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1억명 이상이 앓고 있는 치매나 뇌졸중 등 뇌신경질환의 진단 및 예방, 치료기술 개발을 실용화 하기 위해서는 뇌관련 첨단산업과 의료기관이 한 곳에 결집해 협력 할 수 있는 클러스터 조성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7일 수원 라마다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뇌 과학-ICT-의료융합클러스터 조성을 위한 컨퍼런스’에서는 클러스터 조성 등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이날 컨퍼런스는 신약개발업체인 (주)지엔티파마가 주최하고 보건복지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 국토교통부, 한국뇌신경과학회, 뇌질환연구협의회가 후원했다.

지엔티파마는 난치성 질환인 뇌졸중·치매 치료제를 개발해 국내·외에서 임상시험 중에 있으며 국내 처음으로 뇌 관련 의료복합단지인 ‘브레인 사이언스파크 조성 사업’을 추진중이다.

컨퍼런스에서 세계신경과학회 회장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뇌과학연구소장 등을 역임한 데니스 최(한국명 최원규) 미국 뉴욕스토니브룩의과대 석좌교수는 기조 강연을 통해 “급속히 발전하는 뇌과학에 힘입어 뇌·척수 등 신경질환의 치료 기술 개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고 뇌기반 인공지능이 4차 산업을 주도하고 있다”며 “한국은 의료 수요와 함께 관련 기업의 연구개발 역량이 잘 갖춰져 있고 정부도 적극적인 지원 정책을 펴고 있는 만큼, 뇌관련 의료융합 클러스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교수는 또 “이제는 실험실의 연구결과를 뇌질환 환자의 치료에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기술과 임상연구가 가능해 지면서 한국에서도 세계가 주목할 만한 결과물이 속속 개발되고 있어 매우 고무적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주)지엔티파마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보건복지부, 경기도의 지원을 받아 치매치료제(AAD-2004)를 개발하고 있다. 이 치료제는 중증 치매에 걸린 반려견에서 치료 효과를 보였다. 이와 함께 뇌졸중 치료제(Neu 2000)는 중국에서 임상 2상 환자(237명) 등록을 끝내고 올 하반기 임상 3상에 들어간다.

지엔티파마는 이같은 성과물을 기반으로 수도권 지역에 브레인 사이언스 파크를 조성해 신약개발 및 뇌질환 전문 의료시설, 뇌 연구원, 의료기기 기업, 로봇 및 인공지등 등 혁신기술 개발업체를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최 교수는 “브레인 사이언스파크 조성 사업은 한국의 뇌산업을 한 단계 발전시킬 수 있는 멋진 비젼이다”면서 “이 계획이 완성된다면 삼성전자나 SK 하이닉스 등 IT산업 생태계와 바이오 기업이 만나 융복합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허성오 한국뇌신경과학회장(한림대의대 교수)은 “현 정부는 2019년도 국가 R&D 예산을 전년도 대비 4.4% 증가한 20조5000억원을 배정하는 등 신약개발을 포함한 미래 성장동력 창출에 힘을 모으고 있다”면서 “특히 뇌과학·ICT·의료융합클러스터 구축과 같은 인프라 구축사업은 무한 경쟁체제에 돌입한 글로벌 신약개발 시장에서 우리나라가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는데 필수적인 핵심 전략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컨퍼런스의 두 번째 세션에서 곽병주 지엔티파마 대표는 ‘4차 산업혁명과 치매’란 주제강연을 통해 “전 세계는 1억명이 넘는 치매와 뇌졸중 환자로 심각한 사회·경제적인 부담을 안고 있다. 이같은 문제는 4차산업혁명으로 반드시 해결해야할 과제로, 뇌과학·정보통신기술·의료기관이 긴밀히 협력할수 있는 브레인 사이언스 파크 조성 사업 등이 기반이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한편 이날 컨퍼런스에는 노웅래 국회의원과 김종천 과천시장, 이건한 용인시의회 의장 등 정치인을 비롯 학계및 의료계 관계자, 기업인, 지역 주민 등 400여명이 참석해 지엔티파마가 추진중인 브레인 사이언스파크 조성사업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수원=윤상연 기자 syyoon11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