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조양호 회장 이사 재선임 반대해야…적극적 주주권 행사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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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이 대한항공 정상화를 위해 조양호 회장의 이사 재선임을 반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국민연금이 다른 기관투자자들과 협력해 주주권을 행사에 적극적으로 나서야한다는 주문이다.
16일 여의도 국회의원 회관에서 열린 '대한항공 정상화를 위한 국민연금의 역할은 무엇인가'라는 토론회에서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코드를 활용해 적극적으로 주주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국민연금은 대한항공 지분 12.45%를 보유한 2대 주주다. 한진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하는 한진칼 지분 7.34%도 갖고 있어 조 회장 일가(28.93%), 한진그룹에 대한 경영 감시를 밝힌 국내 사모펀드(PEF)인 KCGI(10.71%)에 이어 3번째로 많은 주식을 갖고 있다.
김남근 민변 변호사는 "조양호 회장이 300억원 횡령 및 배임 건으로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로 기소됐고, 땅콩회항·물컵갑질 등으로 회사 이미지가 실추되면서 주가가 크게 하락한 상태"라며 "당연히 이사회가 열려 진상규명하고 문제가 있는 이사 해임 등으로 대응했어야 하지만, 이사회는 암묵적으로 방임하면서 제대로 된 견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한진칼 이사회에 대한 조치도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자회사의 주식가치 하락을 방치했다는 점에서다. 김 변호사는 "대한항공 이사들과 자회사 주식 가치 회복을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는 한진칼 이사들에 대한 재선임 반대 및 해임 조치가 필요하다"며 "대한항공이 제대로 정상화되기 위해선 총수일가에서 독립적인 이사회가 있어야 하는 만큼 국민연금이 적극적으로 사외이사도 추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종화 경제개혁연대 변호사도 "이미 국민연금은 조양호 이사 선임안건에 대해 대한항공(2016년), 한진(2017년), 한진칼(2017년) 주주총회에서 모두 '과도한 겸임'을 이유로 반대표를 던졌다"며 "대한항공의 김재일 사외이사도 조양호의 배임·횡령 등에 아무런 견제나 감시 역할을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도 부적격 인사라는 점이 명백하다"고 꼬집었다.
이를 위해 다른 기관투자자들과 연대하는 방안도 거론됐다.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는 현재 한진칼과 한진 지분을 각각 10.81%, 8.03%를 보유하고 있다.
국민연금이 적극적으로 주주권을 행사해야 국내 자본시장의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해소될 수 있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는 "최근 미국 자산운용사로부터 한국은 자본효율성이 가장 떨어지는 나라라고 지적한 메일을 받았다"며 "북미 연금펀드들이 한국 금융당국자를 직접 만나 지배구조 정책방향을 물어보는 것은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다는 점을 방증하는 대목으로, 국민연금 등 연기금들이 ESG 측면에서 문제있는 기업들의 리스크를 낮추는 것은 수탁자로서 당연한 행위"라고 강조했다.
다만 스튜어드십코드의 근본적인 한계점도 지적됐다. 재벌일가의 황제경영·사익편취를 방지하기엔 스튜드어십코드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비지배주주 다수의결(Majority of Minority)을 도입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재벌의 일감몰아주기, 계열사 M&A, 임원의 보수 문제를 주주총회에서 비지배주주의 다수결로 승인받도록 한다면 만연한 총수일가의 황제경영을 실질적으로 막을 수 있다"며 "정부가 이를 고려해야 주주들이 적극적으로 경영 견제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원종현 국민연금연구원 부원장은 "한진은 행정부, 금융위 차원에서 형사법으로 먼저 처벌하는 게 맞지만, 현재 그런 실정법이 마련돼 있지 않아 국민연금에 '슈퍼맨' 역할을 기대하는 것 같다"며 "스튜어드십코드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이 이어지면서, 이번 대한항공 사태를 사전적으로 방지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체적으로 먼저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이날 오전 국민연금은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기금운용위원회를 열고 수탁자 책임자 원칙을 이행하기로 결정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한진칼과 대한항공에 대한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코드 적용과 관련 기금의 장기 수익성 제고를 위해 투명하고 공정하게 주주권 행사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는 수탁자책임전문위의 논의 결과를 토대로, 2월 초까지 한진칼과 대한항공에 대한 주주권행사 여부와 방식 등을 최종 결정할 방침이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16일 여의도 국회의원 회관에서 열린 '대한항공 정상화를 위한 국민연금의 역할은 무엇인가'라는 토론회에서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코드를 활용해 적극적으로 주주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국민연금은 대한항공 지분 12.45%를 보유한 2대 주주다. 한진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하는 한진칼 지분 7.34%도 갖고 있어 조 회장 일가(28.93%), 한진그룹에 대한 경영 감시를 밝힌 국내 사모펀드(PEF)인 KCGI(10.71%)에 이어 3번째로 많은 주식을 갖고 있다.
