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과 전망] 통상임금 信義則 기준 서둘러 확정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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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임금 소급 지급" 다스 판결
신의칙 기준 불명확해 혼란 가중
전원합의체서 합리적 기준 정해야
이상희 < 한국산업기술대 교수·노동법학 >
신의칙 기준 불명확해 혼란 가중
전원합의체서 합리적 기준 정해야
이상희 < 한국산업기술대 교수·노동법학 >
2013년 갑을오토텍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은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으로 인정하되, 과거 잘못 산정한 통상임금으로 인해 근로자가 받지 못한 추가수당의 소급적 청구는 부정했다. 통상임금의 오인으로 상여금을 통상임금에서 제외하기로 노사가 합의하는 등 신의칙(信義則) 요건을 갖추고 있고, 신의칙을 적용할 만한 ‘중대한 경영상 사정’이 있는 예외적인 경우에는 소급적 추가청구를 허용하지 않는다고 했다. 뒤이은 GM 사건에서도 신의칙을 적용, 소급적 추가청구를 인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 후 하급심에서 신의칙 적용 기준에 혼란이 제기됐다. ‘중대한 경영상의 사정’ 같은 특별한 사정을 두고 혼란스런 판결이 쏟아져 나온 것이다. 신의칙 적용이 상하급심 간 서로 다르게 판결되고, 비슷한 업종의 기업 간에도 다른 결론을 얻는 등 통상임금 소송혼란이 다시 시작됐다. 따라서 대법원은 2015년에 다시 신의칙 적용 기준과 관련한 사건을 전원합의체에 회부했는데 수년간 판결이 지연되고 있다. 이 와중에 근로자는 추가수당에 대한 기대심리로 갈등하고, 기업은 추가수당 인정 여부에 따른 임금부담으로 경영에 불확실성이 커지기 시작했다. 노사 모두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 필요했던 까닭이다.
그런데 지난달 자동차부품업체 다스 사건 통상임금 판결은 혼란스럽다. 수많은 통상임금 신의칙 판단은 3년 전 회부된 전원합의체 판결 이후 처리될 것으로 알려졌지만 소부의 다스 사건을 먼저 처리한 것이다. 언론에 공개된 통상임금 신의칙 관련 대법원 판결로는 2013년 갑을오토텍 사건과 한국GM 사건 이후 거의 첫 번째 사건이다.
다스 사건 판결문은 간단하게 ‘원심이 신의칙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돼 있다. 이 사건의 원심 판결을 보면 ‘△1000여 명의 생산직 근로자들이 상시 초과근로를 해왔고 △상여금은 750~800% 수준이며 △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되면 통상시급이 약 55% 상승한다. 그런데 △회사 영업이익, 당기순익 등은 지속적으로 늘었고 △추가 법정수당으로 인한 회사의 예상부담액은 2009~2013년 당기순익 합계의 13% 수준이며 △2013년 기준, 회사의 미처분 이익잉여금 보유 등 회사 재정상태가 건실하므로 근로자들의 청구는 신의칙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했다.
