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제조업과 유통가, 경기 부진 속 최저임금 인상 등 고정비용 상승으로 수익성 악화
부산 제조업과 소매유통업,1분기에도 부진


부산 제조업과 유통가는 올해도 ‘불황 속 비용 상승에 따른 수익성 악화’라는 이중고에 시달릴 것으로 예상됐다.국내외 수요 부진과 소비 둔화,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에 따른 고용노동환경 악화 때문이다.

부산상공회의소(회장 허용도)는 16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올해 1분기 제조업과 소매유통업 경기 전망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기업은 제조업 180개체와 소매유통업 147개체다.

조사에 따르면 1분기 제조업과 소매유통업의 경기전망지수는 모두 기준치(100)를 밑돌았다. 경기전망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그 이상이면 경기 호전,미만이면 경기 부진을 의미한다.제조업 경기전망지수는 1분기 91을 기록해, 기업인들의 체감경기는 여전히 냉기가 흘렀다.일부 업종은 기대심리가 반영되면서 전분기(84)보다 다소 개선됐다.

업종별로는 섬유(70), 조립금속(80), 자동차부품(68) 등 대부분 업종의 부진이 심화될 전망이다. 최근 완성차 업계의 실적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자동차부품은 경기전망지수가 조사업종 중 가장 낮은 ‘68’을 기록했다.

다만 신발(120), 화학고무(111), 조선기자재(109) 등 일부 업종에서는 글로벌 수요증가와 업황 회복으로 경기가 다소 호전될 것으로 전망했다.

지역 제조업에는 내수 부진과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보호무역주의 확산 등으로 경영 부담이 증가할 전망이다. 대내리스크로 조사응답 업체의 46.0%가 내수침체 장기화를 지적했다.다음으로는 고용환경변화 30.8%, 금리인상 9.8%, 규제 7.1%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대외리스크로는 신흥국 경기불안과 보호무역주의가 각각 33.3%와 24.5%로 비중이 높았고, 그 외 중국 성장둔화 17.0%, 고유가 17.0% 등의 순이었다.

경기 불확실성 증대와 고용환경 악화, 자금난 등으로 지역 제조업 대다수는 올해 투자에 소극적일 전망이다. 조사기업의 86.7%가 보수적인 투자 계획을 수립한 것으로 확인됐다. 13.3%만 적극적 투자 계획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지역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도 1분기 ‘77’을 기록해 기준치(100)에 크게 못 미쳤다. 2월 설 명절 특수에도 불구하고 소비시장 전반을 뒤덮고 있는 위축세와 최저임금 인상, 임대료 상승 등 고정비용 상승으로 수익성은 오히려 악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업태별로는 백화점(78), 대형마트(86), 슈퍼마켓(74), 편의점(66) 등 모든 업태의 지수가 기준치(100)를 크게 밑돌아 지역 유통업계 업황에 대한 우려는 한층 높아지고 있다.

1분기 지역 소매유통업계의 가장 큰 경영애로로 ‘소비심리 위축(51.7%)’과 ‘비용 상승에 따른 부담(28.6%)’을 꼽았다. 그 외에도 경쟁심화(15.0%), 규제(2.0%), 가격상승(2.0%) 등을 응답했다.

부산상의 관계자는 “제조업과 소매유통업의 경기전망지수가 수년째 기준치를 넘기지 못하면서 지속적으로 불황의 골이 깊어지고 있지만, 뾰족한 대책이 없다”며 “정부가 올해 혁신성장을 최우선 과제로 두고 있는 만큼 과감한 규제혁파와 맞춤형 정책지원으로 기존 산업의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발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