김남근 민변 변호사는 "조양호 회장이 300억원 횡령 및 배임 건으로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로 기소됐고, 땅콩회항·물컵갑질 등으로 회사 이미지가 실추되면서 주가가 크게 하락한 상태"라며 "당연히 이사회가 열려 진상규명하고 문제가 있는 이사 해임 등으로 대응했어야 하지만, 이사회는 암묵적으로 방임하면서 제대로 된 견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한진칼 이사회에 대한 조치도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자회사의 주식가치 하락을 방치했다는 점에서다. 김 변호사는 "대한항공 이사들과 자회사 주식 가치 회복을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는 한진칼 이사들에 대한 재선임 반대 및 해임 조치가 필요하다"며 "대한항공이 제대로 정상화되기 위해선 총수일가에서 독립적인 이사회가 있어야 하는 만큼 국민연금이 적극적으로 사외이사도 추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종화 경제개혁연대 변호사도 "이미 국민연금은 조양호 이사 선임안건에 대해 대한항공(2016년), 한진(2017년), 한진칼(2017년) 주주총회에서 모두 '과도한 겸임'을 이유로 반대표를 던졌다"며 "대한항공의 김재일 사외이사도 조양호의 배임·횡령 등에 아무런 견제나 감시 역할을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도 부적격 인사라는 점이 명백하다"고 꼬집었다.
이를 위해 다른 기관투자자들과 연대하는 방안도 거론됐다.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는 현재 한진칼과 한진 지분을 각각 10.81%, 8.03%를 보유하고 있다.
국민연금이 적극적으로 주주권을 행사해야 국내 자본시장의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해소될 수 있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는 "최근 미국 자산운용사로부터 한국은 자본효율성이 가장 떨어지는 나라라고 지적한 메일을 받았다"며 "북미 연금펀드들이 한국 금융당국자를 직접 만나 지배구조 정책방향을 물어보는 것은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다는 점을 방증하는 대목으로, 국민연금 등 연기금들이 ESG 측면에서 문제있는 기업들의 리스크를 낮추는 것은 수탁자로서 당연한 행위"라고 강조했다.
다만 스튜어드십코드의 근본적인 한계점도 지적됐다. 재벌일가의 황제경영·사익편취를 방지하기엔 스튜드어십코드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비지배주주 다수의결(Majority of Minority)을 도입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재벌의 일감몰아주기, 계열사 M&A, 임원의 보수 문제를 주주총회에서 비지배주주의 다수결로 승인받도록 한다면 만연한 총수일가의 황제경영을 실질적으로 막을 수 있다"며 "정부가 이를 고려해야 주주들이 적극적으로 경영 견제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원종현 국민연금연구원 부원장은 "한진은 행정부, 금융위 차원에서 형사법으로 먼저 처벌하는 게 맞지만, 현재 그런 실정법이 마련돼 있지 않아 국민연금에 '슈퍼맨' 역할을 기대하는 것 같다"며 "스튜어드십코드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이 이어지면서, 이번 대한항공 사태를 사전적으로 방지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체적으로 먼저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이날 오전 국민연금은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기금운용위원회를 열고 수탁자 책임자 원칙을 이행하기로 결정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한진칼과 대한항공에 대한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코드 적용과 관련 기금의 장기 수익성 제고를 위해 투명하고 공정하게 주주권 행사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는 수탁자책임전문위의 논의 결과를 토대로, 2월 초까지 한진칼과 대한항공에 대한 주주권행사 여부와 방식 등을 최종 결정할 방침이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