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Y' 출신 55%→63%·지방대 비중 17%→6%·부산경남 출신 8명→11명
임종석·한병도·송인배 등 총학생회장 출신 靑 떠나
일자리 수석 반장식→정태호…'늘공' 빈자리 '어공'으로 채워
정무·사회혁신수석실 전원 교체…노영민 실장, 충북 출신 첫 입성
수석 8명 중 6명 교체
16일 한국경제신문이 청와대 비서관급 이상 2기 참모진을 분석한 결과 49명 중 31명(내부 이동 5명 포함, 국가안보실 제외)이 새 얼굴로 교체됐다. 정권 출범 이후 발탁된 1기 비서진 가운데 63.3%가 청와대를 떠난 셈이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지 20개월이 흐른 지금 총 8명의 수석비서관 중 자리를 지킨 사람은 조국 민정수석과 조현옥 인사수석 정도다. 업무 특성상 손쉽게 교체하기 어려운 곳을 제외한 대부분 수석이 청와대를 떠났다. 집권 3년차로 불리지만 만 2년을 채우지 못한 상황에서 상당한 변화가 이뤄졌다는 평가다. 특히 정무수석실과 사회혁신수석실(현 시민사회수석실)은 집권 초와 비교해 수석과 비서관이 전원 교체됐다. 국민소통수석실은 정혜승 디지털소통센터장이 유일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다.
靑 참모 49명 중 ‘늘공’은 7명으로 줄어
가장 큰 변화는 어공의 증가다. 집권 초 20.8%(11명)이던 늘공 비율은 올해 14.3%(7명)로 되레 줄었다. 통상 국정 운영의 안정화를 꾀하기 위해 임기 3년차에는 공무원 혹은 교수 출신을 등용하던 이전 정부와 상반된 모습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2기 비서진 개편을 통해 늘공인 이호승 전 일자리기획비서관(현 기획재정부 1차관) 자리를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실장을 지낸 황덕순 고용노동비서관을 승진 발탁해 채웠다. ‘일자리 정부’ 초기 기획예산처 차관 출신인 반장식 전 수석이 맡았던 일자리수석 자리 역시 ‘정치인’ 정태호 수석이 메우고 있다. 정책기획비서관에서 수석으로 내부 승진한 사례지만 노무현 정부 청와대에서 정책조정비서관, 대변인 등의 요직을 거친 정통 친노(친노무현)·친문 인사로 꼽힌다.
인사혁신처 인재개발국장을 지낸 김우호 인사비서관 후임에는 민주당 부대변인 등을 지낸 김봉준 청와대 인사수석실 선임행정관이 승진 기용됐다. 현재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 늘공이 자리한 곳은 민정수석실과 경제수석실의 일부 비서관뿐이다.
역대 정부에서 공직자나 학자가 두 번째 비서실장을 지낸 것과 달리 3선 국회의원 출신인 노 실장이 2기 청와대를 이끄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는 “정권 중반기에 변화보다는 안정을 추구해온 역대 정부와 달리 문 대통령은 친정체제를 더욱 강화하고 있는 모습”이라며 “경제 성과와 당·청 간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인사지만 자칫 과도하게 비서실장에게 힘이 쏠려 ‘왕실장’ 논란을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호남 출신 상대적 감소
‘운동권·시민단체 출신’이 많은 문재인 정부에서 총학생회장 출신 참모들이 대거 이탈한 것도 눈길을 끈다. 초대 비서실장을 지낸 임종석 전 실장이 대표적이다. 임 전 실장은 한양대 총학생회장 출신이자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3기 의장을 지냈다. 청와대를 떠난 한병도 전 정무수석(원광대), 송인배 전 정무비서관(부산대), 권혁기 전 춘추관장(국민대) 역시 모두 총학생회장 출신이다.
참모들의 출신 지역과 대학도 소폭 조정됐다. 서울대·고려대·연세대(SKY대학), PK(부산·경남) 출신은 늘고 지방대, 호남 출신 비중은 줄었다. 1기 청와대에서 55.8%였던 SKY 출신 비중은 63.3%로 증가했다. 반면 지방대 출신 참모는 17.3%(9명)에서 6.1%(3명)로 낮아졌다.
지역별로는 호남 출신 참모가 상대적으로 감소했다. PK 출신은 전체 49명 가운데 11명으로, 정권 초에 비해 3명 늘었다. 호남 출신 수석·비서관은 13명에서 9명으로 줄었다.
노 비서실장은 문재인 정부 들어 청와대에 들어간 비서관급 이상 참모 가운데 첫 충북 출신 인사다. 김연명 사회수석(예산), 조한기 제1부속비서관(태안) 등 충남 출신 인사들은 줄곧 5명 안팎으로 기용됐으나 충북 출신 참모는 처음이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