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유치원엔 안 맞아"…'집단거부' 의사는 안 보여
'대형유치원 에듀파인 의무화'에 사립유치원 단체 "사용 어려워"
정부가 3월부터 대형유치원에 국가관리회계시스템(에듀파인) 사용을 사실상 강제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 사립유치원 단체들은 "국공립에 적합한 시스템으로 사용하기 어렵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다만 에듀파인 사용을 거부하겠다는 의사는 보이지 않았다.

김철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 정책홍보국장은 16일 "에듀파인은 국공립과 법인이 운영하는 학교의 예산집행과정에 맞춰져 사실상 원장이 혼자 운영하는 사립유치원에는 안 맞는다"면서 "정부가 (사립유치원 현실을 고려해) 에듀파인을 간소화하겠다고 했지만 '국공립·법인용' 시스템이라는 뼈대는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국장은 "소속 유치원 대부분이 에듀파인을 사용하지 않기를 바란다"면서도 연합회 차원에서 에듀파인 사용을 거부할지에 대해서는 "(에듀파인 사용 여부) 결정권이 한유총에 있는 것이 아니다"고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그는 사견임을 전제로 "사립초중고와 마찬가지로 사립유치원에도 정부가 재정결함지원금을 준다면 회계운영을 안정적으로 할 수 있기 때문에 에듀파인 사용을 고려해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유총 '온건파'가 탈퇴 후 설립한 '한국사립유치원협의회'(한사협)도 "사립유치원에 맞게 에듀파인이 조정되지 않으면 사용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사협은 어느 정도 협의가 이뤄지면 정부 시책에 따른다는 방침이다.

임병하 한사협 대변인은 "사립유치원에 맞는 사립학교재무회계규칙 개정안을 자체적으로 마련했고 교육부 쪽과도 협의 중"이라면서 "사립유치원에 맞는 재무회계규칙만 만들어지면 (에듀파인에) 무조건 참여한다"고 말했다.

임 대변인은 건물 개보수를 위한 장기수선충당금 적립이나 누리과정비 지원이 늦어졌을 때 자금을 일시적으로 차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사협은 이번 주 내로 서울시교육청에 법인설립인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앞서 한사협은 지난달 출범 기자회견 때 회원이 1천명에 못 미치는 수준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정부와 여당은 이날 당정 협의를 열고 3월부터 원아 200명 이상 대형유치원에 에듀파인을 도입하기로 했다.

사립유치원을 위해 핵심기능 중심으로 간소화한 회계시스템을 만들고 교육 등을 지원하는 대신 사용을 거부하면 제재를 가하기로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