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 둔화와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올해 국내 민간기업의 신규 채용 전망은 밝지 않다. 지난 2년간 반도체 슈퍼사이클(초호황)에 힘입어 신규 채용을 늘려왔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예년만큼의 채용을 기대할 수 없을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삼성그룹 전체 대졸 신입 채용의 60~70%를 차지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채용 규모를 줄이면 대졸 채용시장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 지난해 네 차례 신입채용을 한 SK하이닉스가 올해도 계속 채용 확대를 이어갈지는 미지수다.

자동차산업도 그다지 희망적이지는 않다.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하반기 대졸 신입 공채 채용설명회인 ‘잡페어’를 열지 않았다. 2013년 이후 6년 만이다. 대신 현대차는 채용홈페이지를 통해 자율주행, 커넥티드카, 인공지능(AI) 분야의 인재를 수시채용으로 뽑았다. 일각에선 ‘현대차가 올해부터 대졸공채를 없애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내놓기도 했다. 올해부터 현대차그룹 계열사들도 동참할 조짐이다. 기존 대졸공채와 수시채용을 병행하는 것이다.

디지털 인력수요는 늘어날 전망이다. 롯데, 현대백화점 등의 유통기업은 디지털 인력 확충을 통해 오프라인에서 글로벌 온라인업체로 탈바꿈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핀테크(금융기술), 모바일 금융 확산으로 은행 카드 증권 등 금융권은 컴퓨터공학, 통계, 수학과 출신의 인재 채용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채용 방식에서는 지난해부터 불기 시작한 AI 채용이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롯데그룹, SK하이닉스, KT, 국민은행 등이 AI 채용을 도입했다. 최근 채용비리가 불거지면서 투명한 채용을 위해 AI를 활용하는 기업이 늘어나는 추세다. 채용 기간을 대폭 단축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삼성·현대차·LG 등 대표기업의 AI 도입 여부가 관심사다. 채용설명회도 정보기술(IT)의 발달로 캠퍼스 리크루팅보다는 유튜브·페이스북 등 온라인을 활용하는 방식이 더욱 활성화할 전망이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