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주가 상승 이어 亞 증시는 보합권 혼조…주요국 부양 기대감 더 커
정치적 불확실성 지속에 금융권 촉각…UBS "英자산에 신중해야"
브렉시트 부결에도 금융시장 '차분'…파운드 반등
영국 하원이 브렉시트 합의안을 부결시켰으나 예상됐던 결과인 만큼 세계 금융시장은 크게 동요하지 않고 있다.

시장은 오히려 경기둔화 우려가 커진 중국과 유럽연합(EU) 등 주요 중앙은행들의 경기부양 의지에 긍정적으로 반응하는 모습이다.

외환시장에서 영국 파운드화는 부결 직후 급락했으나 이내 반등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16일 오전 4시 30분께(한국시간) 파운드화는 1.2670달러까지 떨어졌다가 오전 9시 20분 현재 전날보다 0.06% 오른 1.2850달러 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이날 영국 하원의 승인투표에서 230표의 큰 표차로 브렉시트 합의안이 부결됐고 테리사 메이 총리의 신임 여부를 묻는 투표가 16일 오후 7시(현지시간)로 예정되는 등 유럽이 지정학적 혼란에 빠진 상태다.

그러나 승인투표 부결은 이미 예상됐고, 큰 표차로 영국과 유럽 지도부가 다른 방법을 찾아 신속하게 움직일 것이라는 기대감이 생기면서 파운드화를 떠받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캐나다임피리얼상업은행(CIBC)의 주요 10개 통화 전략 책임자 제러미 스트레치는 블룸버그에 "노 딜 확률이 줄고 (탈퇴 협상 시한을 정해둔 리스본 조약) 50조의 연기 가능성, 제2의 (브렉시트) 국민투표, 나아가 브렉시트 무산 가능성까지 커졌다"면서 "메이 총리가 한 세기 만에 최악의 의회 표결을 맞이했는데도 파운드가 반등했다"고 설명했다.

16일 아시아 증시는 혼조세다.

이날 오전 9시 20분 현재 일본 닛케이 225 지수는 0.8% 하락했지만, 호주 S&P/ASX 200 지수는 0.01%, 한국의 코스피는 0.05% 각각 오른 강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안전자산 엔화는 달러당 108.55엔으로 약보합 수준이며 전날 강세였던 호주달러는 호주달러당 0.7197달러로 0.06% 내렸다.

그에 앞서 15일(미국시간) 뉴욕증시에서는 3대 지수가 모두 상승한 채 거래가 마감됐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65%,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07% 각각 상승했다.

투표 결과가 나오기 전에 거래를 마친 유럽 증시에서도 불안감보다는 기대감이 더 많이 작용했다.

유로 스톡스(Stoxx) 50 지수는 0.42%, 영국의 FTSE 100지수는 0.58% 올랐다.
브렉시트 부결에도 금융시장 '차분'…파운드 반등
시장은 브렉시트보다 무역 전쟁, 중국의 경기둔화 문제에 더 관심을 쏟는 모양새다.

무역 이슈에서는 미국과 중국이 협상을 계속하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낙관적으로 전망하면서 우려가 다소 진정됐다.

전날 중국에서는 경제 당국과 인민은행이 감세, 채권발행 확대 등 경기부양 의지를 표명했다.

유럽에서도 이날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유럽 경제에 대해 우려를 표시하면서 부양 필요성을 지적했다.

그러나 브렉시트는 그 향방을 점치는 절대적으로 우세한 시나리오가 없을 정도로 불확실성 측면에서 안심할 수 없는 사안인 만큼 금융권은 촉각을 세우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독일 금융당국인 펠릭스 후펠트 연방금융감독청장은 부결 직후 금융기관들에 브렉시트가 시장에 미칠 수 있는 타격을 예방하도록 총력을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모든 영향권 내 기업들이 가능한 한 가장 적은 혼란을 겪으며 사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이들로부터 최선의 노력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스위스 UBS 은행의 자산운용 부문인 UBS 글로벌 웰스 매니지먼트는 투자자들에게 정치적 변동성에 취약한 영국 자산에 대한 노출을 제한하라고 주문했다고 CNBC가 보도했다.

이 회사의 딘 터너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우리는 확실성이 부족한 시점에 투자자들에게 파운드화와 영국 국채, 영국 주식을 지향하는 시각은 권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브렉시트 부결에도 금융시장 '차분'…파운드 반등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