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관급 탐색전서 본격 합의 단계 진입…中 '구조적 변화' 변수
美中 30∼31일 미국서 고위급 무역협상…中류허 방미
미국과 중국이 이달 말 미국에서 고위급 무역협상을 벌인다.

최근 베이징 차관급 무역협상에 이어 무역협상 최고 책임자들이 대좌가 성사되면서 미중 양국이 실무급 탐색전을 넘어 본격적인 합의 시도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관측도 고개를 든다.

중국 정부는 류허(劉鶴) 부총리가 이달 말 미국을 방문해 무역협상에 나선다고 공식 확인했다.

가오펑(高峰)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17일 정례 브리핑에서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부 장관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의 초청으로 류허 부총리가 30일부터 31일까지 미국을 방문, 중미 경제무역 문제와 관련한 협상을 한다"고 밝혔다.

앞서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6일 협상 관계자를 인용,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핵심 경제 참모인 류 부총리가 30∼31일 무역협상을 위해 워싱턴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이번 협상은 지난 7∼9일 베이징에서 진행된 양국의 차관급 무역협상의 결과를 바탕으로 한 것이다.

제프리 게리시 미국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와 왕서우원(王受文) 중국 상무부 부부장이 이끄는 미중 대표단은 미국산 에너지·농산물 구매 확대를 통한 미중 무역 불균형 개선, 지식재산권 보호, 중국의 차별적인 기업 보조금 정책 축소, 외자 기업을 대상으로 한 시장 진입 규제 완화 등 광범위한 주제를 놓고 협상을 벌였다.

미중 대표단이 직접 마주 앉아 협상에 나선 것은 작년 12월 1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 주석이 만나 90일간 조건부 무역 전쟁 휴전에 합의한 이후 처음이었다.

협상 직후 중국 정부는 "상호 이해를 증진하고 서로 관심을 둔 문제 해결을 위한 기초를 쌓았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미국 정부도 "농산물과 에너지, 공산품 등 상당한 양의 미국산 제품을 구매하겠다는 중국 측의 약속에 논의를 집중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달 말 고위급 회담 소식이 확정 발표된 것은 무역 전쟁의 주도권을 쥔 것으로 평가되는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회담을 계속 진행하라는 '재가'를 했음을 시사한다.

급속한 경기둔화로 수세에 몰린 중국은 미국의 다양한 요구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면서 휴전 기간에 반드시 협상을 타결짓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그러나 미국 측은 이번 기회에 단순히 무역수지 불균형을 해소하는 차원을 넘어 지식재산권, 기술 강제이전, 차별적 산업 보조금 지급 등 중국의 '구조적 문제'까지 반드시 고쳐나가겠다는 입장이어서 한 달 반가량 남짓한 남은 협상 기간에 타협이 이뤄질지는 여전히 미지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연합뉴스