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서구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김민태 씨(43)는 얼마 전 아르바이트 채용 사이트에 구인 글을 올렸다가 깜짝 놀랐다. 한 시간도 되지 않아 일하고 싶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가 수십 통 들어왔다. 김씨는 “2~3년 전만 해도 알바생 구하는 데 2주가량 걸렸는데, 요즘은 이틀 정도면 사람을 뽑을 수 있다”며 “면접을 보러 온 사람들도 일자리 구하기가 어려워졌다고 하소연한다”고 말했다.

편의점 알바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가 되고 있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으로 인건비 부담이 커지자 알바생 대신 점주 또는 점주 가족이 일하는 사례가 늘었기 때문이다. 일자리가 줄면서 알바 구직자 간 경쟁은 더 치열해졌다.

경기 죽전의 한 편의점에서 근무하는 박모씨(22)는 “얼마 전 점주에게서 매일 8시간 근무를 6시간으로 줄이고, 나머지 시간엔 점주가 대신 일하겠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한 푼이 아쉬운 처지지만 다른 일자리를 찾기 어려워 쉽게 그만둘 수도 없다”고 토로했다.

기존엔 알바를 한 명만 고용하던 것을 두세 명으로 나눠 채용하는 ‘알바 쪼개기’도 편의점 구직 시장을 얼어붙게 하고 있다. 알바 쪼개기는 주휴수당을 주지 않으려는 점주들의 궁여지책이다. 점주들은 시간당 8350원의 최저임금에다 하루 3시간 이상, 주 15시간 이상 일한 알바에게는 주휴수당까지 지급해야 한다. 받을 수 있는 주휴수당까지 포함하면 시간당 임금은 1만30원에 달한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편의점 점주들은 알바 1인당 근무시간이 주 15시간을 넘지 않도록 쪼개고, 빈자리를 다른 알바로 채우고 있다.

편의점 알바 일자리가 줄자 편의점 본사가 운영하는 직영점 알바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 심야시간대(오후 10시~오전 6시)엔 “서로 일하겠다”는 대기자가 있을 정도다.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상시 근로자가 5인 이상인 사업장은 심야시간대엔 최저임금의 1.5배를 줘야 한다. 매장 규모가 큰 직영점은 상시 근로자가 대부분 5명 이상이다. 반면 가맹점의 근로자 수는 5명 미만이다. 알바가 오후 10시~오전 6시 일한다고 가정하면 가맹점에선 하루에 6만6800원(8시간×8350원)을 받지만, 직영점에선 10만200원(8시간×8350원×1.5)을 벌 수 있다.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편의점 야간 알바는 심야수당을 받을 수 있는 데다 다른 시간대에 비해 고객 수도 많지 않아 ‘꿀보직’으로 불린다”고 전했다.

안효주 기자 j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