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잦아든 추위에 난방가전 판매 '뚝'…빈자리 메우는 신(新) 겨울가전
겨울 한파가 주춤하면서 난방 가전업계가 울상 짓고 있다. 때이른 한파에 예년보다 빠른 특수를 누렸지만 추위가 잦아들면서 판매량이 급감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최악의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면서 공기청정기, 건조기 등이 '신(新)겨울가전'으로 빈 자리를 채우고 있다.

16일 전자랜드가 최근 2주간(1.1 ~1.14) 난방가전 판매 현황을 집계한 결과, 전열기기를 제외한 전기장판·온풍기·난로 판매량은 작년 같은 기간 대비 15% 이상 급감했다. 전체 난방가전 판매량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전기장판과 온수매트의 판매량이 급감하면서 전체 매출도 10% 이상 줄었다.

반면 공기청정기와 의류관리기의 판매량은 같은 기간 각각 45%, 50% 성장했다. 건조기 판매량도 50% 가량 늘었다. 김영빈 전자랜드 가전MD는 "한파가 예상을 밑돌면서 난방가전 판매량이 주춤한 상황"이라며 "추위 대신 미세먼지가 찾아오면서 공기청정기, 의류관리기 등의 판매량이 늘어났다"고 분석했다.

난방가전은 겨울철 대표 가전 자리를 위협받고 있다. 겨울을 쾌적하게 보낼 수 있는 주변 가전들을 통해서다. 특히 최악의 미세먼지에 건강 및 환경 가전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공기청정기, 건조기, 의류관리기 등이 대표적이다. 공기청정기는 그동안 봄과 여름에 가장 많이 팔렸지만 이제는 겨울에 더 잘 팔리는 제품이 됐다. 실제 지난 4분기 판매량은 3분기 판매량의 2배를 웃돌았다. 올해 들어서도 공기청정기 판매량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건조기와 의류관리기 역시 마찬가지다. 건조기는 미세먼지와 추운 날씨에 자연 건조가 불가능해지면서 소비자들의 만족도가 높다. 의류관리기도 미세먼지와 각종 냄새를 제거할 수 있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인기가 겨울철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렇다고 난방가전 판매가 모두 줄어든 건 아니다. 여전히 전열기기는 전년 대비 10% 성장세를 기록하면서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선풍기식 히터, 탁상형 난로 등 저가형 전열기기의 인기가 높아 매출 성장에는 별다른 영향이 없다. 전자랜드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전열기기 제품이 많이 판매되는 건 사실"이라며 "판매량은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라 말했다.

기상청은 올겨울(12월~2월) 평균기온이 대체로 평년과 비슷하거나 높을 것으로 예보했다. 강수량도 평년과 비슷해 반짝 추위를 제외하면 극심한 추위는 없다고 밝혔다. 난방 가전업계의 시름이 깊어지는 이유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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