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리에 곧 제재면제 신청…북미고위급 및 정상회담 동향도 논의
워킹그룹 화상회의 개최…개성공단 기업인 방북은 구체 협의 안해
한미는 17일 비핵화와 남북관계, 대북제재 관련 사안을 조율하는 워킹그룹 화상회의를 열고 도로 공동조사를 비롯한 남북협력사업에 대한 제재면제 등을 논의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한미 양국은 오늘 오전 실무그룹 화상회의를 개최해 남북, 미북 관계 동향 및 남북협력 등 북핵, 북한 관련 제반 현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우리 측에서 이동렬 외교부 평화외교기획단장과 통일부, 청와대 관계자 등이 참여했고, 미국에서는 알렉스 웡 국무부 부차관보 등이 참여했다.

1시간 정도 진행된 이번 회의에서는 남북 철도·도로 연결사업 관련 북측 구간 도로 공동조사와 남북 유해발굴 사업에 대해서는 미국 측의 양해가 이뤄져 조만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제재면제를 신청할 것으로 전해졌다.

남북은 앞서 지난달 26일 철도·도로 착공식 직전인 23∼25일 동해선 도로의 북측 구간에 대해 별도의 장비 없이 현장점검만 진행한 바 있다.

도로 공동조사를 위한 장비 반출 등과 관련한 '제재 예외' 적용에 한미가 공감함에 따라 남북은 향후 협의를 거쳐 동해선 도로에 대한 공동조사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해발굴을 위해서도 지뢰 제거 장비 등이 북으로 반출돼야 한다.

또 이산가족 화상상봉 장비, 타미플루 북송 등 남북협력 사안에 대한 미국 제재면제 관련 사항도 논의됐다.

정부는 북측과 협의를 거쳐 타미플루 20만명분과 민간 업체가 기부한 신속진단키트 5만 개를 다음 주 초 육로로 운송해 개성에서 북측에 넘겨줄 계획이다.

화상 상봉에 필요한 장비 반출과 관련, 통일부 당국자는 "미국이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상황이고 해서 검토하는 데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한 상황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우리 측이 개성공단 기업인의 방북 문제도 거론했지만, 미국 측이 화상회의에서 거론하는 게 적절치 않다고 나서면서 구체적인 협의로는 이어지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규덕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이와 관련, "주로 당면 현안 위주로 협의가 이뤄졌다"면서 "그 건(개성공단 기업인 방북)에 대해서는 협의가 없었던 것으로 들었다"고 말했다.

한미는 아울러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의 방미를 통한 북미 고위급회담 개최 및 정상회담 추진 상황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미는 워킹그룹 회의를 한 달에 한 번 정도 대면으로 진행하고, 중간에는 한 차례 화상회의를 통해 실무급에서 진행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가장 최근에는 지난해 12월 21일 한국에서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스티븐 비건 미 대북 특별대표가 주재한 대면회의가 열렸다.

이날 화상회의가 열리면서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 미국에서 이 본부장과 비건 특별대표가 참석하는 대면회의가 열릴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미국의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사태가 지속될 경우 대면회의 개최가 미뤄질 수도 있다.

이날 화상회의도 당초 한미가 지난주 개최를 염두에 뒀으나 셧다운으로 인한 미국 측 인력 공백 등에 따라 한 주 지연된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