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포용 두마리 토끼에…'카풀' 사태 해법 못내놓는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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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 잠정 중단, 거센 반발에 부담
"사회적 합의 우선…정부 교통정리 나서야"
"사회적 합의 우선…정부 교통정리 나서야"
카카오의 승차 공유 서비스 카풀 운영이 39일 만에 잠정 중단됐다. 택시기사 2명이 극단적 선택을 하면서 사회적 합의를 우선시해야 한다는 여론이 조성돼서다. 카풀 서비스가 중단되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주장하는 '혁신성장'에도 잡음이 일고 있다. 정부가 적극 나서 교통정리를 해줘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카풀 서비스를 운영하는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15일 "택시 업계와 협력하고 사회적 합의를 우선시하기 위해 카풀 시범 서비스를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사회적 대타협 기구는 물론 택시 업계와 더 많은 대화 기회를 마련해 나가겠다"며 "카풀 서비스를 백지화할 수도 있다는 열린 자세로 대화에 임하겠다"고 덧붙였다.
카풀은 출시 초기부터 논란이 많았다. 택시업계가 대규모 시위를 벌이며 반대에 나섰지만 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도 뾰족한 해법을 제시하지 않으면서 예정대로 지난달 7일 카풀 시범 서비스가 시작됐다.
하지만 한달 사이 택시기사 2명이 분신하면서 업계의 반발은 더욱 거세졌고 부담을 느낀 카카오도 사업을 계속 진행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카카오는 지난달 13일로 예정된 정식 서비스 도입을 무기한 연기했고, 진행하고 있던 시범 서비스마저 잠정 중단했다.
카카오가 한발 물러나면서 눈 앞에 불은 껐다. 그러나 정부와 정치권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아 잦아든 불씨가 언제 큰불로 번질지 모르는 상황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우려를 표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0일 신년회견에서 카풀 문제를 직접 언급하면서 "사회적 합의가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치가 충돌하고 이해집단 사이의 격렬한 이해 상충이 있어서 어느 한쪽으로 결정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이해관계가 다른 분들을 정부가 적극적으로 설득해야겠지만 생각이 다른 사람들 간의 사회적 타협이나 합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문재인 정부는 혁신성장을 앞세우고 있다. 카풀과 같은 신산업을 적극 발굴해 미래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포용적 성장'도 추구하고 있다. "함께 잘사는 사회" 모두가 행복한 발전" 등의 슬로건을 내건 이유다. 혁신 성장과 포용적 성장은 가치가 충돌한다. 신산업과 구산업이 정면으로 충돌하자 정부가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다만 문 대통령은 "4차 산업혁명의 흐름 속에서 현실이 바뀌고 있는데 옛날 가치를 고집하는 경우가 있다"는 말도 했다. 기존 택시업계의 반대를 이해한다면서도 과거의 가치를 들어 새로운 기술 혁신이 성장하는 걸 막아서는 안된다고 에둘러 지적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택시업계가 대화에 참여해 사회적 합의를 적극 도출해야 한다고 말한다. '타협하지 않겠다'는 기존의 입장만 고수해선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승차 공유업계 한 관계자는 "카풀 논란은 카카오라는 기업과 택시업계의 밥그릇 싸움으로만 해석해선 안 된다"며 "미래 기술이 노동 시장을 바꿀 때 우리가 어디에 가치를 둬야하는 지 의논하는 자리가 돼야 한다. 심도있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
카풀 서비스를 운영하는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15일 "택시 업계와 협력하고 사회적 합의를 우선시하기 위해 카풀 시범 서비스를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사회적 대타협 기구는 물론 택시 업계와 더 많은 대화 기회를 마련해 나가겠다"며 "카풀 서비스를 백지화할 수도 있다는 열린 자세로 대화에 임하겠다"고 덧붙였다.
카풀은 출시 초기부터 논란이 많았다. 택시업계가 대규모 시위를 벌이며 반대에 나섰지만 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도 뾰족한 해법을 제시하지 않으면서 예정대로 지난달 7일 카풀 시범 서비스가 시작됐다.
하지만 한달 사이 택시기사 2명이 분신하면서 업계의 반발은 더욱 거세졌고 부담을 느낀 카카오도 사업을 계속 진행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카카오는 지난달 13일로 예정된 정식 서비스 도입을 무기한 연기했고, 진행하고 있던 시범 서비스마저 잠정 중단했다.
카카오가 한발 물러나면서 눈 앞에 불은 껐다. 그러나 정부와 정치권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아 잦아든 불씨가 언제 큰불로 번질지 모르는 상황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우려를 표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0일 신년회견에서 카풀 문제를 직접 언급하면서 "사회적 합의가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치가 충돌하고 이해집단 사이의 격렬한 이해 상충이 있어서 어느 한쪽으로 결정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이해관계가 다른 분들을 정부가 적극적으로 설득해야겠지만 생각이 다른 사람들 간의 사회적 타협이나 합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문재인 정부는 혁신성장을 앞세우고 있다. 카풀과 같은 신산업을 적극 발굴해 미래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포용적 성장'도 추구하고 있다. "함께 잘사는 사회" 모두가 행복한 발전" 등의 슬로건을 내건 이유다. 혁신 성장과 포용적 성장은 가치가 충돌한다. 신산업과 구산업이 정면으로 충돌하자 정부가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다만 문 대통령은 "4차 산업혁명의 흐름 속에서 현실이 바뀌고 있는데 옛날 가치를 고집하는 경우가 있다"는 말도 했다. 기존 택시업계의 반대를 이해한다면서도 과거의 가치를 들어 새로운 기술 혁신이 성장하는 걸 막아서는 안된다고 에둘러 지적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택시업계가 대화에 참여해 사회적 합의를 적극 도출해야 한다고 말한다. '타협하지 않겠다'는 기존의 입장만 고수해선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승차 공유업계 한 관계자는 "카풀 논란은 카카오라는 기업과 택시업계의 밥그릇 싸움으로만 해석해선 안 된다"며 "미래 기술이 노동 시장을 바꿀 때 우리가 어디에 가치를 둬야하는 지 의논하는 자리가 돼야 한다. 심도있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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