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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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이 운명의 날을 맞았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Brexit) 합의안에 대한 투표를 진행한다. 합의안은 부결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전문가들은 브렉시트 이슈가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영국 하원은 15일(현지시간) 오후 7시께 브렉시트 합의안에 대한 승인투표를 실시한다. 영국이 유럽연합을 어떠한 방식으로 떠날지에 대해 결정짓는 이번 투표는 유럽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브렉시트 합의안은 부결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국내 금융투자업계의 중론이다.

복수의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보수당 내 하드 브렉시트를 주장하는 강경파와 2차 국민투표를 주장하는 브렉시트 반대파가 모두 테레사 메이 총리의 탈퇴안을 반대하고 있다"며 "야당에서도 탈퇴안에 찬성하는 의원은 극소수인 실정으로 부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중요한 것은 합의안 부결 이후의 상황이다. KB증권에 따르면 소프트 브렉시트, 노 브렉시트, 브렉시트 기한 연장, 노딜 브렉시트 등 다양한 방안이 있다.

우선 영국의 완전한 유럽연합 탈퇴가 아닌 일정한 분담금을 내는 방식인 소프트 브렉시트가 대안으로 떠오른다. 2016년 브렉시트 반대를 감안하면 소프트 브렉시트 가능성이 높다.

브렉시트 무효를 뜻하는 노 브렉시트 가능성도 상존한다. 유럽연합과 영국이 대치하고 있는 아일랜드 국경문제는 근본적으로 해결되기 어렵다. 때문에 영국 내부에서도 2차 국민투표를 통한 브렉시트 무효화 목소리가 크다.

기한 연기 가능성도 있다. 영국 정부가 아무런 합의 없이 유럽연합을 탈퇴하는 노 딜 브렉시트를 피하기 위해서는 기한 연기는 필수적이다. 실제 표결을 앞두고 의회 내 논의 과정에서 처음으로 기한 연장이 언급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노딜 브렉시트도 간과하기 어렵다. 당초 마감 기한인 3월 29일까지 브렉시트 협상이 마무리되거나 브렉시트 협상 기한이 늘어나도 이후 협상과정에서 현실화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이다.

다양한 시나리오에도 불구하고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설명이다.

오재영 KB증권 연구원은 "브렉시트 합의안 부결은 이미 한 달 전에도 예상돼 시장에는 이미 선반영됐다"며 "또한 국내 증시의 브렉시트에 대한 민감도가 이전보다 높지 않아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허태오 삼성선물 연구원도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시장 피로가 커진 상황으로 최초 브렉시트 표결과 달리 시장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시장은 부정적 결과를 꾸준히 반영해왔기 때문에 추가적인 안전자산 선호심리도 제한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국내 증시의 반등 가능성을 점치는 의견도 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주요 해외 투자기관들이 소프트 브렉시트, 노 브렉시트 등의 분석을 내놓는 등 영국발 불확실성이 완화된다는 측면에서 보면 국내 증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