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철, 예약·취소 반복…최선희 워싱턴·스톡홀름 2곳 동시 예약
워싱턴에서 열리는 북미 고위급 회담을 앞두고 북한의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과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동선 노출을 막기 위해 수시로 예약을 바꾸며 연막작전을 펴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북한 고위급 인사의 미국 방문 시 매번 되풀이됐던 일로, 대외적으로 동선이 공개되는 것을 꺼리는 북한측 인사들의 특성과 함께 방미 일정 자체를 놓고 미국과 벌이는 치열한 신경전이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 있다.

16일 베이징 소식통 등에 따르면 김영철 부위원장이 17일 미국을 방문해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회동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는 가운데 지난 15일 뜻밖의 인물인 최선희 부상이 베이징(北京) 서우두 공항에 모습을 드러냈다.

더구나 최선희 부상은 공항에 도착한 직후 행선지를 묻는 말에 스웨덴 국제회의에 참석한다고 언급해 최 부상이 스웨덴에서 북한과 미국 간의 1.5트랙(반민 반관) 접촉을 하려는 게 아닌가 하는 추측을 낳았다.

하지만 16일 공항 측에 확인 바에 의하면 최 부상은 김영철 부위원장과 함께 17일 오후 베이징발 워싱턴행 항공편을 예약한 것으로 밝혀져 최 부상의 행선지를 놓고 의문이 커졌다.

결국 최 부상은 워싱턴행 예약을 그대로 유지한 채 17일 스톡홀름으로 날아가는 직항편을 발권한 것으로 확인돼 스웨덴행이 유력한 상황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최 부상이 15일에 나와 '스웨덴행'으로 바람을 잡으면서 김 부위원장의 동선을 파악하기 힘들게 하려고 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김영철 부위원장 또한 17일과 18일 베이징발 워싱턴행 항공편을 동시에 예약했다가 18일 티켓을 취소하고 17일로 확정하는 등 동선에 연막을 피웠다.

김 부위원장은 1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폼페이오 장관과 고위급 회담을 위해 뉴욕행에 나설 때도, 목적지를 뉴욕과 워싱턴으로 바꿔가며 세 차례나 항공편 예약과 취소를 반복한 바 있다.

베이징 소식통은 "북한 외교관은 비밀 유지가 가장 중요한데 동선 또한 그 대상에 해당해 연막작전을 펴는 경우가 많다"면서 "북미 회담의 경우 막판까지 일정 등을 놓고 신경전이 벌어져 항공 일정 등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크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