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1월15일 오전 4시15분

부광약품이 코스닥시장 상장 바이오기업 안트로젠 지분을 잇달아 매각하며 현금을 확보하고 있다. 불과 몇 개월 전만 해도 최대주주였지만 연이은 주식 매각으로 지분율이 7%대까지 떨어질 전망이다. 부광약품의 지배력이 약해지자 안트로젠 주가는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마켓인사이트] 부광약품, 안트로젠 지분 또 판다…"60만주 처분해 현금 397억 확보"
부광약품은 지난 14일 안트로젠 주식 60만171주를 장내매도 혹은 시간외매매 방식으로 매각한다고 공시했다. 예상 매각가격은 397억원이다.

이번 거래가 마무리되면 부광약품의 안트로젠 지분율은 14.22%에서 7.11%로 낮아진다. 최대주주도 이성구 안트로젠 대표(지분율 11.93%)로 바뀐다. 부광약품 측은 “투자자금 회수를 위한 지분 매각”이라고 설명했다.

안트로젠은 부광약품 임원이던 이 대표가 2000년 세운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업체다. 설립 때부터 부광약품이 지속적인 투자로 사업에 필요한 ‘실탄’을 지원했다. 안트로젠이 2016년 코스닥시장에 상장했을 때 부광약품은 28.78%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였다. 김동연 부광약품 회장과 가족들도 안트로젠 주요 주주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상장 이후 줄곧 공모가인 2만4000원을 밑돌던 안트로젠 주가가 2017년 10월부터 큰 폭으로 뛰자 부광약품 오너 일가는 보유 주식을 잇달아 매각했다. 김 회장은 2017년 11월부터 지난해 1월에 걸쳐 보유 주식(7만9400주)을 모두 팔았다. 이후 김 회장 가족도 보유 지분을 처분했다. 안트로젠 주가는 개발 중인 줄기세포치료제가 미국과 한국에서 임상허가를 받은 것이 알려지면서 지난해 4월13일 19만7700원(종가 기준)까지 치솟았다.

부광약품은 지난해 8월과 10월에도 안트로젠 지분 총 40만 주를 매각했다. 당시 안트로젠 주가가 7만~10만원대였던 것을 고려하면 주식 처분으로 손에 쥔 현금은 300억원대로 추정된다.

안트로젠 주가는 최근 크게 하락하고 있다. 이 대표가 “주가가 지나치게 올랐다”고 밝히면서 과열된 투자심리가 식어 지난해 9월 초 10만원대가 붕괴됐다. 이후 하락을 반복했고, 15일에는 6.93% 떨어진 5만9100원으로 주저앉았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