대법원은 다스 사건에서 “2013년 전원합의체 판결 후 새로운 법리나 판단기준을 제시한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그럼 다스 사건의 신의칙 적용은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다스, 갑을오토텍과 한국GM 사건 모두 상여금이 연간 700% 이상이고 통상임금 인상률도 50%를 훨씬 넘어 실질 임금인상률이 상당한 규모일 것이다. 상여금의 통상임금 인정에 따른 파급효과는 비슷한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갑을오토텍은 당기순손실이 지속됐고, 한국GM은 당기순손실은 물론 부채비율이 동종업계에 비해 높다는 점이 고려됐다. 반면, 다스는 재정상태가 건실하다고 했다. 따라서 통상임금 소송에서의 신의칙 적용 기준은 해당기업의 재정상태에 따르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같은 날 선고된 보쉬전장 사건은 휴일근로 중복할증 부분만 파기환송하면서 통상임금 신의칙 적용 여부를 판단하지 않았다. 다스는 1심, 2심 모두 사측이 패소한 것이었지만 보쉬전장은 1심과 2심의 결론이 달랐다. 이 때문에 이 사건의 결과도 주목됐는데 대법원은 2013년 전원합의체 사건과 다른 법리나 기준은 아니라고만 밝혔다. 아마 산업현장에서는 여전히 혼란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신의칙 적용 기준을 적자재정 여부로 하는 것이라면 모를까 구체적으로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에 대한 예측불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대법원은 3년 전 전원합의체에 회부한 신의칙 사건에 대해 구체적이고 합리적인 판단기준을 확정할 필요가 있다. 기대심리에 따른 노사 갈등을 해소하고 예측가능한 경영판단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후 하급심에서 신의칙 적용 기준에 혼란이 제기됐다. ‘중대한 경영상의 사정’ 같은 특별한 사정을 두고 혼란스런 판결이 쏟아져 나온 것이다. 신의칙 적용이 상하급심 간 서로 다르게 판결되고, 비슷한 업종의 기업 간에도 다른 결론을 얻는 등 통상임금 소송혼란이 다시 시작됐다. 따라서 대법원은 2015년에 다시 신의칙 적용 기준과 관련한 사건을 전원합의체에 회부했는데 수년간 판결이 지연되고 있다. 이 와중에 근로자는 추가수당에 대한 기대심리로 갈등하고, 기업은 추가수당 인정 여부에 따른 임금부담으로 경영에 불확실성이 커지기 시작했다. 노사 모두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 필요했던 까닭이다.
그런데 지난달 자동차부품업체 다스 사건 통상임금 판결은 혼란스럽다. 수많은 통상임금 신의칙 판단은 3년 전 회부된 전원합의체 판결 이후 처리될 것으로 알려졌지만 소부의 다스 사건을 먼저 처리한 것이다. 언론에 공개된 통상임금 신의칙 관련 대법원 판결로는 2013년 갑을오토텍 사건과 한국GM 사건 이후 거의 첫 번째 사건이다.
다스 사건 판결문은 간단하게 ‘원심이 신의칙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돼 있다. 이 사건의 원심 판결을 보면 ‘△1000여 명의 생산직 근로자들이 상시 초과근로를 해왔고 △상여금은 750~800% 수준이며 △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되면 통상시급이 약 55% 상승한다. 그런데 △회사 영업이익, 당기순익 등은 지속적으로 늘었고 △추가 법정수당으로 인한 회사의 예상부담액은 2009~2013년 당기순익 합계의 13% 수준이며 △2013년 기준, 회사의 미처분 이익잉여금 보유 등 회사 재정상태가 건실하므로 근로자들의 청구는 신의칙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했다.
대법원은 다스 사건에서 “2013년 전원합의체 판결 후 새로운 법리나 판단기준을 제시한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그럼 다스 사건의 신의칙 적용은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다스, 갑을오토텍과 한국GM 사건 모두 상여금이 연간 700% 이상이고 통상임금 인상률도 50%를 훨씬 넘어 실질 임금인상률이 상당한 규모일 것이다. 상여금의 통상임금 인정에 따른 파급효과는 비슷한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갑을오토텍은 당기순손실이 지속됐고, 한국GM은 당기순손실은 물론 부채비율이 동종업계에 비해 높다는 점이 고려됐다. 반면, 다스는 재정상태가 건실하다고 했다. 따라서 통상임금 소송에서의 신의칙 적용 기준은 해당기업의 재정상태에 따르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같은 날 선고된 보쉬전장 사건은 휴일근로 중복할증 부분만 파기환송하면서 통상임금 신의칙 적용 여부를 판단하지 않았다. 다스는 1심, 2심 모두 사측이 패소한 것이었지만 보쉬전장은 1심과 2심의 결론이 달랐다. 이 때문에 이 사건의 결과도 주목됐는데 대법원은 2013년 전원합의체 사건과 다른 법리나 기준은 아니라고만 밝혔다. 아마 산업현장에서는 여전히 혼란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신의칙 적용 기준을 적자재정 여부로 하는 것이라면 모를까 구체적으로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에 대한 예측불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대법원은 3년 전 전원합의체에 회부한 신의칙 사건에 대해 구체적이고 합리적인 판단기준을 확정할 필요가 있다. 기대심리에 따른 노사 갈등을 해소하고 예측가능한 경영판단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