한국전력공사입니다. 많이 뽑는 만큼 지원자가 많기 때문에 인기 공기관 순위에 항상 이름을 올리는 게 납득됩니다.

2위는 평균 765명을 뽑는 부산대학교병원입니다. 부산대병원을 포함한 대형병원이 신입 채용을 많이 하는 경향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만큼 병원 업무가 힘들고 퇴직자가 많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서울대학교병원은 평균 660명으로 5위를 차지했습니다. 표에는 없지만 분당서울대학교병원, 경북대학교병원, 경상대학교병원이 각각 486명, 408명, 408명으로 나란히 8, 9, 10위를 차지했습니다.

다른 기관의 신입채용 추이는 표의 상단에서 기관명을 선택하여 확인할 수 있습니다.

채용형 인턴,
철도공사↓ 근로복지공단↑

채용형 인턴 선발 추이입니다. 6년 동안 평균적으로 가장 많은 채용형 인턴을 뽑은 기관을 대표적으로 표시했습니다. 한국철도공사가 평균 585.8명으로 1위입니다. 평균은 가장 높지만 2018년 인턴 채용이 급격히 감소했습니다. 2017, 2018년 1000여 명이 넘는 신입사원을 뽑으면서 동시에 인턴 채용이 줄어든 것으로 보입니다.

2위는 평균 540명을 선발한 한국수력원자력(주)입니다. 2014년 927명의 채용형 인턴을 뽑았지만 그 이후로 점점 줄어드는 추세입니다. 반면 5위를 차지한 근로복지공단의 급격한 증가세가 눈에 띕니다. 2016년 20명에 불과했지만 2017년 301명, 2018년 842명으로 급격히 증가했습니다. 신입채용 추이와 마찬가지로 다른 기관명을 선택하여 인턴 선발 추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취업뽀개기 2탄 예고
공공기관 비정규직왕 누구?

'신의 직장'으로 불리는 공공기관에 들어가기는 쉽지 않습니다. 신입공채가 어렵다면 채용형 인턴부터 시작하는 과정도 노려볼 만 합니다. 들어가기만 한다면 안정된 수익과 정년을 보장하기 때문에 '현대판 직장 계급'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그런데 '채용'형이 아닌 '체험'형 인턴도 공공기관엔 많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말 그대로 채용을 보장하지 않고 '맛보기' 체험만 시켜주는 인턴이죠.
공공기관 직원 중 비정규직이 얼마나 많은지 아시나요? 2018년 1월 15일 화요일 공개하는
공공기관 취업뽀개기 2탄 #팩트체크는 '공공기관 10명 중 3명은 비정규직'으로 이어집니다.

체험형 인턴과 더불어 비정규직, 무기계약직 등 '신의 직장' 공공기관 내에서도 신분과 대우에서 차별받는 미생 (未生)의 실상을 알아봅니다.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 !.!
[팩트체크] 공공기관 진짜 연봉왕 '예탁결제원'…'신의 직장' 근속왕 22년 '조폐공사'
# DJ 래빗 ? 뉴스래빗 대표 '데이터 저널리즘(Data Journalism)' 뉴스 콘텐츠입니다. 어렵고 난해한 데이터 저널리즘을 줄임말 'DJ'로 씁니다. 서로 다른 음악을 디제잉(DJing)하듯 도처에 숨은 데이터를 분석하고, 발견한 의미들을 신나게 엮어보려고 합니다. 더 많은 DJ 래빗을 만나보세요 !.!

책임= 김민성, 연구= 박진우 한경닷컴 기자 danb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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