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합의안이 영국 하원에서 부결된 가운데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케이프투자증권은 16일 이로 인한 금융시장 충격은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을 내놨다.

영국 하원의원 634명이 15일(현지시간) 정부가 유럽연합(EU)과 합의한 EU 탈퇴협정 및 '미래관계 정치선언'을 놓고 승인투표를 진행한 결과, 찬성 202표, 반대 432표로 부결됐다.

한지영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에 대해 "시장에서 예상했던 대로 영국 하원에서 브렉시트 합의안이 부결됐다"며 "EU 또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존속에 추가적인 위협을 가하지 않는 사안이기 때문에 시장 충격은 제한적일 전망"이라고 밝혔다.

브렉시트 합의안 부결이 금융시장에서 어느정도 예상된 사안인 만큼 직후 금융시장에서 영향이 크지 않았다고 전했다.

한 연구원은 "230표라는 큰 표 차이로 부결되면서 테리사 메이 총리의 입지가 약화되고 영국 내 정치 불확실성이 확대됐다"면서도 "시장에서는 부결을 유력 시나리오로 상정한 상태였기 때문에 금융시장은 차분한 반응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유럽과 미국 증시가 기술주 추가 반등 가능성, 경기부양에 총력을 기울이는 중국 정부의 의지 등에 주목하며 상승한 점을 예로 들었다.

영국 내 정국 혼란은 불가피하겠지만 이 역시 이미 금융시장에서 예상했던 부분인 만큼 금융시장 충격은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 연구원은 "일각에서는 부결 시 영국이 EU와 아무런 합의 없이 EU를 탈퇴하는 이른바 '노딜(No Deal) 브렉시트'로 간다는 의견도 제기됐으나, 메이 총리는 결과 발표 후 소프트 브렉시트로 진행할 의지를 재차 피력했다"고 전했다.

향후 유력시나리오에 대해 그는 "EU의 협조 하에 오는 3월 29일까지인 브렉시트 시한을 7월까지 연장한 후 기한 내에 영국의회 내 재협상을 통해 소프트 브렉시트로 갈 확률이 높다"고 판단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